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76

2003.03.20

‘듬성듬성’ 머리털 스트레스 ‘훌훌’

모발이식·약물 치료 등 풍성한 노하우 … 탈모·두피 질환 등 예방서 치료까지 원스톱 해결

  •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입력2003-03-13 17: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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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듬성듬성’ 머리털 스트레스 ‘훌훌’

    두피에 염증을 일으켜 탈모를 악화시키는 모낭충(작은 사진)을 가리키고 있는 리치피부과 오준규 원장.

    “요즘 나를 화나게 하는 것은 불안과 우울, 그리고 푸석거리는 머릿결이다.”

    프랑스 여배우 이자벨 아자니의 한숨 섞인 토로에서 알 수 있듯 이제 모발은 현대인의 외모에서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가 됐다.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들까지 탈모나 손상된 모발 때문에 수치심을 느끼거나 사회생활에 지장을 받는다.

    너무 적어도 탈이고 너무 많아도 걱정인 모발, 하지만 이를 치료하고 관리하는 국내의 의료 시스템은 아직 사회적 관심을 따라가지 못한다. 모발과 두피가 밀접하게 연관돼 있는데도 그 치료와 관리는 피부과, 성형외과, 미용실 등에서 제각각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환자들이 전문적이고 효과적인 진료를 받기가 매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이런 고민을 한꺼번에, 그것도 ‘속시원하게’ 해결하기를 원한다면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있는 리치피부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클리닉에서는 탈모와 두피질환, 모발이식, 모발 손상, 다모증 등 모발과 관련된 모든 문제의 치료 및 관리가 원스톱으로 이루어진다. 국내 최초의 모발 전문 클리닉이 탄생한 셈.

    탈모 원인 정밀분석 후 맞춤치료



    특히 이 피부과 오준규 원장(피부과 전문의·의학박사)은 병원 내 헤어클리닉을 국내 최고의 모발 전문 클리닉으로 만들기 위해 피부과 전문의를 취득하고도 모발과 두피와 관련된 각 영역별 권위자를 찾아 전국의 병원을 돌아다니며 사사를 받았다. 오원장은 “모발과 두피의 구조가 워낙 복잡하고 다양한 데다 관련 질환이 모두 상호 연관돼 있어 제대로 진료를 받으려면 탈모증의 진단 및 치료, 모발이식수술, 레이저 제모, 두피 치료, 손상모발 치료가 한 곳에서 이루어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어떤 여성이 남성호르몬이 높아지는 질환(다낭성 난소증)을 앓고 있다면 몸의 털이 많아지는 다모증과 머리카락이 빠지는 탈모현상이 동시에 일어나는데 만약 다모증과 탈모가 상반된 질환이라고 해서 따로 치료할 경우 근본적인 치료에 실패할 확률이 높다는 이야기다. 게다가 이 여성에게 두피 염증까지 있다면 그 자체가 탈모를 가속화할 수 있는 요인인데 남성호르몬에 대한 치료만 한다고 해서 탈모가 치료되겠냐는 것. 모두 한꺼번에 유기적으로 치료해야만 탈모에서 완전히 탈출할 수 있다는 게 오원장의 주장. 이 클리닉에는 오원장이 말하는 치료 및 관리를 위한 시스템과 시설이 모두 갖추어져 있다.

    오원장은 “모든 질병이 다 마찬가지지만 특히 탈모에 대한 치료나 관리는 탈모를 발생시키는 근본 원인과 진행 상태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탈모는 발생 원인과 진행 형태에 따라 여러 가지로 분류되지만 이 클리닉에서는 일단 탈모를 남성형 탈모, 여성형 탈모, 휴지기 탈모, 원형 탈모 등으로 분류하고 각각 그에 맞는 치료를 하고 있다.

    먼저 가장 흔한 형태인 남성형 탈모는 유전적 소인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남성호르몬과 깊은 관계가 있다. 탈모의 유전적 소인을 가진 사람의 모낭(모발의 뿌리를 감싸고 있는 부분)은 남성호르몬에 의해 성장이 억제되는데 사춘기 때부터 남성호르몬이 증가하면 모발이 차차 가늘어지면서 탈모가 시작된다. 옆머리와 뒷머리의 모낭은 남성호르몬의 영향을 받지 않아 심한 경우가 아니면 빠지는 일은 드물다. 실제 대머리라 하더라도 앞머리와 윗머리는 다 빠져도 옆머리, 뒷머리가 남아 있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듬성듬성’ 머리털 스트레스 ‘훌훌’

    속눈썹이식수술은 모발 이식술 중에서도 특히 정교함을 요한다.모발이식술 장면. 뒷머리에서 떼어낸 건강한 모낭들(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반면 여성형 탈모는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일반적으로 남성형 탈모처럼 남성호르몬 증가(다낭성 난소증)나 여성호르몬 감소(출산·갱년기), 빈혈, 갑상선 질환, 두피 염증, 스트레스 등이 여성 탈모를 악화시킨다는 사실만 확인된 상태.

    여성 탈모의 특징은 주로 윗머리와 정수리의 모발이 가늘어지면서 모발의 볼륨이 줄어들고 두피의 바닥이 훤히 보인다는 점. 남성형 탈모와 달리 앞머리와 옆머리, 뒷머리는 잘 빠지지 않으며 처음에는 모발이 가늘어지나 더 진행되면 모발이 빠지고 두피가 섬유화되면서 딱딱해지므로 빨리 손을 쓰지 않으면 치료에 어려움이 따른다.

    남성형 탈모의 경우 남성호르몬 차단제를 복용하거나 모발 성장 촉진제를 머리에 바르면 큰 효과를 볼 수 있고, 여성형 탈모도 성장 촉진제를 바르고 사람마다 다른 악화요인을 찾아내 3~6개월간 치료하면 더 이상 머리가 빠지는 것은 막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치료법들은 탈모 치료를 한 후에도 지속적으로 치료를 해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금전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시간과 공간상의 제약이 따르는 단점이 있다.

    약물 치료가 전혀 듣지 않거나 앞쪽 헤어라인에 변화가 생길 만큼 탈모가 진행된 경우라면 모발이식을 하는 게 좋다. 남성호르몬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는 자신의 뒷머리 모발을 탈모 부위에 옮겨 심는 모발이식수술은 탈모의 고통에서 영원히 탈출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수술을 여러 번 해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만 한다. 뒷머리 숱의 상태에 따라 한 번에 심을 수 있는 모발의 개수에 한계가 있기 때문. 때로는 다른 치료와 병행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모낭충 잡아내는 것으로도 유명

    ‘듬성듬성’ 머리털 스트레스 ‘훌훌’
    오원장은 “모발 간의 굵기 차이와 심는 모발의 방향, 각도, 깊이를 잘 맞추지 않으면 모양이 이상해지기 쉽다”며 “모낭을 세분화해 이식하는 기술이 숙련된 의사에게 시술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충고했다.

    그렇다고 모발이식술이 탈모 환자에게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선천적으로 음모가 없거나 부족한 여성 무모증(빈모증) 환자와 화상, 깊은 상처, 염증 등으로 특정 부위의 머리가 빠진 반흔성 탈모 환자에게도 모발이식술은 큰 효과를 발휘한다. 세련되고 세분화된 모발이식술로 유명한 오원장의 모발이식술은 특히 눈썹이식수술이나 속눈썹이식수술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오원장은 “모발이식술의 성패는 이식된 모발이 얼마나 자연스럽고 아름다우냐에 달려 있다”고 단언했다.

    한편 리치피부과 헤어클리닉은 머리카락에 사는 벌레인 모낭충을 잡아내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모낭충은 두피의 모공 내에서 기생하는 진드기로, 머리를 자주 감는 것만으로도 줄어드는 세균이나 곰팡이와 달리 모공 내에 한번 들어오면 치료를 하지 않는 한 죽지 않는 벌레. 오원장은 “탈모가 있는 사람의 70% 이상에서 발견되는 모낭충은 두피가 약하고 예민한 사람에게 두피 염증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다”며 “두피 염증은 탈모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지만 탈모를 악화시키는 주범이기 때문에 탈모 치료 전 두피검사는 필수이고 염증 치료부터 받아야 완벽한 탈모 치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15년 동안 두피 염증과 탈모로 고생한 환자에게 모낭충 검사를 실시한 결과 일반인보다 모낭충이 수십배 이상 많이 나와 이에 대한 치료를 했더니 두피 염증도 낫고, 머리도 다시 자라기 시작한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문제는 모낭충을 검사하고 치료하는 의료기관이 국내에 드물다는 점.

    오원장은 “가렵다고 머리를 긁으면 두피에 염증이 생기고 그로 인해 탈모가 더 빨리 진행된다”며 “이 같은 악순환을 막기 위해서는 두피 염증 치료가 반드시 선행돼야 하지만 국내에선 아직 모낭충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부족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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