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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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고 볶고 리얼리티 요리 대결

  • 손주연 자유기고가

    입력2006-04-28 10: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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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지고 볶고 리얼리티 요리 대결

    ‘청년성공시대’ 2기 도전자들.

    요리 프로그램이 진화하고 있다. 이제 레시피를 나열하는 전통적인 프로그램으로는 시청자의 주목을 끌 수가 없기 때문이다. SBS가 지난해 12월부터 선보인 뒤 올

    4월에 두 번째 시즌을 시작한 ‘청년성공시대’나 온스타일이 4월13일 첫 방송을 내보낸 ‘아이언 쉐프’는 감칠맛 넘치는 여러 음식(과 그 요리법)을 선보이는 기존 요리 프로그램에, 요즘 유행하는 ‘리얼리티 쇼’의 형식을 도입했다. 두 프로그램은 제작진이 선택한 몇 명의 도전자가 매회 대결을 통해 승자를 가리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다른 점이라면 ‘청년성공시대’가 최종 우승(상금 1000만원)을 향한 젊은이들의 도전기라면, ‘아이언 쉐프’는 요리 고수들이 매회 승자를 정해 승률을 올려나간다는 것 정도.

    첫 시즌에서 중국요리의 고수를 뽑았던 ‘청년성공시대’는 한국 궁중요리로 장르를 바꿨다. ‘청년성공시대’에 출연하는 8명은 600대 1의 경쟁률을 뚫은 젊은이들이다. 이들에게는 전을 부치고, 떡메를 치며, 무를 종이보다 얇게 써는 기본적인 과제에서부터 한우의 10가지 부위를 눈을 가린 채 먹어보고 구별해내는 절대 미각 테스트 등이 주어진다. 요리 전문가들의 거침없는 평가와 함께 도전자들의 노력과 땀, 경계심과 질투 등이 그대로 전파를 타는 ‘청년성공시대’에서는 서바이벌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진수가 느껴진다.

    ‘아이언 쉐프’는 1993년부터 99년까지 일본에서 방송됐던 동명 프로그램의 미국 버전이다. 미국에서는 2005년 1월부터 방송됐다. ‘아이언 쉐프’는 도전자들의 시기, 질투, 땀과 노력에는 별로 관심을 두지 않는다. 카메라는 최고의 요리 전문가들이 요리를 만드는 과정 자체에 집중한다. 도전에 나서는 요리사들은 그날 공개되는 재료를 사용해 1시간 안에 다섯 접시의 코스 요리를 만들어야 한다. 주어진 1시간이 지나면 심사위원 3명이 요리를 시식하고 점수를 매겨 그날의 승자를 가린다. ‘아이언 쉐프’의 백미는 스포츠 중계처럼 전문 캐스터와 요리 해설자가 요리 경합을 중계한다는 데 있다. 요리 캐스터와 해설자들이 들려주는 진행 상황 및 요리사의 특색과 경력 등에 대한 이야기는 이 프로그램을 마치 스포츠 경기처럼 보이게 만든다.

    ‘청년성공시대’는 4월27일 조선시대에 편찬된 한국 최고(最古)의 식이요법서인 ‘식료찬요(食療纂要)’를 공부한 도전자들이 그에 맞는 음식을 만들어 대결을 펼친 뒤 세 번째 탈락자를 고를 예정이다. 역시 27일 방송되는 ‘아이언 쉐프’ 3화에서는 일본 요리 전문 모리모토 마사히루와 캘리포니아 요리의 고수 볼프강 퍽이 ‘알’을 재료로 한 대결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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