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03

2003.10.02

‘아침마당’으로 일군 ‘생방송 13년’

  • 김범석/ 일간스포츠 연예부 기자 kbs@dailysports.co.kr

    입력2003-09-25 10: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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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마당’으로 일군  ‘생방송 13년’

    이상벽씨가 ‘아침마당’ 생방송을 13년 만에 중단했다.

    9월16일 오전, MC 이상벽(56·사진)이 13년간 진행했던 KBS 1TV ‘아침마당’ 고별방송을 끝냈다. 방송 중 공동진행자인 이금희 아나운서는 눈시울을 붉혔고, 엄앵란 등 패널들도 말끝을 흐렸다. 이상벽은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라는 말로 정든 시청자들에게 작별인사를 건넸다.

    중간에 1년간 ‘아침마당’을 쉰 적이 있었지만 이상벽의 ‘생방송 13년 진행’이라는 기록은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를 6년간 진행한 임성훈의 2위 기록을 두 배 차이로 따돌린, 그야말로 대기록이다. 한때 아침방송 ‘행복채널’을 진행했던 개그우먼 김미화는 “새벽잠과 싸워야 하는 아침방송은 뼈마디가 쑤시는 직업병을 감내해야 하는 혹독한 자신과의 싸움이다. 이를 13년간 계속한 이상벽씨의 정신력은 정말 대단하다”고 치켜세웠다.

    그는 마지막 방송을 하루 앞둔 15일 “지난 7월, 여름 휴가기간에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만성피로가 심각하다. 쉬는 게 좋겠다’는 진단을 받고 갈등에 빠졌다. 보름 쉬는 동안 2kg이 불자 ‘내가 몸을 이토록 혹사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그만두기로 결심을 굳혔다. KBS측과 추석특집 방송까지만 맡기로 약속하고 오늘까지 달려왔다”고 밝혔다.

    ‘내년 총선에 출마한다’ ‘KBS와 출연료 갈등을 빚고 있다’ 등 온갖 추측이 떠돌기도 했지만 이상벽은 모두 ‘그러려니’ 하기로 했다. 정치 입문에도, 돈에도 연연하지 않은 지 오래이기 때문이다.

    그는 “날마다 새벽 5시에 일어나야 하는 아침방송 맨들은 ‘쓰러지면 끝’이라는 오기로 버틴다. 나 역시 체력보다는 정신력과 사명감으로 버텨왔다”고 말했다. ‘아침마당’을 그만뒀지만 방송을 은퇴하는 것은 아니다. MBC TV ‘가요 콘서트’ 진행은 계속한다고.



    “떠나야 할 때를 알고 떠나는 사람의 뒷모습은 아름답다”는 이상벽. 이러한 이상벽의 마음을 아는 듯 ‘아침마당’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정상에서 과감하게 내려온 이상벽이 멋지다’는 등 시청자들의 격려의 글이 1만여건 이상 쇄도했다.

    한편 ‘아침마당’ MC 하차와 맞물려 아내와 별거 중인 사실이 알려지기도 한 이상벽은 “그림에 관심이 많아 오래 전 서울 여의도에 화실로 쓰려고 오피스텔을 마련해뒀다. 두 달 전 ‘아침마당’ 하차 문제로 아내와 다툰 뒤 그곳에서 주로 지내왔는데 이게 불화설로까지 확대된 것 같다. 아내와 모든 오해를 풀었고 조만간 오피스텔을 정리한 뒤 서초동 집으로 들어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홍익대 미대 출신인 이상벽은 동양화에 이어 최근 유화 그리기에 심취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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