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23

2008.02.19

남성들 은밀한 성적 환상 사실적 묘사

  • 손주연 자유기고가

    입력2008-02-11 1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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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성들 은밀한 성적 환상 사실적 묘사

    ‘런던 콜걸, 벨’의 한 장면.

    엔터테인먼트 채널 XTM이 미국의 프리미엄채널 쇼타임(SHOWTIME)보다 앞서 방송을 시작한 ‘런던 콜걸, 벨(Secret Diary of a Call Girl)’은 영국 민영 종합방송 ITV2에서 2007년 가을 시즌에 방송한 드라마 시리즈다. 낮에는 법률사무소 비서로 일하다 밤이 되면 ‘벨’이라는 이름의 고급 매춘부로 변하는 한나의 이야기를 그린 섹시코미디 드라마. 벨 드 주어(Belle de Jour)라는 가명의 실제 매춘부가 인터넷 블로그에 올려놓은 글과 2권으로 출간한 소설집이 원작이다.

    그의 블로그는 영국 일간지 ‘가디언(The Guardian)’이 2003년 뽑은 ‘올해의 블로그’로 선정됐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베일 뒤에 숨은 채 자신을 드러내지 않아 영국 누리꾼 사이에서는 이 블로그의 주인을 찾는 일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런던 콜걸, 벨’은 영국 첫 방송 당시 200만명 이상의 시청자를 불러모아 시청률 저조로 울상을 짓고 있던 ITV의 걱정을 단숨에 날린 작품이다. 시리즈의 성공을 확신한 ITV는 첫 번째 에피소드의 방영을 마치자마자 시즌2의 제작을 확정지었다. 몇몇 논쟁을 일으키는 섹스 장면 덕분에 2007년 영국 성인영화 시상식(the UK Adult Film Awards)에 노미네이트되기도 했다.

    ‘런던 콜걸, 벨’의 인기를 두고 영국 언론은 마구간에서 섹스를 한다고 상상해야만 오르가슴에 도달하는 남자, 지나친 소유욕에 사로잡힌 남자, 결혼생활 10년에 부부관계가 사라져 새로운 여자친구를 구하는 남자 등 남성들이 갖고 있는 각양각색의 성적 환상을 사실적으로 소개한 것이 시청자의 눈을 사로잡은 가장 큰 요인이라고 꼽았지만, 시청자들은 “이 시리즈의 묘미는 남성들의 은밀한 판타지를 엿보는 재미 못지않게 이를 받아들이는 주인공 벨의 재치 넘치며 코믹한 대처법에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일부 열혈 시청자들은 ITV 홈페이지와 유명 영화정보 사이트 IMDb 등에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장면을 (생각보다) 많이 사용하지 않았는데도 충분히 에로틱하다” “우리가 섹스 중 보이는 모습들이 재치 있게 묘사돼 웃음을 자아낸다” “다소 다루기 어려운 소재(섹스)임에도 부담감이 없다. 오히려 보는 내내 킥킥거리며 웃게 된다” 등의 시청 소감을 올리며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나를 연기한 배우 빌리 파이퍼는 아슬아슬한 이중생활에서 생기는 내면의 갈등을 실제처럼 표현해내 영국 언론으로부터 찬사를 받았는데, 이는 매춘부 역을 위해 특별한 연기 레슨을 받을 정도로 힘을 기울인 그의 노력 덕분이다. 이와 관련해 빌리 파이퍼는 “아름답지만 쉽게 잊힐 수 있는 여성을 연기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총 12부 분량으로 제작될 시즌2에서도 주연을 맡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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