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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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 경력, 노동, 일

  • 김현미 기자 khmzip@donga.com

    입력2016-11-21 14:2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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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벗하라
    제니 블레이크 지음/ 이유경 옮김/ 처음북스/ 352쪽/ 1만6000원

    그림자 노동의 역습
    크레이그 램버트 지음/ 이현주 옮김/ 민음사/ 336쪽/ 1만6000원

    일철학
    박병원 지음/ 판미동/ 324쪽/ 1만5800원


    지난 5년간 헌신한 회사에서 승진 탈락 통보를 받는 순간 이제 그만 떠날 때가 왔음을 느낀다. 10년간 정신없이 직장생활을 하다 문득 지금 멈추지 않으면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이 밀려들어 사표를 쓴다. 회사에서 경력과 직위가 정점에 다다랐다고 느끼지만 아직 부양해야 할 가족이 있어 일을 그만둘 수 없다는 생각에 우울해진다. 구글에서 직원의 경력 개발과 훈련을 위한 ‘구글 커리어 구르’를 만든 제니 블레이크는 누구나 겪는 경력 문제를 해결할 방법으로 ‘피벗(pivot)’을 제시했다. 피벗이란 ‘회전하는 물체의 균형을 잡아주는 중심점’을 가리키는 말로, 농구선수가 한쪽 발을 축으로 몸을 회전하면서 슛이나 패스를 할 공간을 만들 때 사용하는 기술이기도 하다. 이를 경력에 적용하면 현재 자신이 위치한 기반에 한 발을 붙이고, 미래에 나아갈 곳을 다른 한 발로 탐색하는 것, 즉 변화와 안정을 동시에 추구하는 방법이 된다. 제니 블레이크는 ‘피벗하기’를 4단계로 제시했는데 1단계 ‘자리잡기’는 진정 무엇을 하고 싶은지, 저축은 얼마나 되는지 현실을 진단하는 과정이다. 2단계 ‘둘러보기’는 인맥을 쌓고 성장 기반을 쌓는 과정, 3단계 ‘시험하기’는 조직에서 시험을 하면서 리스크를 줄여나가는 과정,    4단계 ‘출발하기’는 실패까지 염두에 둔 실행 과정이다.

    그러나 삶은 잠시도 당신에게 생각할 틈을 주지 않는다. 미국 저널리스트 크레이그 램버트는 오스트리아 사회사상가 이반 일리치가 주장한 ‘그림자 노동’에서 착안해 현대사회에서 회사가 직원에게, 기업이 소비자에게, 기술이 사람에게 전가하는 대가 없는 노동의 실체를 파헤쳤다. ‘셀프’라는 이름으로 고객에게 전가되는 각종 서비스, 인쇄물 대신 웹사이트에서 직접 다운로드해야 하는 제품 사용설명서, 과거 사무보조원이 하던 일까지 처리하느라 길어진 근무시간. 이로써 사람들은 일자리가 사라져도 일은 사라지지 않는 역설에 눈뜨게 된다.



    박병원의 ‘일철학’은 일자리가 아니라 일 자체에 대한 근본적인 사유를 시도한 책이다. 경제학의 ‘노동’, 경영학의 ‘노무’, 조직론의 ‘사무’ 같은 기능주의적 요소로서 일이 아니라 실존적 관점에서 일을 바라보면 ‘내가 일을 한다’가 아니라 ‘나 이전에 이미 일이 있다’가 된다. 저자에 따르면 “일이란 삶 전체를 지금 내가 감당할 수 있는 크기만큼으로 축소해놓은 것”이다. 1부 세상의 고통, 2부 고통의 뿌리, 3부 일철학 선언, 4부 시절의 물결까지 독자는 지금까지 접하지 못한 새로운 질문과 마주하게 된다. 그중에서 “부지런히 일하는 가운데 멈추어 서기를 게을리하지 않는 것, 이것이 일철학의 최종적인 선언”이라는 대목에 밑줄을 긋는다.



    김영삼 평전
    김삼웅 지음/ 깊은나무/ 696쪽/ 3만3000원


    20대부터 평생을 정치인으로 살았고 1993년 14대 대통령이 됐으며 2015년 파란만장한 삶을 마친 김영삼. 문민정부에서 하나회 척결, 금융실명제 실시, 평시작전통제권 회수, 조선총독부 건물 해체, 공직자 재산 공개 등 파격적인 개혁을 단행해 박수를 받았다. 임기 말 외환위기를 초래해 평가절하되기도 했지만 거산(巨山)이라는 그의 호대로 김영삼 전 대통령의 삶은 한국 현대사 그 자체였다.




    이일재, 최후의 코뮤니스트
    안재성 지음/ 인문서원/ 368쪽/ 1만8000원


    이일재(1923~2012)는 해방 후 재건된 조선공산당 당원 중 마지막 생존자였다. 1946년 대구인민항쟁의 최선봉에 섰고, 빨치산 활동을 하다 체포되기도 했다. 69년 중앙정보부에 의해 조작된 남조선해방전략당 사건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20년간 옥살이한 뒤 여생을 노동운동에 바쳤다. “사회주의자에게는 조국도 민족도 없습니다. 오로지 인간, 그리고 인류가 있을 뿐입니다”라는 90세 휴머니스트의 한국 현대사 증언.




    더 좋은 세상을 위하여
    전완영 지음/ 글마당/ 264쪽/ 1만3000원


    1954년 6월 한 공학도가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여름 프로젝트에 참가하려고 보스턴으로 향했다. 그가 바로 미국에서 동양인 최초로 원자력공학 박사학위를 받은 전완영(영어명 맥 전)이다. 캐나다 맥길대를 거쳐 뉴욕주립대 핵공학과 교수로 재직하다 한국으로 돌아와 한국형 원자로 완성에 기여했다. 저자가 3인칭 시점으로 쓴 이 책은 희망을 품고 미국으로 건너가 원자력학자로서 치열하게 살아온 여정과 조국에 대한 헌신을 담고 있다.




    트럼프는 어떻게 트럼프가 되었는가
    홍장원 지음/ 한스미디어/ 268쪽/ 1만3800원


    전 세계가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을 마치 예측한 듯 ‘미국 우선주의’와 고립주의, 각자도생의 세계정세를 분석한 책. 심리학자 구스타프 융 신봉자인 트럼프가 내뱉는 과격한 발언이 실상은 고도로 계산된 정치적 행위이고, ‘트럼프 현상’은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현재진행형이라고 말한다. 한국 방위비 분담금 인상 등 앞으로 닥칠 변화를 설명했다.




    노터리어스 RBG
    아이린 카먼·셔나 크니즈닉 지음/ 정태영 옮김/ 글항아리/ 272쪽/ 2만3000원


    RBG는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의 머리글자다. 그는 1935년 미국 뉴욕 유대계 집안에서 태어나 하버드대 로스쿨에 입학해 93년 연방대법관에 임명되기까지 일관되게 젠더 평등을 주장했고, 그가 내놓은 소수의견에 진보주의자는 열광했다.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고 위대한 여성 리더로 꼽히는 긴즈버그의 일대기.




    일곱 건의 살인에 대한 간략한 역사 1, 2
    말런 제임스 지음/ 강동혁 옮김/ 문학동네/ 1권 488쪽 1만4500원, 2권 688쪽 1만5500원


    5월 소설가 한강이 ‘채식주의자’로 수상하면서 한국인에게도 익숙한 ‘맨부커상’. 2015년 수상작이 국내에 번역 소개됐다. 자메이카 출신의 말런 제임스가 쓴 이 소설은 1976년 12월 실제 일어났던 레게 황제 밥 말리 암살미수 사건을 중심으로 자메이카의 혼란한 정치사를 다룬다. 화자 13명이 일곱 건의 살인사건에 연루된 자신의 삶과 이후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으로 구성됐다.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
    이언 보스트리지 지음/ 장호연 옮김/ 바다출판사/ 520쪽/ 2만5000원


    역사학과 철학을 전공하고 대학 강단에 서다 29세에 테너로 데뷔한 이언 보스트리지가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 24곡을 낱낱이 파헤쳤다. 사랑하는 연인과 이별하고 길을 떠나는 나그네의 비통한 심정을 드러내는 뮐러의 시와 그 심정을 극대화해 표현한 슈베르트의 음악에서 단어와 음표 하나, 역사적 배경까지 분석했다. 그가 왜 현존하는 최고 독일 가곡 해석자인지 알 수 있는 책.




    1014 김사과 홈트
    김사과 지음/ 동아일보사/ 120쪽/ 1만2000원


    하루 10분, 14일만 투자하면 군살이 빠지고 균형 잡힌 몸매로 만들어주는 운동법이 있다. 두 아이의 엄마이자 워킹맘인 저자는 출산 후 망가진 체형을 되돌리고자 본격적으로 운동을 시작해 SBS TV ‘놀라운 대회 스타킹’에서 20대를 제치고 ‘보디 퀸’이 됐다. 현재 누적 방문자 2000만 명이 넘는 파워 블로거이기도 하다. 하루 10분 운동습관만 들여도 옆구리, 겨드랑이, 허벅지 잉여살을 뺄 수 있다.


    만보에는 책 속에 ‘만 가지 보물(萬寶)’이 있다는 뜻과 ‘한가롭게 슬슬 걷는 것(漫步)’처럼 책을 읽는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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