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81

2003.04.24

수술 노하우 ‘빵빵’ 답답한 코 ‘뻥뻥’

전문의 9명 수술 사례만 2만건 넘어 … 당일 퇴원제 등 시행 ‘환자만족도 90% 이상’

  •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입력2003-04-17 16: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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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술 노하우 ‘빵빵’ 답답한 코 ‘뻥뻥’
    코 막힘, 누런 코, 재채기, 맑은 콧물, 코골이, 수면무호흡증, 수면부족, 입냄새….

    코 관련 질환이 있으면 ‘인생이 황폐해진다’는 말이 있다. 코가 막히면 밤새 코를 골거나 잠을 잘 이루지 못하며 하루 종일 두통에 시달린다. 냄새를 제대로 맡지 못하니 음식 맛도 느낄 수 없다. 입으로 넘어간 누런 코는 지독한 입냄새를 일으키고 흐르는 콧물과 시도 때도 없이 나오는 재채기는 대인관계에 지장을 준다. 코를 골다 한 번씩 숨이 멎는 수면무호흡증은 심장계 질환이나 돌연사의 원인이 될 만큼 무서운 질환.

    겪어보지 않으면 절대 알 수 없는 고통, 하지만 코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은 이런 증세들이 얼마나 심각한 질환인지를 알지 못한다. 주변에 이런 증세를 보이는 사람이 워낙 많은 데다 코 질환은 근본적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오해가 머릿속에 박혀 있기 때문. 축농증이나 알레르기성 비염, 코골이, 코 막힘과 같은 코 관련 질병들은 합병증이 심각하고 치료 후 재발률이 높은 데다 근본적 치료가 어려워 환자들이 많은 고생을 해온 것이 사실이다.

    레이저·내시경 수술 국내 첫 도입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하나이비인후과는 환자들의 이런 오해를 불식하고, 코 관련 질환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국내 최초의 코 수술 전문 클리닉이다. 이 클리닉에 소속된 코 관련 전문의만 9명. 이들 의료진이 지금껏 시행한 코 관련 수술만 2만 사례가 넘는다. 이는 국내 대학병원에서도 전례가 없는 실적이며 세계적으로도 드물다. 심지어 국내 전체 대학병원에서 1년 동안 하는 수술 사례를 모두 합해도 하나이비인후과에서 한 수술 사례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는 게 클리닉측의 자랑.



    수술 노하우 ‘빵빵’ 답답한 코 ‘뻥뻥’

    하나이비인후과 박재훈 대표 원장

    특히 이 클리닉의 대표 원장인 박재훈 박사는 세계적 학술대회에 강사로 초빙되고 각국 전문의들이 수술법을 배우기 위해 이 병원을 찾을 만큼 코 수술에 일가를 이뤘다. 강북삼성병원 등 각 대학병원에서의 교수생활을 거쳐 1996년 3월 하나이비인후과를 개원하고 현재에 이르기까지 박원장 자신이 단독으로 한 코 수술만 1만 사례. 2001년 9월 일본 이비인후과학회는 그를 초청해 코 수술과 관련한 수술 임상경험을 청취했다. 이렇다 보니 전문의를 취득하고도 그의 수술법을 배우기 위해 하나이비인후과를 찾는 국내 의사만 한 해 수십명에 달한다.

    지금은 보편화된 레이저 수술이나 내시경 수술, 코골이 수술을 국내에 가장 먼저 도입한 의사도 바로 박원장이다. 코골이 레이저수술은 84년, 축농증 내시경 수술은 89년, 레이저를 이용한 알레르기성 비염 수술은 93년에 도입했다. 도입 당시 “과연 되겠느냐” “괜한 짓 하는 것 아니냐”며 비난을 퍼부었던 의사들도 지금은 모두 그 수술법을 받아들였다.

    박원장은 “축농증 수술 등 코 관련 수술은 같은 방법으로 수술하더라도 의사의 숙련도에 따라 결과는 천차만별”이라며 “특히 축농증 수술 후 재발률은 세계적인 의사의 경우 10%에 지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재발률도 문제지만 사실 코 관련 수술은 작은 실수가 합병증을 부를 수도 있다.

    수술 노하우 ‘빵빵’ 답답한 코 ‘뻥뻥’

    종합병원보다 더 넓은 하나이비인후과 대기실.하나이비인후과 진료실은 코수술 의료기기 전시장을 방불케 한다(아래).

    코와 코 주위의 기관은 눈과 뇌에 인접해 있고 구조가 복잡해 수술상의 실수는 곧 실명이나 뇌 질환으로 연결된다. 그렇다고 합병증이 두려워 완벽하게 하지 못하면 병이 나았다가도 재발하기 일쑤. 특히 코와 연결된 얼굴 뼈 속의 공간, 즉 부비동(副鼻洞·코의 부속기관)에 고름이 차 생기는 축농증의 경우 내시경을 넣어 모니터로 구석구석 보면서 고름이 다시 차지 않도록 막힌 부위를 넓혀주거나 병이 있는 부위만을 제거해줘야 하는데 부비동이 워낙 눈과 뇌에 인접해 있어 사소한 실수만으로도 눈이나 뇌에 상처를 입힐 수 있다. 물론 축농증 내시경 수술이 입술 아래를 절개하고 광대뼈를 노출시킨 후 망치와 정으로 구멍을 뚫어 고름을 빼내던 예전의 수술법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발전한 수술법인 것은 확실하지만 의사의 숙련도와 기술력에 따라 그 결과는 하늘과 땅만큼 차이가 날 수 있다는 것. 이와 관련, 하나이비인후과는 여론조사 기관인 코리아리서치의 설문조사 결과 수술에 대한 환자만족도가 9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숙련도와 기술력에서 세계 최고 수준임을 증명한 셈.

    알레르기 비염 치료에 있어서도 레이저 수술법과 내시경 수술법을 접목해 좋은 성과를 얻고 있는 하나이비인후과를 세계적 코 전문 병원으로 만든 데에는 숙련도와 기술력 이외에 환자 중심의 치료 시스템이 자리잡고 있다. 수술을 위해 며칠씩 입원해야 하는 대학병원 시스템을 버리고 수술 당일 퇴원할 수 있는 ‘당일 퇴원제’를 도입하는 한편 모든 진료실을 개방형으로 설계해 대기하고 있는 환자들이 진료 모습을 볼 수 있도록 했다. 또 환자가 원하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의사와 상담할 수 있다. 설사 앞 환자의 진료시간이 길어지더라도 9명의 전문의가 있다 보니 환자가 10분 이상 기다리는 일은 거의 없다. 이 클리닉에 예약제도가 없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 검사에서 진료, 수술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원스톱으로 이루어진다.

    꼭 필요할 때만 수술 권유 ‘정직성 짱’

    4층짜리 건물 전체를 이비인후과 클리닉만으로 사용하고 클리닉 내에 수술실만 네 곳에 이르는 등 대학병원보다 훨씬 우수한 시설을 갖추고 있는 점도 전문적 진료를 하는 데 한몫한다. 수술기기에 있어서는 그 종류가 워낙 많아 세계적인 코 수술 의료기기의 전시장을 방불케 할 정도. 박원장은 “어떤 것이 좋은지 써봐야 알고 의사마다 자신에게 맞는 기계가 따로 있는 데다 의료기기가 다양하게 갖춰져 있어야 수술법도발전한다”고 밝혔다. 물론 비용이 많이 들지만 재투자와 재교육은 이 클리닉의 전문성을 담보하는 핵심사항이기에 중단할 수 없다는 게 박원장의 신념이다.

    하나이비인후과가 환자들에게 사랑 받는 또 다른 이유는 진료의 정직성에서 찾을 수 있다. 비록 코 수술 전문병원이지만 수술은 꼭 필요한 환자에게만, 더 이상 다른 치료법이 없을 때만 선택한다. 박원장은 “약물치료나 회피요법으로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거나, 수술로도 치료가 불가능한 경우와 합병증이 예상되는 경우는 절대 수술을 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클리닉이 수술 전에 검사를 많이 하는 것도 이 때문.

    코골이 환자의 경우 박원장은 환자의 코고는 소리까지 녹음해 몇 번씩 들은 후에야 수술을 결정한다. 일부 코골이 환자의 경우 수술로도 전혀 차도가 없는 예가 많아 자칫 수술을 했다가 환자의 불만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 하나이비인후과는 전국에 비슷한 이름의 클리닉들이 많이 생겨 고민이다. 클리닉이 유명세를 타면서 유사 클리닉이 생겨난 것. 현재 경기 이천과 산본, 안양에 분원이 생겼지만 이외의 클리닉은 이름을 도용한 것일 뿐 하나이비인후과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박원장은 “사람의 코를 상징하는 코끼리 모양이 들어가지 않은 하나이비인후과는 우리와 상관이 없는 곳”이라면서도 “하지만 우리 클리닉을 찾아 수련을 마치고 인정을 받는다면 누구나 하나이비인후과의 분원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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