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38

2004.06.10

올바른 웰빙 실천은 자신의 건강지수 파악부터

  • 한기훈 / 서울 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

    입력2004-06-02 17: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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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바른 웰빙 실천은 자신의 건강지수 파악부터
    평생 건강하게, 병원 신세 지지 않고 살고자 하는 소망이 담긴 ‘웰빙’이란 단어가 우리 주위에 범람하고 있다. 이웃나라 일본엔 그와 비슷한 뜻의 ‘후생’이란 말이 있지만 아직 우리나라엔 적절한 말이 없다. 자식들 먹이고 교육시키고 결혼시키느라 바쁘기만 했던 우리 부모 세대의 삶에는 이런 단어가 끼여들 여지가 없었다.

    그러나 혹시 ‘웰빙족’의 생활을 소식(小食)과 절제보다는 선선한 그늘에서 소주 한잔, 또는 주말 내내 소파 위에서 스포츠 중계를 보는 것으로 착각하는 것은 아닌지. 웰빙에 대한 잘못된 인식은 오히려 부작용을 낳는 경우가 많다. 잘못된 웰빙의 대가를 치르지 않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늘 들어오던 충고를 한 번 더 되새기면 되는 것.

    우선 성인병을 예방하기 위한 웰빙의 시작은 자신의 현재 상태를 올바로 파악하는 것이다. 성인병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심장병의 위험요소로는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흡연 등이 있으며 이들 모두 노력에 따라 없앨 수 있다. 그러나 성인 2명 중 1명 이하만이 현재 자신의 혈압수치를, 불과 5% 미만만이 혈중지방수치를 제대로 알고 있다고 한다. 진정한 웰빙을 위해서는 매일 거울만 들여다보지 말고 자신의 혈압수치, 혈당수치, 콜레스테롤수치와 같은 위험요소들을 정확히 알고 냉정하게 조절해야 한다. 40대 이후의 중년이라면 당장 병이 나지 않았더라도 자신의 5년 전, 10년 전과 비교했을 때 계속 나빠지는 요소들을 파악해 정상으로 되돌리려는 노력을 시작해야 한다.

    올바른 웰빙 실천은 자신의 건강지수 파악부터
    웰빙은 큰돈 들이지 않고도 할 수 있다. 우선 소식하고 절제하는 데는 돈이 들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큰 병이 없다면 특별히 가공한 음식이나 알약도 필요 없다. 조금만 신경 쓰면 팔굽혀펴기, 계단 오르기, 빨리 걷기 등 생활 속에서 자신이 꾸준히 할 수 있는 몸관리 방법들을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이렇듯 올바른 웰빙의 실천은 성인병 예방의 지름길이다. 만일 혈압을 130/80mmHg 이하, 공복시의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150-180mg/dl 이하, 혈당수치를 100mg/dl 이하로 유지할 수 있다면 적어도 심장병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 여기에 행복한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엔도르핀이 더해진다면 아마 다른 병들의 발병도 지연시킬 수 있을 것이다.



    만약 노력을 해도 안 된다면? 정확한 지식을 가진 병원과 의사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 의사와의 만남은 웰빙의 끝이 아니라 시작인 경우가 많다. 그들은 다소 혼란스러운 당신에게 지름길을 안내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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