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20

2002.01.31

중세시대 ‘여성 상위’ 자세는 위법

  • < 이선규/ 유로탑 피부비뇨기과 원장 > www.urotop.com

    입력2004-11-10 14:49: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중세시대 ‘여성 상위’ 자세는 위법
    지난 연말 한 여성 포털사이트가 미혼 여성회원을 대상으로 ‘새해 첫날 남자친구와 가장 하고 싶은 스킨십은 무엇인가’라는 이색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남자친구가 있는 여성만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여성 응답자 433명 중 34%가 ‘섹스’를 1위로 꼽아 눈길을 끌었다. 뒤이어 프렌치 키스, 가벼운 키스, 포옹 순이었다.

    설문 결과가 발표되자 이 사이트의 30, 40대 여성 회원을 중심으로 ‘놀랍다’ ‘충격적이다’는 반응이 쇄도했다. 자신을 어느 정도 유교적 사상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해 온 미시족에게조차 결혼도 하지 않은 여성이 그것도 새해 첫날에 키스도 아닌 섹스를 하고 싶어한다는 사실은 아직 낯선 대답으로 다가왔기 때문.

    그러나 유교적 사상이나 도덕성을 완전히 배제했을 때 이 같은 대답은 오히려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사실 과거 남성들이 여성에게 정절과 순결을 강요한 것도 자신들의 성적 장애, 즉 발기부전, 조루, 왜소증 등으로 인한 열등감에서 비롯된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생리학적으로 여성은 남성이 겪는 성기능 장애가 없을 뿐만 아니라 사정으로만 쾌감을 느끼는 남성보다 수많은 성감대를 지니고 있다. 따라서 남성들은 성적 욕망이 강한 여성이 혹시나 자신들의 성기능 장애에 불만을 느껴 ‘외도’하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감을 늘 지니고 살아야 했다. 결국 순결과 정절이라는 그럴싸한 이름으로 수백년 아니 수천년 동안 여성의 성욕을 꾹 눌러왔던 것이다. 남성 상위 체위만 허용한 중세에는 여성 상위로 섹스하다 발각되면 처벌하는 경우까지 있었다.

    하지만 여성에게 순결을 강요하는 시대는 이미 오래 전에 지나갔다. 프리섹스를 외치는 여성들이 하루가 다르게 늘어가고, 부인의 외도를 걱정하는 남편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프랑스의 한 여성 미술평론가가 자신의 섹스행각을 다룬 자전적 소설을 출간한 바 있다. 자신과 섹스한 남성 중 이름과 얼굴이 기억나는 사람만 49명에 이른다고 밝힌 이 여성이 당당하게 책을 발간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추세와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바야흐로 남성에 대한 여성의 역 성차별을 걱정해야 하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