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30

2008.04.08

아줌마들 연하 꽃미남 환상

  • 한지엽 한지엽비뇨기과 원장 www.sexyhan.com

    입력2008-04-02 14: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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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줌마들 연하 꽃미남 환상
    다이앤 키튼과 잭 니콜슨이 출연한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은 ‘영계’들하고만 논 지 40년 된 해리 샌본(잭 니콜슨 분)이 중년 여성 에리카를 통해 진정한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을 유쾌하게 그린 영화다.

    하지만 여기에도 아픔이 있다. 성공한 남성들은 중년 나이에 영계들과 놀아도 ‘로맨스’ 소리를 듣지만, 나이 들어 성공한 여성들은 로맨스와 점점 멀어질 수밖에 없다는 현실이다. 경제력을 갖춘 남성들은 나이를 떠나 영계들과 끊임없이 애정행각을 벌일 수 있지만, 성공한 여성들은 또래 남성들에게서 외면받을 뿐 아니라 젊은 남성들과 로맨스를 즐길 만큼 시간적 여유도 갖지 못한다.

    남성들에게 대우받기 위해선 그들보다 더 큰 성공을 거둬야 하고, 그런 이유로 어쩔 수 없이 계속 일에 파묻혀 지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즘엔 연상의 여성과 결혼하는 남성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한다. 2003년 미국은퇴자협회 조사 결과에 따르면 40~69세 미국 여성 3명 중 한 명이 연하 남자친구와 사귀고, 그중 4분의 1은 나이 차이가 열 살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우리나라 경우를 보더라도 연상녀 연하남 커플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2006년도 통계를 보면 여성이 남성보다 나이가 많거나 동갑인 경우가 전체 신혼부부의 약 28%를 차지했고, 그중 초혼남-재혼녀 커플은 5.5% 정도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런데 이미 결혼한 아줌마들은 어떤가. 일상에 지치고 가정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갑갑증을 느끼는 그들에게 TV 드라마의 비현실성은 은밀한 판타지를 꿈꾸는 통로가 된다. 인기 드라마의 경우 멋지고 잘생긴 연하 꽃미남들이 평범한 아주머니들(?)에게 사랑의 세레나데를 연주해준다. 아줌마들은 그런 장면을 보면서 연하의 꽃미남과 사랑을 나누는 상상을 하며 눈가가 촉촉이 젖어드는 것이다.



    이런 아줌마들과 함께 살고 있는 중년 남성들은 이제 꽃미남과는 너무도 거리가 멀다. 이래저래 중년 남성들에겐 산 넘어 산이요, 위기의 나날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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