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37

2006.05.30

‘춤’은 없고 ‘연애’만 있나

  • 손주연 자유기고가

    입력2006-05-29 09: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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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춤’은 없고 ‘연애’만 있나
    케이블의 음악채널 엠넷(Mnet)이 제작해 5월11일 첫 방송을 내보낸 ‘브레이크’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브레이크’는 비보이(B-boy·브레이크 댄스를 추는 사람)가 주인공인 드라마로, 한동철 PD는 “지난해 10월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국내 비보이 1세대 그룹 ‘고릴라’의 리더 전나마 씨를 기리고, 비보이 문화 확산에 기여하기 위해 기획했다”고 제작 의도를 밝혔다. ‘브레이크’가 방송 전부터 화제가 됐던 것은 인기 아이돌 그룹 SS501의 김규종과 파란의 라이언, 배슬기, 심은진, 이주노, 그룹 슈가의 박수진, 이진성 등 내로라하는 스타 가수들이 (몇 달여의 춤 연습을 거쳐) 주요 배역을 맡았고 세계대회를 휩쓴 전문 비보이 그룹 고릴라, 멕시멈크루, T.I.P, 팝핍현준 등도 출연해 수준 높은 댄스를 보여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것이 문제였다. 첫 방송을 본 이들은 연예인들의 댄스 실력과 등장인물들 간의 러브라인에 강한 문제를 제기했다. 드라마 홈페이지에는 “비보이 드라마라면 첫째는 춤 아닙니까? 연예인들 끼워넣느라고 안무 수준은 초등학교 축제처럼 만들어놓고 무슨 비보이를 논합니까”(ID epansapan200), “비보이에 관한 이야기인데 어째서 사랑 얘기만 나옵니까. 우리들 밥 먹고 있을 때 비보이들은 춤춥니다”(ID dlwhdrb) 등의 의견이 수백 건 올라왔다. 물론 아직 2회밖에 방송되지 않았으니 좀더 기다려보자는 의견들도 있었다.

    시청자의 불만은 픽션을 다루는 드라마에서 무리한 기대일지 모른다. 제작진이 아무리 “실제 비보이 그룹의 애환을 리얼하게 그리겠다”고 다짐을 해도, 드라마는 어쩔 수 없는 드라마이기 때문이다. 러브라인과 갈등, 오해와 화해는 6부에 걸친 긴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요소다. 물론 이들 재료를 어떻게 배합해내느냐는 오롯이 제작진의 몫이지만. 어찌 됐든 첫 회만 보고 제작진의 의도나, 드라마의 작품성을 판단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 이것이 아직 많은 시청자가 ‘브레이크’에 기대를 거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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