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06

2021.09.10

풍성한 한가위 닮은 감 한 알의 행복 ‘곶감단지’

[All about Food]

  • 글 · 요리 남희철 푸드스타일리스트

    입력2021-09-18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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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준렬 작가]

    [최준렬 작가]

    어린 시절 추석이 되면 우리 가족은 할머니 댁에 갔다. 귀성행렬로 평소보다 몇 배나 오래 걸렸지만 명절의 설렘 때문인지 그다지 피곤하지 않았다. 우리가 도착할 즈음 할머니는 대문 앞에 나와 계셨다. 차창 밖으로 손을 흔들면 할머니 얼굴이 보름달처럼 환해졌다. 집에 도착하면 할머니가 곶감과 식혜를 내어주셨다. 어른들이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나는 그 달콤한 맛에 푹 빠졌다. 할머니가 손수 만드신 곶감은 매년 추석을 기다리는 이유이기도 했다. 하나로는 부족해 항상 더 달라고 졸랐던 기억이 난다.

    여름이 가고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기운이 느껴지면 어느덧 추석이다. 추석이 코앞임을 실감하니 정겨운 명절 풍경이 그리워졌다. 오랜만에 만난 친척들과 밤늦도록 이야기꽃을 피우던 때로 언제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 하루빨리 온 가족이 모여 정을 나누는 명절을 되찾았으면 좋겠다.

    오늘 소개할 요리는 곶감으로 만든 ‘곶감단지’다. 곶감은 감 껍질을 벗겨 건조한 것으로, 식감이 쫄깃하고 맛은 꿀처럼 달다. 예부터 귀한 손님을 대접할 때 내놓는 음식이다. 이번 추석에는 곶감단지를 만들어 주변 고마운 분들에게 선물할 생각이다.

    곶감단지는 요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유튜브에서 핫한 퓨전 다과로, 곶감에 대추와 유자청, 호두를 넣어 속을 채운 것이다. 곶감이 좋은 시기에 미리 만들어 냉동실에 넣어두면 일 년 내내 즐길 수 있다. 냉동실에서 꺼내 아직 단단할 때 칼로 잘라 입에 넣으면 상큼함과 고소함이 어우러진 고급스러운 맛에 절로 행복해진다.

    명절을 앞두고 생각나는 사람에게 선물해보는 건 어떨까. 두고두고 고마운 선물이 될 것이다. 속을 꽉꽉 채워 주름을 편 곶감단지처럼, 이번 한가위엔 우리 모두 마음의 주름을 펴고 풍성한 시간을 보냈으면 한다.



    [최준렬 작가]

    [최준렬 작가]

    영양, 정성 듬뿍 담은 ‘곶감단지’ 만들기

    재료 
    곶감 8개, 호두 100g, 대추 100g, 유자청 80g, 설탕 60g, 조청 2큰술, 소금 1작은술, 계핏가루 약간

    만드는 법
    1 끓는 물에 호두를 3분간 데친 후 체에 걸러 차가운 물에 식히고 물기를 제거한다.
    2 150도로 예열한 오븐에서 10분간 호두를 굽는다.
    3 냄비에 물, 설탕, 소금, 호두를 넣어 설탕이 녹을 때까지 젓지 않고 끓인다. 시럽이 반 정도 줄어들면 조청을 넣고 5분간 끓인다.
    4 완성한 호두강정은 체에 걸러 시럽을 제거하고 140도로 예열한 기름에서 3분간 튀긴다. 그런 다음 키친타월에 골고루 펴 식힌다.
    5 대추는 면으로 골고루 닦은 뒤 돌려 깎아 씨를 제거하고 채를 썬다.
    6 호두강정은 믹서에 넣고 간다.
    7 볼에 채 썬 대추, 유자청, 다진 호두강정, 계핏가루를 넣고 골고루 섞는다.
    8 곶감은 꼭지를 잘라 씨를 제거한 후 준비한 소를 채워 담는다.
    9 완성한 곶감단지는 랩으로 잘 감싸 냉동실에 보관한다.

    연출법
    선물용 케이스에 유산지를 깔고 곶감단지를 담는다. 콩가루로 곶감단지를 전체적으로 가볍게 덮는다. 포인트 장식은 금가루와 해바라기씨 둘 다 가능하다. 금가루를 올리면 고급스러움을 더할 수 있고, 해바라기씨를 사용해 꽃 모양을 만들어 연출하면 보기 좋고 먹음직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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