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70

2003.01.30

첨단 수술법으로 ‘비염·코골이’ 탈출

국내 유일 ‘플라스마 응고술’ 등 효과 탁월 … 축농증도 일본서 익힌 ‘내시경 수술’로 말끔

  •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입력2003-01-23 11: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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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첨단 수술법으로 ‘비염·코골이’ 탈출

    아르곤 플라스마 응고술로 알레르기성 비염을 치료하고 있는 이화식 원장(왼쪽)과 아르곤 플라스마 응고술 일러스트(오른쪽).

    글자 그대로 귀, 코, 목구멍 질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클리닉이 이비인후과다. 모두 하나로 연결된 신체기관들이지만 관련 질환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다. 이 때문에 요즘 이비인후과는 귀, 코, 목구멍 등 신체기관의 특성에 맞춰 전문화, 세분화되는 추세다.

    2002년 3월 이비인후과 질환 중 코 부위의 질환자를 대상으로 한 수술 전문 병원이 탄생했다. 가톨릭 의대 동문인 이화식, 허상, 최영철, 임필규, 최재혁씨 5명이 모여 해맑은 이비인후과라는 간판을 달게 된 것. 이들은 이비인후과 영역 중에서도 특히 코질환의 치료, 예방과 코성형에 있어서 각자의 전문영역을 특화하고 서로 돕기 위해 강남 클리닉과 강북 클리닉을 동시에 공동 개원했다. 선후배이자 사제지간이라는 특수한 관계인 이들은 “한 명의 의사가 환자에게 진료와 수술을 시행하는 데에는 시간적, 공간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공동 개원 형식을 통해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려 했다”고 밝혔다.

    9개월간 수술만도 500여건

    이중 대선배인 강남 클리닉 이화식 원장은 “코 부위의 질환을 전문으로 하는 의사들이 모여 수술을 함으로써 입원부터 수술 후 퇴원까지 모든 과정을 간편하게 진행할 수 있다”며 “수술 후에도 전문적인 치료를 필요로 하는 코질환에 대해, 환자와 의사가 1대 1로 충분한 시간을 갖고 전문적인 진료를 하며 계속적으로 환자의 추적이 가능해 완치율을 높일 수 있다”고 소개했다.

    개원 후 지난 9개월간 해맑은 이비인후과 강남 클리닉을 내원한 연환자 수는 무려 3만여명.



    강남역 사거리에 위치한 지역적 특성상 인근의 회사원이 차지하는 비율이 매우 높지만 역시 내원 환자 중 80% 이상은 코질환자였다. 9개월간의 수술 건수는 500여건. 대표원장인 이화식 원장은 일주일에 평균 10건 이상의 수술에 매달리고 있다.

    코질환 수술의 경우 해맑은 이비인후과는 레이저나 이크로 디브라이더 등 다양한 수술장비를 이용해 환자의 질병에 따라 맞춤형 수술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이곳만의 수술 기법은 아르곤 플라스마 수술기와 코블레이션 고주파 수술기를 이용한 독특한 수술법.

    우선 알레르기 비염과 코골이 수술에 주로 쓰이는 아르곤 플라스마 응고술은 수술기에서 분사되는 아르곤 가스(이온화)와 그 사이로 주입된 고주파 전류가 염증이나 출혈이 생긴 조직을 급속하게 응고시키는 치료법. 수술도구가 조직에 전혀 닫지 않는 비접촉성 수술이기 때문에 광범위한 조직 표면을 연속적, 효율적으로 응고시키고 출혈 부위의 지혈이 쉽다는 장점이 있다. 조직의 탄화현상이 거의 없는 데다 기화가 일어나지 않아 역한 냄새나 매연이 적고, 수술 시야가 넓어져 레이저 치료 때와 같은 방어용 안경이 필요없다는 이점이 있다.

    원래 소화기 내시경 수술, 흉강경 수술 등에 널리 응용됐던 아르곤 플라스마 응고술은 1998년 독일의 한 이비인후과 의사(Bergler)에 의해 코수술 영역에 도입된 후 특히 알레르기성 비염 환자의 수술에 응용, 큰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선진국에서 이제 막 보급되기 시작한 이 수술은 국내에선 현재 해맑은 이비인후과에서 유일하게 시술하고 있으며, 이 수술법의 선구자인 이원장이 이를 국내에 전파하고 있다.

    첨단 수술법으로 ‘비염·코골이’ 탈출

    코전문 클리닉 해맑은 이비인후과 내부 모습.

    전 인구의 10% 내외가 고통받고 있다는 알레르기성 비염은 환경오염이 가중되면서 인류가 21세기에 극복해야 할 중요한 건강 문제로 언급되고 있지만 치료에 워낙 시간이 많이 걸려 불치의 병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클리닉은 수술요법과 함께 회피요법, 약물치료, 면역요법 등 환자에 맞는 적절한 치료법을 발견해 함께 활용하면 충분히 완치가 가능하다고 자신한다.

    이원장은 “레이저수술을 받았다가 재발한 알레르기 비염 환자의 경우 플라스마 응고술을 시행하면 알레르기 반응의 개선효과가 탁월하다”며 “치료과정이 훨씬 편리한 데다 증상이 조기에 호전되어 모두가 만족스러워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으로 코블레이션 고주파 수술은 기존의 레이저수술이나 전기수술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수술로, 저온의 고주파 에너지를 이용하여 주변 조직을 손상시키지 않고 수술 부위의 조직을 말끔하게 분해, 제거하는 기법. 만성적인 이비인후과 질환을 통증 없이 단시간에 치료해준다는 면에서 ‘획기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로 코골이와 수면 무호흡증 환자에게 아르곤 플라스마 응고술과 함께 쓰면 더욱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코골이는 수면중에 어떤 이유로 좁아진 코와 목 사이의 공간을 공기가 통과하면서 생기는 비정상적 호흡 마찰음. 심한 경우는 숨을 들이마시기가 어려워 꺽꺽 멈추는 경우도 있다. 통계상 30대 남자의 20%, 여성의 5%가 코를 골고, 60대가 되면 남성의 60%, 여성의 40%가 코를 곤다. 코막힘, 비만, 목젖 주위의 연구개·인두의 해부학적 이상, 연구개의 노화, 뇌질환, 심혈관계 질환 등 발생 원인은 다양한데, 코 내시경 검사와 수면다원 검사를 통해 문제가 있는 경우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에 소음장해를 일으키는 것은 물론 심혈관계 질환을 일으키거나 심하면 돌연사의 위험도 있다.

    코질환 예방부터 성형까지 ‘특화’

    첨단 수술법으로 ‘비염·코골이’ 탈출

    해맑은 이비인후과 대표원장 이화식 박사.

    이원장은 “단순한 코골이의 경우 당사자는 낮 동안의 졸림이나 피로감 이외에 큰 불편을 느끼지 못하지만 함께 생활하는 사람의 수면을 방해해 가정이나 사회생활에 많은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며 “아르곤 플라스마 수술과 코블레이션 수술을 함께 받는다면 이런 고민에서 벗어날 수 있지만 수술 후에도 체중 유지, 규칙적인 생활, 과음과 약물 회피 등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해맑은 이비인후과를 가장 많이 찾는 환자는 축농증(부비동염) 환자. 당연히 수술환자도 축농증 환자가 훨씬 많다. 실제 이원장은 축농증과 알레르기 비염 수술법을 제대로 연구하기 위해 가톨릭 의대 교수 재임시절인 99년 8월부터 2년간 일본 미에 의과대학 이비인후과학 교실에 외국인 연구원으로 근무한 데 이어 도쿄후생연금 병원에서 코수술의 세계적 대가인 아시카와 교수, 오마에 선생의 지도 아래 4개월간 집중적으로 코 내시경 수술 연수를 받은 실력파.

    축농증은 생기는 범위뿐 아니라 염증의 정도가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전문적인 지식과 숙련된 기술, 오랜 임상 경험이 없으면 효과적인 수술을 하기가 힘들다. 이원장은 “축농증은 얼굴 뼈 안에 있는 좌우 각각 4개씩의 공기가 차 있는 공간(부비동)에 염증이 생기는 것으로, 8개의 부비동 전체에 생기는 경우도 있고 1개의 부비동에만 생기는 경우도 있는 등 병태가 아주 다양하다”며 “이 때문에 병태에 따라 어떤 수술법을 선택하느냐가 아주 중요하며, 수술의 종류에 따라 수술시간도 달라진다”고 말했다.

    해맑은 이비인후과는 앞으로도 전문영역의 특화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이원장뿐만 아니라 각 원장들의 해외학회 및 연수회 참가를 늘리고 전문화에 사활을 건다는 것. 특히 코 성형술은 더욱 전문화할 계획이다. 이미 공동원장 중 한 명인 허상 선생은 코성형을 중심으로 안면성형에 관한 기초연구 및 수술연수차 2년간 버지니아 주립대학교 의과대학 성형외과학 교실에 외국인 연구원으로 재직중이다.

    이원장은 “코수술 전문병원이라는 명성을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한편 이비인후과 전반에 관한 진료 부분에도 소흘함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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