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74

2003.03.06

알코올 주입법으로 막힌 꼭지 ‘펑’

재발률 낮고 치료 간단 수술시간은 15분 … 발기조절 ‘음경보형 삽입술’도 국제적 인정

  •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입력2003-02-27 14: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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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코올 주입법으로 막힌 꼭지 ‘펑’

    강남 J비뇨기과 박천진 원장이 자신이 개발한 수술기구를 보이며 전립선 비대증의 치료법인 알코올 주입법을 설명하고 있다.

    소변 줄기가 가늘어지거나 중간에 끊겨 아랫배에 힘을 줘야 소변이 나오는 경험을 한 적이 있습니까? 또 소변을 참기가 힘들어 화장실에 자주 가는데도 시원하게 보지 못한 경험이 많습니까?

    만약 이 질문에 “예” 또는 “가끔”이라고 답하는 남성이 있다면 전립선 질환, 그중에서도 전립선 비대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전립선은 남자의 방광 바로 밑에 있는 밤톨 모양의 조직으로 정낭, 고환과 함께 생식을 가능하게 하는 성 부속기관 중 하나. 이곳에 염증이 생기는 것이 전립선염, 이곳이 비대해져 요도를 압박하는 것이 전립선 비대증이다. 전립선 비대증 환자가 소변장애를 보이는 이유도 비대한 전립선에 요도가 눌려 오줌구멍이 작아지기 때문이다.

    국소마취로 시술 후 곧바로 퇴원

    문제는 남자가 35세가 넘으면 자연적으로 전립선이 비대해지기 시작한다는 점. 이런 점에서 보면 백내장처럼 전립선 비대증도 노령자일수록 걸릴 확률이 높은 ‘반려 질병’이라고 할 수 있다. 즉 모든 남성들은 전립선 비대증의 예비환자인 셈이다. 실제 고령층에서는 60대의 60%, 80대의 80%가 전립성 비대증 환자다. 게다가 방치하면 신장기능 마비로 신부전증을 일으킬 수도 있는 질환이다. 그런데도 전립성 비대증은 약물치료가 어려운 데다 내분비 기능저하와 남성호르몬 이상, 동맥경화, 체질, 영양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만 난무할 뿐 정확한 발생원인조차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 강남 J비뇨기과 박천진 원장(전문의)이 국내 개원가에서는 유일하게 전립선 비대증 치료에 알코올 주입법을 도입해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세계적 석학들을 찾아다니며 전립선 비대증과 발기부전 치료에 대한 해법을 연구하던 중 알코올 치료법을 발견했다. 그가 모교인 연세대 의대에서 전문의 자격을 얻고도 조지 타운, 존스 홉킨스, 인디아나 의과대학 등에서 비뇨기과 분야의 최고 권위자들에게 사사한 것도 모두 전립선 관련 질환을 보다 쉽고 편하게 치료하겠다는 일념 때문. 그는 국내 비뇨기과 개원가에서 몇 안 되는 미국 비뇨기과 학회 정회원이기도 하다.

    박원장은 “약물치료가 어려운 환자는 전립선 제거 수술을 받아야 하는데 워낙 환자의 부담이 커 보다 간단하고 효과적인 대체치료법을 찾고 싶었다”고 말했다.

    알코올 주입법으로 막힌 꼭지 ‘펑’

    전립선 비대증 알코올 치료법 수술 장면. 수술하는 동안 음악이 흘러나오고 단 15분이면 아무 고통 없이 끝마치고 걸어나갈 수 있다(위). 클리블랜드클리닉 몬테규 교수와 음경보형물 수술을 하고 있는 박천진 원장.

    현재 국내에서 전립선 비대증 치료에 주로 쓰이는 방법은 경요도 전립선 절제술과 경요도 고주파 치료법. 절제술은 내시경을 요도로 집어넣어 전립선 자체를 절제하는 수술로 환자의 고통이 심하고 전신마취에 따른 부작용이 크다는 단점이 있다. 그 대안으로 나온 고주파 치료법은 고주파에서 나오는 열로 전립선의 부은 부분을 가라앉히는 방법으로 현재 국내 개원가에서 가장 많이 쓰고 있는 방법. 일명 튜너(TUNA) 요법으로 불리는 이 치료법은 배뇨 증상이 호전되고, 잔뇨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는 반면 병증이 재발하는 경우도 있다.

    상대적으로 알코올 치료법은 재발률이 낮고 치료가 간단하다. 정관수술처럼 국소마취로 수술 후 바로 퇴원이 가능해 마취의 위험성 때문에 수술을 못하는 환자나 기존의 전립선 약물로 효과를 보지 못한 환자도 안전하고 편리하게 시술을 받을 수 있다는 게 박원장의 주장. 수술 시간도 15분밖에 안 걸린다.

    박원장은 “알코올 주입법은 북미나 남미, 유럽 여러 나라에서 250차례의 임상실험을 통해 칼을 대지 않는 전립성 비대증 치료법으로 확실하게 자리잡은 방법”이라며 “신장 낭종 재발 방지나 간암 조직의 괴사에 사용하는 의료용 무수(無水) 알코올을 전립선에 투입해 비대한 전립선 자체를 작게 하는 게 원리”라고 설명했다.

    전립선에 알코올을 주입하는 방법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의사가 초음파 영상을 보면서 항문을 통해 전립선에 알코올을 주입하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요도내시경을 요도에 넣어 의사가 직접 전립선 내부의 상황을 보면서 부어 있는 부분에만 선택적으로 알코올을 주입하는 방법(경요도 전립선 알코올 주입법)이다. 수술의 정확성과 효율성 면에서 당연히 후자의 방법이 주로 사용되고 있다.

    박원장은 “전립선 비대증은 비대해진 전립선 조직이 요도강으로 내려와서 요로를 막아 생기는 질환이므로 전립선만 제 모습과 제자리를 찾으면 비대증은 자연히 치유된다”며 “요도내시경으로 전립선의 비대 정도를 검사해 가면서 진행하므로 정확한 진료가 가능하고 방광결석이나 요도협착 같은 다른 질환을 함께 검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환자 안전 최우선 3S 정책 도입

    알코올 주입법으로 막힌 꼭지 ‘펑’

    초기 전립선 비대증 환자의 전립선 주변 모습.

    실제 알코올 주입법의 우수성은 국제적으로도 확인됐다. 미국 버몬트 대학의 플란트 박사팀은 고주파 치료법과 알코올 주입법의 전립선 비대증 치료효과를 1년간 비교 분석한 결과 알코올 주입법으로 치료받은 환자의 전립선 크기가 치료 전 평균 53g에서 치료 후 37g으로 줄었다는 결론을 얻었다. 반면 국내에서 사용되고 있는 고주파 치료법은 전립선의 변화가 거의 없어 재치료의 확률이 알코올 주입법보다 높게 나타난 것. 즉 비대해진 전립선을 작게 하는 근본적 치료 효과는 알코올 주입법이 고주파 치료법보다 한발 앞서 있다는 이야기다.

    알코올 주입법으로 전립선이 제 모습을 찾으면 약물을 복용할 필요가 없어 성기능까지 좋아질 수 있다. 전립선 비대증에 쓰이는 약물 중 일부는 발기부전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의학적 보고까지 나와 있을 정도. 때문에 약물을 끊는 것만으로도 성기능의 개선효과를 볼 수 있다.

    전립선 비대증은 그 자체로 성기능 장애의 원인은 아니지만 조루나 발기장애, 사정시 통증 등의 성기능 장애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전립선 비대증과 성기능 장애는 한 몸은 아니지만 형제나 친구 같은 존재.

    이와 관련, 강남 J비뇨기과는 음경보형물 수술에 있어서도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 미국의 명문 병원인 클리블랜드클리닉의 몬테규 교수가 매년 이 클리닉을 내원해 음경보형물 수술을 함께 할 정도. 박원장은 “세계적인 발기부전 수술의 권위자라는 미국 의료진도 국내 의료진의 수술 실력만큼은 인정한다. 그러나 새로운 기술이나 치료기계를 다루는 법은 우리가 반드시 배워야 할 부분”이라고 밝혔다.

    음경보형물 삽입술은 음경에 인공 보형물을 삽입해 자신이 원할 때 발기상태를 조절할 수 있도록 하는 수술법으로 세계적인 성기보형물 회사들도 강남 J비뇨기과를 국내에 몇 안 되는 공식 파트너로 인정할 정도.

    박원장은 “수술에 따른 합병증은 거의 없지만 기계 자체에 결함이 있을 경우 재수술이 필요하며 재수술 비율은 수술 후 5년간 3% 미만”이라고 말했다.

    강남 J비뇨기과의 독특함은 이 클리닉만의 ‘3S(Safe, Simple, Speed)’ 정책에서 더욱 빛난다. 아무리 효과가 좋은 수술이라도 안전(Safe)해야 하며, 군더더기 없이 간결(Simple)하고 빠르게(Speed) 수술해야 한다는 것.

    박원장은 “접수대 간호사를 제외하곤 모두 남자 간호사라 남성 환자들이 부끄러워할 일은 전혀 없다”며 “편안히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듣다 보면 이미 수술은 끝나 있고 새 세상이 시작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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