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51

2004.09.09

행운의 신은 당신에게도 찾아온다

  •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입력2004-09-03 11: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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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운의 신은 당신에게도 찾아온다
    어젯밤 돼지꿈을 꾸었다” “커다란 황소가 내 품에 안기더라” “돌아가신 어머니가 꿈에 나타났다”.

    복권 당첨자들에게서 들을 수 있는 흔하디 흔한 꿈 얘기다. 갑자기 찾아온 행운이건만 그들은 그럴싸한 꿈 얘기로 자신들의 행운이 마치 준비된 것인 양 포장한다. 그렇다면 복권 당첨과 같은 뜻밖의 행운도 우연만은 아닌 것일까? 도대체 어떤 사람들에게 행운이 찾아올까? 또 사람의 힘으로 운을 불러들일 수 있을까?

    행운의 신은 당신에게도 찾아온다
    랜덜 피츠제럴드는 ‘운, 인생을 지배하는 보이지 않는 힘’에서 이 궁금증에 대한 해답을 제시했다. 그는 운이 좋은 사람들에 대해 △그들은 항상 의식적이며 조심스럽게 적극적인 사고방식을 기른다 △불운한 사람들보다 실망에서 빨리 벗어난다 △우리가 스스로 조성하는 환경이나 조건 속에 운이 이끌려 들어온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했다. 낙관적인 생각과 믿음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피츠제럴드는 기적 같은 행운을 잡은 이들을 소개하고 있다. 거액의 로또 당첨자들은 물론, 죽음의 고비를 수차례 넘긴 사람, 불가능해 보였던 자신의 꿈을 이룬 사람들이다. 그런데 로또나 카지노를 통해 일확천금의 행운을 잡은 사람들 가운데 상당수가 자신들의 행운을 예지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이채롭다.

    “1997년 4월 슬롯머신으로 1200만 달러짜리 잭팟을 터뜨린 47살의 수 헨리는 ‘그 기계에서 어떤 예감을 느꼈어요. 저는 어떤 느낌이 있을 때만 도박을 합니다’고 말했다. 그는 두 달 전에도 어떤 느낌을 갖고 카지노에 갔다가 5만 달러짜리 잭팟을 터뜨렸다.”

    피츠제럴드는 또 평생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행운을 잡고도 결국 불행해진 사람들의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일류 목수였던 필립 키친은 1999년 200만 파운드(약 42억원)에 당첨돼 목수 일을 그만두고 은둔하며 살았다. 알코올 중독자가 된 그는 몇 달씩 집 밖으로 한 발자국도 나가지 않는 등 철저하게 묻혀 살다가 로또복권에 당첨된 지 2년이 채 못 돼 세상을 떠났다.”

    이 같은 사례를 통해 행운이 반드시 행복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님을 밝히고 있다. 행운은 분명 영구적인 것이 아니라 일회성으로 그칠 가능성이 충분하다.

    행운의 신은 당신에게도 찾아온다
    바보들은 운이 와도 잡을 줄 모른다’를 쓴 하이브로 무사시도 피츠제럴드의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이브로는 행운의 기회가 모든 사람들에게 열려 있다고 말한다. 단지 사람들이 행운의 기회가 왔는지조차 모른 채 그 기회를 쉽게 날려버리고 있다는 것이다.

    하이브로는 행운을 놓치는 사람들의 특징으로 △미래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 △습관처럼 하는 험담 △생색내고 싶어하는 마음 △질투심에 활활 휩싸이기 △뭐든 상대가 이해해줄 거라는 착각 △화려한 언변으로 위장한 따지기 △주위의 그저 그런 친구들 △패배감에 푹 전 말투를 꼽았다.

    하이브로는 운을 잡는 가장 쉬운 방법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운 좋은 사람과 딱 붙어다니는 것이다. 이 방법이 내키지 않는다면 운이 따르는 사람의 행동을 따라해볼 것을 권한다. 히트상품을 기획하는 비결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가? 우선 흉내를 내보는 것이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이미 히트상품을 만들어낸 사람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는 것이다.”

    일본인다운 발상이라고 평가절하할 수도 있겠지만 수긍이 가는 대목이다. 트랜지스터 라디오, VTR, 휴대용 계산기, 전자레인지를 개발한 곳은 미국 기업이지만 이들 제품으로 큰돈을 번 쪽은 일본 기업들이다. 모방하고 재창조하는 능력이 탁월하기 때문이다

    피츠제럴드와 하이브로는 둘 다 인생의 쓴맛을 경험하고 재기한 공통점을 갖고 있다. 피츠제럴드는 경제 파산과 가족 붕괴의 아픔을 극복했고, 하이브로는 사고로 인해 장애를 겪게 됐지만 그 아픔에서 빨리 벗어났다. “위기와 실패의 순간에 가장 큰 운이 온다”는 두 저자의 말에 더욱 힘이 실리는 이유도 그 때문일 것이다.

    두 저자는 ‘할 수 있다’는 긍정적 사고가 시련을 극복하는 데 가장 큰 힘이 됐다고 말한다. 그리고 가만히 기다리기만 하는 사람은 행운의 기회를 놓칠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다.

    “운은 결코 우연히 얻어지는 게 아니다. 로또를 사듯 어쩌다 걸리겠지 하는 마음으로 운을 기다리는 사람에겐 평생 동안 운이 따를 가능성이 적다.”

    운, 인생을 지배하는 보이지 않는 힘/ 랜덜 피츠제럴드 지음/ 최기철 옮김/ 312쪽/ 미래의 창 펴냄/ 1만1000원

    바보들은 운이 와도 잡을 줄 모른다/ 하이브로 무사시 지음/ 오희옥 옮김/ 192쪽/ 명진출판 펴냄/ 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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