주간동아 484

2005.05.10

당뇨가 꺾어놓은 남성의 자존심

  • 한주석/ 의성한의원 원장 www.hanjuseok.co.kr

    입력2005-05-04 17: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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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뇨가 꺾어놓은 남성의 자존심

    당뇨 환자에게 침을 놓고 있는 의성한의원 한주석 원장.

    “나 참, 당뇨병이 제 자존심에 구멍을 냈다니깐요?”

    건장한 체격의 정구현(40) 씨. 그러나 보기와는 달리 오랫동안 당뇨병을 앓고 있는 환자다. 곁에서 잘 챙겨주는 아내 덕분에 정 씨는 별다른 스트레스 없이 생활하고 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아내에게 작은 일에도 짜증을 내고 아내와의 관계도 점점 멀어지기 시작했다. 몇 달 전부터 성관계가 제대로 되지 않아 자존심에 상처를 입게 된 것이 원인이다. 당뇨 합병증으로 성기능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당뇨병과 성기능 장애가 관계 있다는 사실에 의외라는 반응을 보인다. 하지만 당뇨 합병증으로 성기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남성 당뇨병 환자가 성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정력과 정자 생성이 감퇴되고, 고환이 위축된다. 조루와 불감증도 나타날 수 있다. 때문에 밤일에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남성들은 수치심을 느끼고, 심각한 경우 우울증을 앓기도 한다. 여성의 경우에도 불감증, 생리불순, 습관성 유산 등의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당뇨 합병증으로 인한 문제는 이러한 성기능 장애 외에도 시력장애, 동맥경화, 심장병, 뇌중풍(뇌졸중), 고혈압 등이 나타날 수 있고 심각한 경우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정 씨처럼 당뇨 합병증으로 성기능 장애가 나타난 경우에는 당뇨와 성기능 치료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한방에서는 당뇨병의 원인을 조(燥)와 열(熱)로 본다. 오장육부에 열기가 쌓이면서 진액이 부족하게 되고, 몸속에 조와 열이 심해져서 합병증이 생긴다는 이치다. 따라서 허약해진 오장육부의 기능을 높여주고 체내의 열을 식혀주어야 한다. 성기능 장애는 일반적으로 정신적 스트레스와 더불어 신장에 원기와 진액을 고갈시켜 나타나게 되는 심각한 증상이다. 따라서 심장의 열기를 식히고, 신장의 호르몬과 기운을 보충해줘야 한다. 필자의 한의원에서는 허준 선생의 동의보감과 조선 후기의 사암도인이 남긴 사암오행침법을 기초로 한 신침(神針)과 선약(仙藥) 요법으로 당뇨병은 물론, 합병증으로 나타난 성기능 장애를 치료한다. 신침요법은 환자마다 다르게 나타내는 문제점을 파악한 뒤 상태를 호전시킬 수 있는 각 자리에 침을 놓아 병의 근원을 제거한다. 신기하게도 침을 맞은 즉시 호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선약요법은 허약해진 오장육부의 기능을 높여주는 한약처방을 말한다. 또 성기능을 회복시키기 위해 고환이나 회음혈(會陰穴) 주위를 지압해주고 레이저 침을 병행 시술하면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보통 6~12개월 하면 당뇨병은 물론 성기능 장애도 완치되어 정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다.
    당뇨가 꺾어놓은 남성의 자존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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