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30

2004.04.15

‘노터치 수술’ 받고 “나도 시력 짱”

라식·라섹 장점만을 살린 국내 유일 노하우 … 환자들 “안전성·빠른 회복” 대만족

  •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입력2004-04-08 14: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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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터치 수술’ 받고 “나도 시력 짱”

    최첨단 레이저 수술기계로 노터치 수술을 하고 있는 ALC안과의 최철명 원장. 12가지에 이르는 수술 전 검사를 하고 있는 모습(오른쪽).

    ALC안과 유용성 원장(37)은 2년간의 고민 끝에 2주 전 함께 일하는 최철명 원장에게서 시력교정수술을 받았다. 안과 전문의인 최원장이 선택한 수술법은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라식이 아닌 ‘노터치(No Touch)’.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낯선 노터치는 라식과 라섹의 장점만을 살린 시력교정수술법으로 국내에서 ALC안과가 유일하게 시술하고 있다.

    보통 시력교정수술은 각막의 껍질인 상피 부분을 절개하고 각막(실질)을 필요한 만큼 깎아 시력을 교정하는 방식으로 각막 상피 부분을 절개하는 방법에 따라 PRK, 라식, 라섹으로 구분한다. 각막 상피 부분을 분리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기존에는 기구를 사용해 물리적으로 각막 상피를 제거하거나(라식), 알코올로 적셔 각막 상피를 분리해냈다(라섹). 반면 노터치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기구를 이용하는 기존의 방법과 달리 각막 상피 부분을 분리하지 않고 오로지 레이저로만 제거한다는 점에서 다른 수술법과 차이가 난다.

    고도근시 환자도 0.8 이상 시력 회복

    원래 노터치는 미국에 이어 시력교정수술이 활발한 캐나다에서 오랫동안 시력교정수술 시장 수위를 지키고 있는 ‘런던 플레이스 아이 센터(London Place Eye Center)’의 존슨 박사가 6년 전 개발한 수술법. 존슨 박사는 평생 동안 노터치 외에 라식과 같은 다른 수술법은 한 번도 시행하지 않은 전문의로 유명하다.

    유원장은 “기존의 라섹이 안전성에도 불구하고 라식과 비교해 회복기간이 오래 걸리고 수술 후 통증으로 인해 기피되어왔다면 노터치는 이러한 결점을 보완한 새로운 라섹 수술법이라고 할 수 있다”며 “노터치는 앞으로 라식과 라섹을 보완해주는 수술법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현재 ALC안과에서는 10명 중 6명 이상이 노터치 수술을 받고 있다.



    라식수술을 받은 환자들이 가장 많이 호소하는 부작용은 빛 번짐과 안구건조증. 심한 경우에는 각막을 깎기 위해 뚜껑처럼 벗겨놓은 각막 절편(각막 상피+각막 실질 일부)이 떨어지거나 주름이 잡히는 이상이 생기기도 하며 세균감염, 부정난시 등으로 고생하는 사람도 있다.

    노터치는 수술 전 과정이 레이저로만 이루어지기 때문에 수술기구가 안구에 닿아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이 없고, 필요한 부위만 정확하게 수술할 수 있어 안구의 조직 손상을 최소화해준다. 이 때문에 지금껏 라식이 불가능해 라섹을 받아야 했던 사람들, 즉 눈이 작거나 각막이 얇고 난시가 심한 사람, 운동을 많이 하거나 눈을 많이 쓰는 사람, 재수술 환자 등에겐 노터치가 특히 효과적이다.

    안구건조증 때문에 렌즈를 끼고 여행조차 다니지 못했던 대학생 한모씨(22)는 시력교정수술을 받기 위해 여러 안과를 전전했으나 모두 ‘교정수술 불가’ 판정을 받았다. 이유는 각막 두께가 너무 얇은 데다 켈로이드 체질로 부작용이 생길 우려가 컸기 때문. 한씨는 우연히 학과 교수 소개로 ALC안과에서 노터치 수술을 받았고 현재 양쪽 시력이 모두 1.0이다. 한의학도인 임모씨(24·여)도 얇은 각막과 -6이 넘어가는 초고도 근시 때문에 라식이 불가능했으나 노터치 수술을 받고 시력을 되찾은 경우. 수술 후 임씨의 시력은 양쪽 모두 1.0. 금요일 오후에 수술한 뒤 집에서 이틀 동안 쉬고 월요일부터 정상 생활을 할 수 있었다.

    ‘노터치 수술’ 받고 “나도 시력 짱”

    자신이 직접 노터치로 시력교정수술을 받은 ALC안과 유용성 원장과 수술 장면(오른쪽).

    물론 노터치라고 해서 재수술하는 경우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설사 일시적인 혼탁이나 눈부심 현상이 일어나도 라식의 경우는 더 이상 어떻게 할 방법이 없지만 노터치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런 증상이 저절로 없어지거나, 치료를 통해 부작용을 제거할 수 있어 실질적으로 노터치의 부작용은 거의 ‘0’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최원장은 “라식을 받으러 온 환자들도 이러한 설명을 듣고 나면 대다수가 노터치 수술을 받는 편”이라고 전했다.

    물론 라식수술은 수술 뒤 30분만 지나도 시력 상승의 효과가 느껴지고 수술 다음날이 되면 70~80%가 정상 시력을 회복할 수 있는 데 반해, 노터치는 통증이 24~36시간 지속된다는 점에서 시력회복이 라식보다 오래 걸리는 편이다. 그러나 회복기간이 4~7일 걸리는 라섹보다는 훨씬 빠른 2~3일 이내에 회복이 가능하기 때문에 기존 라식에서만 가능했던 금요일 수술 후 월요일 출근이 가능하다. 때문에 그동안 라식의 부작용으로 인해 시력교정을 꺼렸던 의사들이 이 병원에 몰려들고 있다는 게 최원장의 귀띔이다.

    2시간 꼼꼼한 검사 ‘안전제일주의’

    ALC안과에서 수술받은 환자 155명(-6디옵터 이상의 고도근시 환자 99명, -3디옵터 이상의 중등도근시 환자 48명, -3디옵터 미만의 경도근시 환자 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경도근시 환자 100%가 1.0 이상의 시력을 얻었고 고도근시 환자 98%가 0.8 이상의 시력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ALC안과는 이 조사를 정리해 국내외 학회를 통해 논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최원장은 “노터치가 앞으로 라식과 라섹을 보완해주는 수술법으로 빠른 시간 내에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며 “노터치 수술을 받는 환자들은 수술 효과뿐 아니라 안전성과 빠른 회복이라는 측면에서 모두 만족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ALC안과가 시력교정수술의 안전을 뒷받침해주기 위해 사용하는 장치는 12가지에 달하는 수술 전 검사. 유원장은 “ALC안과에서 수술받는 환자들은 2시간에 걸쳐 12가지 검사를 모두 받아야 한다”며 “모든 검사를 마쳐야 눈의 상태를 정확하게 알 수 있고 이는 수술시 일어날지 모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한 필수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안과가 전 자동으로 조절되는 항온·항습 수술실과 반도체 공장에서나 볼 수 있는 클린룸 시스템을 구축한 것도 모두 안전 수술을 위한 투자였다. 유원장은 “의사와 환자 사이에도 궁합이란 게 있다”며 “간혹 지나치게 꼼꼼한 검사를 귀찮게 여기고 다른 병원으로 가는 환자들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ALC안과는 믿을 수 있다는 이미지를 심어주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노터치 수술’ 받고 “나도 시력 짱”

    국내에서 유일하게 노터치 시력교정수술을 하고 있는 ALC안과 최철명(왼쪽), 유용성 원장.

    ALC안과의 안전제일주의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통상적으로 일반 안과의 경우 각막의 두께를 230~250㎛ 남기는 것과 달리 이곳에서는 최소 290㎛ 이상의 각막을 남겨 혹시 있을지도 모를 재수술에 대비한다. 이 때문에 과교정이나 부족교정 등이 발생해도 언제든지 재수술이 가능하다.

    ALC안과는 이와 함께 노터치로도 수술이 불가능할 경우 수술을 대체할 수 있는 렌즈를 권하고 있다. 잠잘 때 착용하면 낮에는 정상시력으로 활용할 수 있어 편리하고 근시교정 효과까지 있는 드림렌즈가 바로 그것. 각막을 보존한 채 눈 속에 삽입할 수 있도록 고안된 ‘삽입 콘택트렌즈(ICL)’는 고도근시나 각막의 두께가 너무 얇아 수술로 각막 절삭이 불가능한 환자들에게 환영받고 있다.

    한편 ALC안과는 백내장 수술이나 투명수정체 적출 수술시 환자의 수정체 상태 및 교체할 수정체에 관한 정확한 데이터를 얻어낼 수 있는 IOL 마스터를 국내 최초로 설치해 백내장과 ICL 콘택트렌즈 수술 때보다 더 정확한 시술 결과를 얻고 있다. 이 안과에 젊은 시력교정 환자와 더불어 노인들의 모습이 자주 보이는 것도 모두 백내장 수술에 대한 명성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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