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67

2007.01.02

거친 입담으로 ‘레스토랑 구하기’

  • 손주연 자유기고가

    입력2007-01-02 13: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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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친 입담으로 ‘레스토랑 구하기’
    제이미 올리버와 더불어 영국 최고의 요리사로 꼽히는 고든 램지가 위기에 빠진 레스토랑의 구원자로 나섰다. 경영난에 허덕이는 레스토랑을 매주 한 곳씩 선정해 문제점을 해결해주는 프로그램 ‘램지의 키친 나이트메어(Ramsay줁s Kitchen Nightmares)’에 출연했기 때문이다. ‘램지의 키친 나이트메어’는 고든 램지가 레스토랑에 머무르는 일주일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물론 일주일이 지난 뒤 변화된 레스토랑을 감상하는 것도 이 프로그램의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

    ‘램지의 키친 나이트메어’는 각각의 에피소드가 다음 회와 연관이 없음에도 다음 편을 보지 않을 수 없게 하는 묘한 중독성이 있다. 이것이 악마 같은 컨설턴트로 출연하고 있는 고든 램지의 매력이기도 하다. 그는 미국 폭스TV에서 방송한 ‘헬스 키친(Hell줁s Kitchen)’과 함께 유명세를 탔다. ‘헬스 키친’은 레스토랑 ‘헬스 키친’의 경영권을 얻기 위해 벌이는 서바이벌 형식의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 고든 램지는 ‘헬스 키친’의 경영자이자, 도전자 중 최고를 가리는 감독관으로 출연했다. 이 작품의 백미는 출연진의 숨막히는 대결을 감상하는 쾌감에 있지 않았다. ‘헬스 키친’의 주인공은 엉큼한 속내와 사악한 알력 다툼을 보이는 도전자들이 아니라, 그들의 잘못을 나무라고 닦달하는 고든 램지였기 때문이다.

    하고 싶은 말은 하고야 마는 고든 램지 특유의 직설화법은 ‘램지의 키친 나이트메어’에서도 그대로 감상할 수 있다. ‘램지의 키친 나이트메어’는 아예 상상을 초월하는 그의 거친 입담을 전면에 내세웠다. 그는 시종일관 시니컬한 태도로 경영자의 마인드에서부터 인테리어, 음식의 맛과 질 등 레스토랑 운영의 모든 부분에 관여하며 날카롭고 냉정한 평가를 내린다. 때론 악랄한 비난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게 하는 그의 비평이 오히려 높은 평가를 얻는 이유는 그의 지적을 수긍한 뒤 놀라운 변화를 체험한 레스토랑들 때문이다. 결국 ‘램지의 키친 나이트메어’는 폐업 직전의 레스토랑이 냉혹한 평가와 도움을 받아 눈부신 발전을 일궈내는 성공 스토리로 변모한다.

    ‘램지의 키친 나이트메어’는 옵터맨 텔레비전 프로덕션이 제작해 영국 최대 방송국 중 하나인 채널4에서 2004년 첫 시즌을 내보낸 뒤 2006년 11월까지 총 3개의 시즌이 전파를 탄 인기작이다. 지난 12월14일 국내에서 첫 방송을 시작한, 올’리브 네트워크는 시즌1부터 3까지의 에피소드 16편을 연속해 내보낸다. 12월28일에는 무려 37년간 최고 레스토랑으로 명성을 날리다 현재는 메인 요리사조차 없는 허접한 식당으로 전락한 ‘월럿 트리’ 레스토랑 편이 방송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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