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95

2001.08.02

인생을 즐겁게! ‘불량중년’이 되자

  • < 정규덕/부산 호텔롯데 이지웰비뇨기과 원장 > www.DrJung.co.kr

    입력2005-01-14 14: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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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을 즐겁게! ‘불량중년’이 되자
    우리네 중년 남성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삶의 활기를 점차 잃어간다. 꾸벅꾸벅 낮잠 조는 병아리처럼 힘없는 일상을 살아가게 마련이다. 또 유교적 전통 때문인지는 몰라도 점점 나이가 들면서 점잖은 티를 내고 중후하게 보이고 싶어하는 게 그들의 속내다.

    하지만 이런 모습은 또 어떨까. 머리가 허연 노인네. 그는 옷을 세련되게 차려 입고 언제나 매너 있는 어투를 구사한다.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는 서늘한 저녁이 되면 그는 시내의 고급 술집에서 쌩쌩한 젊은 여성들에게 ‘작업’을 하며 질펀한 농을 건네고 때로 마음이 맞으면…. 보는 이의 관점에 따라 다르겠지만, 때론 자신의 인생을 최대한 즐기는 ‘낭만적’인 노인네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내들이 필자의 이런 ‘선동’(?)을 본다면 ‘나이들어 별 주책 다 떤다’고 쌀쌀맞게 내치겠지만, 사실여기엔 그리 간단치 않은 의미가 내포해 있다. 최근에 출간한 한 재미있는 책은 “불량노인이 되어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81세 노인. 그는 “색기(色氣)는 바로 생명력이다”며 “남자들이여, 죽을 때까지 색기를 갈고 닦아라”고 충동질한다.

    ‘이 무슨 음란행태 유포죄’(?)냐며 화들짝 놀랄 필요는 없다. 남녀 공히 섹스에 대한 충동은 나이를 불문한다. 단지 억압되어 왔을 뿐이다. ‘불량노인’이 되자는 것은 단순히 무분별한 색기를 자랑하라는 게 아니고 자신의 인생을 최대한 즐겁게 보내라는 뜻이다. 나이 들어도 정열과 삶의 흥분을 잃어버리지 말자는 얘기다.

    어쩌면 우리네 중년들은 앞으로 남은 인생이 지난 청춘보다 빛이 약할 것이란 이유로 너무 무심히 내팽개친 건 아닐까. 비록 젊은 시절의 풋기와 싱싱함은 사라졌을지언정, 오랜 경험으로 터득한 노련한 ‘작업방식’ 만큼은 건재하지 않은가. 이제 삶의 오랜 먼지를 떨어내고 유쾌한 ‘불량중년’이 되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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