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40

2006.06.20

평범한 죄인, 인간적 형사 향수 자극

  • 손주연 자유기고가

    입력2006-06-19 09: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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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범한 죄인, 인간적 형사 향수 자극
    퍼커션(손이나 채로 두드리거나 흔들어 소리를 내는 타악기의 총칭)의 대가 류복성이 연주한 오프닝 음악, ‘빠라바바람~ 빠라바라밤~’으로 시작을 알렸던 ‘수사반장’이 돌아왔다. 요즘 유행하는 리메이크는 아니다. 이 드라마를 1971년부터 19년간 방영한 MBC가 얼마 전 영화화를 결정해 현재 시나리오 작업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전해지나 영상으로 만나는 것은 좀더 기다려야 한다. 그러니 지금 말하는 작품은 그때 그 드라마, ‘수사반장’이다.

    케이블의 드라마 전문채널 DTN 드라마는 최근 ‘수사반장’의 방송을 결정했다. 지난해에 이은 두 번째. DTN 드라마 홍보팀의 조수희 씨는 “지난해 방송 때에도 DTN 드라마 자체적으로는 큰 반향이 있었다”며 올해 방송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6월1일 첫 방송을 내보낸 뒤 방송 편성에 관한 문의 전화를 많이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방송되는 ‘수사반장’은 지난해 방송분에 신규 에피소드 몇 편을 추가한 20개 에피소드다. 이 중에는 당시 시청자의 큰 반향을 얻었던 ‘악의 뿌리’와 ‘누명’, ‘여름 여름 여름’ 등이 포함돼 있다. 880여 개나 되는 에피소드 중 20편만을 내보내는 이유에 대해 DTN 드라마 측은 “오래전에 방송된 프로그램이라 보존상태가 좋지 않다. 20편이 그나마 나은 것”이라고 밝혔다.

    ‘수사반장’은 미국의 인기시리즈 ‘C.S.I’나 ‘크리미널 마인드’ 등과 비교하면 유치하고,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일 수 있다. 하지만 ‘수사반장’은 치밀한 과학수사에 중점을 두는 작품이 아니다. 이는 이 작품의 배경이 잘 설명해준다. ‘수사반장’의 배경은 과학문명이 발달한 근미래가 아닌 당시 우리 사회의 진짜 모습, 즉 빠른 산업화가 진행되던 혼란스런 시기다. ‘수사반장’은 이런 사회가 만들어낸, 한때는 평범했던 죄인들의 모습에 초점을 맞춘다. 그들의 절절한 사연과 이를 지켜보는 형사들의 인간적 고뇌 이것이 ‘수사반장’의 진짜 재미다. 회색 바바리코트 차림에 찡그린 인상으로 한국식 형사반장의 전형을 창조한 최불암(사진)을 비롯해 범인을 잡겠다는 열의로 똘똘 뭉친 김상순, 넉살 좋은 조경환 등도 프로그램에 입체감을 더했다.

    DTN 드라마 관계자는 “‘수사반장’이 1970~80년대 ‘수사반장’을 즐겨 보던 이들에게는 향수를, 젊은 층에게는 색다른 재미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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