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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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북돋워 수술 후유증 ‘말끔’

원스톱 진료로 환자 회복기간 단축 최우선 … 10여개 세부항목 나눠 처방 신뢰도 높여

  •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입력2003-02-13 11: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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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몸과 마음 북돋워 수술 후유증 ‘말끔’

    아름다운 P&S 한의원 내 정원 ‘운림(雲林)’의 모습. 이 한의원 이세규 원장(오른쪽)은 “운림이 환자의 마음을 안정시켜 치료에 큰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 메디 프렌드 빌딩 7층 ‘아름다운 P&S 한의원’. 클리닉의 문을 열고 들어섰을 때의 전경은 한의원의 이름에 ‘아름다운’이라는 말을 붙인 이유를 금세 짐작케 한다.

    우선 대나무를 비롯한 각종 화초와 자연석, 조그만 옹달샘, 그리고 그 위로 내리쬐는 빛 등 대갓집 후원을 옮겨놓은 듯한 10여평의 정원이 환자들의 눈길을 잡아끈다. 번잡한 강남의 거리와 너무도 대조되는 풍경과 숲향기에 환자들은 놀라워한다. 나무 재질의 실내장식과 서양 중세 고가구들의 조화는 동서양의 만남을 넘어 현대의 편리함과 예스러움의 편안함이 공존하는 공간을 창조했다. 비록 콘크리트 건물 속에 만들어진 정원이지만 환자들은 이곳에서 산림욕장에서 얻을 수 있는 신선함을 맛볼 수 있다.

    최근에는 영양장애 환자도 북적

    이 한의원 이세규 원장(한의학 박사)은 “환자가 긴장을 풀고 조금이라도 편안한 상태에서 진료를 받게 하기 위한 인테리어 컨셉으로, 한의원 내부에 있는 정원 또한 치료의 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며 “이 정원은 한의원이 추구하는 ‘환자가 왕’이라는 가치를 잘 반영한 장소이기도 하다”고 설명한다.

    ‘환자가 왕’이라는 이원장의 진료 이념은 한의원 곳곳에서 묻어난다. 환자가 이 한의원에 들어와서 해야 할 일은 정원을 감상하며 편안한 자세로 앉아 있는 것밖에 없다. 정원을 향해 난 각 진료실 VIP룸의 특수제작된 의자(Stressless Chair)는 환자가 최적의 상태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 환자가 이 의자에 앉으면 4명의 헬스 매니저가 들어와 접수 절차를 밟은 뒤 의료진이 들어와 진료를 한다. 처방을 받고 헬스 매니저들이 수납을 할 때까지 환자는 특수의자에 그대로 앉아 있기만 하면 된다. 이것이 바로 이 한의원이 도입한 원스톱 시스템. 이원장은 “환자가 클리닉 자체에 대한 부담을 느끼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병은 환자와 의료진이 함께 치료하는 것이지 의사의 몫만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 한의원의 환자에 대한 배려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이 한의원에서는 진료실, 치료실, 원장실 같은 딱딱한 방 이름 대신 진료실에는 황제(黃帝), 중경(仲景), 동벽(東壁), 정원에는 운림(雲林), 원장의 연구공간은 영태(靈胎), 도서관은 석산(石山), 치료실은 편작(扁鵲) 등의 이름이 각각 붙어 있다. 이들은 역사책의 한 줄을 장식한 당대 최고 한의사들로, 그들의 뜻을 이어 훌륭한 의료를 펼치고 싶다는 이원장의 소망을 표현한 것. 이외에도 의약과 농사의 신인 신농(神農)의 이름을 붙인 신농방은 환자와 의료진이 함께 대화를 하면서 가족이나 본인이 복용할 환약과 가루약을 만드는 곳으로, 이곳에는 허준 선생과 이제마 선생의 영정이 모셔져 있다.

    하지만 이원장이 이토록 환자의 주변환경에 신경을 쓰는 이유는 따로 있다. 이 클리닉을 찾는 환자들 중에는 수술 후유증을 치료하거나 회복기간을 단축하기 위한 사람들이 많기 때문. 즉 수술로 인한 몸의 상처를 치유하고 보양과 양생을 통해 면역력을 강화하려는 환자가 많기 때문에 아늑하고 편안한 진료환경은 필수요건이라는 것. 한의원 중 양방 수술 후 회복 클리닉으로는 이곳이 유일하다 보니 많은 수술환자가 이곳을 찾기 시작했고, 이제는 ‘수술 후 회복 클리닉’(OP+클리닉)으로 자리잡았다. 최근에는 다이어트, 치과 진료 등으로 인해 영양장애가 발생한 사람들도 이곳을 찾고 있다.

    몸과 마음 북돋워 수술 후유증 ‘말끔’

    진료실 ‘황제(黃帝)’에서 진료를 받는 환자의 모습. 앉아만 있으면 의료진과 헬스 매니저가 알아서 모든 일을 처리해준다 (위쪽).‘아름다운 P&S 한의원’의 산삼클리닉은 수술 후 회복 클리닉으로 유명하다.

    이원장은 “수술 후에는 어혈, 혈액부족, 기혈 손상, 면역능력 저하, 영양부족, 소화기 장애, 원기부족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양방에서 수술 당시에는 경과가 좋다가 이후 갑자기 환자의 상태가 악화되는 것도 이에 기인할 때가 많다”고 주장한다.

    이 한의원 수술 회복 클리닉의 진료 영역은 세부적으로 10여개 항목으로 나뉜다. △다이어트 후 기력 회복 △성형수술 후 회복기간 단축 및 후유증 예방 △교통사고 후 어혈 제거 △뇌수술 후 뇌세포 활성 △임신중절 수술 후 보양 △부인과 수술(자궁·자궁 부속기 수술) 후 회복 △출산(자연분만·제왕절개) 후 회복 △암 수술 후 회복 △치과 치료(임플란트·교정·발치) 후 기력 회복과 영양 보충 △외과 수술(디스크·관절염) 후 어혈 제거, 골 관절 강화가 바로 그것이다. 이 밖에도 심장수술과 복부(위·대장 등), 골절 수술 후 회복 진료가 따로 있고, 크게 앓은 후나 중풍 후유증 등도 진료영역에 포함된다.

    특히 이 한의원에 함께 있는 산삼클리닉 진료는 암환자의 회복뿐만 아니라 기력이나 원기가 부족한 환자를 위한 것이다. 이원장은 “산삼의 치료효과에 대한 연구 성과를 토대로 정확하고, 양심적인 가격에 산삼이 약의 원료로 사용되기 때문에 믿고 복용해도 좋다”고 말했다.

    “환자들 건강한 삶 돕는 도우미”

    수술 후 회복 과정도 중요하지만 수술 전에 몸의 상태를 최대한 좋게 만들어주는 진료 과정도 간과할 수 없다. 예를 들면 디스크 수술을 앞둔 환자는 미리 허리 근육을 강화하는 한방 진료를 받아두면 수술의 효과가 훨씬 높을 수도 있다는 게 이원장의 주장. 실제로 뉴욕 앨바니 의료센터 홀버그 박사는 월경 1주일 전이나 월경 전후에 유방암 수술을 받은 사람은 월경 이후 7일에서 20일 사이에 수술을 받은 사람보다 재발 확률이 4배나 더 높고 10년 내에 사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는 월경 주기 전후에 분비되는 호르몬이 면역체계를 억압하기 때문으로, 신체의 바이오 리듬에 맞춰 화학요법이나 수술의 시기를 정해야 한다는 것은 홀버그 박사 외에도 많은 연구진에 의해 증명된 바 있다. 이원장은 “일반적인 수술도 신체의 기능이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 시술하는 것이 회복시기도 단축시켜 주고 후유증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원장에 따르면 1997년 뇌동맥 수술을 받고 진통제 마약까지 맞아야 할 정도로 고통을 호소하던 환자도 이곳에서 열흘 가량 회복 진료를 받고 난 후 씻은 듯이 나았다는 것. 골절환자의 경우에는 뼈 속에서 진이 잘 나오는 처방을 써 골절 회복기간을 최대한 앞당기고 있다. 얼마 전에는 교통사고로 16주 진단을 받은 74세 환자를 수술 전후 진료를 통해 단 6주 만에 뼈가 붙도록 해 주변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이원장은 “무엇보다 병이 오기 전에 예방하고 일상생활 속에서 건강을 지켜야 한다는 관점에서 환자 자신의 양생(養生)이 가장 중요하다”며 “환자의 양생이 잘 되면 병·의원 자체가 필요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원장이 자신의 한의원 내에 보양클리닉과 노화클리닉, 치매클리닉, 산삼클리닉 등 전문 클리닉을 따로 둔 이유도 모두 치료의학보다는 예방의학을 강조하는 그의 신념 때문.

    “저는 환자가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우미일 뿐이죠. 환자들의 양생을 도울 수 있다면 어디든 갑니다.” 이원장은 이웃들의 건강한 삶을 위해 한의원의 홈페이지에 건강지원 코너를 따로 개설했으며 자원봉사를 위한 콘텐츠도 개발해 양·한방을 가리지 않고 참가자를 모아 함께 봉사활동에 나서고 있다. 이 한의원의 이름 앞에 붙은 ‘P&S’는 바로 인류애와 박애 봉사를 뜻하는 ‘Philanthropy’와 ‘Support(지지.후원)’의 첫 글자를 합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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