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39

2002.06.20

연예가 개점휴업… 너도나도 축구장 몰려가 “대~한민국”

  • < 김범석/ 일간스포츠 연예부 기자 > vitamin365@yahoo.co.kr

    입력2004-10-14 14: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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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예가 개점휴업… 너도나도 축구장 몰려가 “대~한민국”
    연예계가 월드컵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탤런트 최수종은 월드컵 킥오프와 더불어 방송가에서 ‘위원’으로 불린다. 직업을 물으면 연기자가 아닌 축구 해설위원이라고 답한다. 6월 한 달 내내 빅 경기가 열리는 축구장에서 살다시피 하는 그는 마치 그라운드에서 뛰는 한국 대표선수처럼 얼굴이 검게 그을었다.

    5월31일 프랑스 개막전에서는 KBS 축구 해설위원으로 깜짝 변신했고, 6월4일 폴란드전 때는 ‘붉은 악마’와 열띤 응원전을 펼친 뒤 경기가 끝나자 흥분된 목소리로 인터뷰하기도 했다. 휴대폰 벨소리까지 월드컵 응원가로 바꾼 그의 ‘축구 사랑’은 ‘이러다 진짜 전업하는 것 아니냐’는 주위 사람들의 걱정(?)에도 불구하고 식을 줄 모른다.

    최민식도 ‘취화선’ 수상 후 각종 인터뷰 때마다 이영표 송종국 선수 칭찬으로 입에 침이 마른다. 그는 두 선수와 일면식도 없지만 그들이 묵묵히 뛰는 모습에 매료됐다고 말한다. 특히 장딴지 부상으로 폴란드전에 결장한 이영표에 대한 근심은 부모 못지않다. 그는 이영표가 경주 숙소인 현대호텔에서 물리치료를 받고 있는 걸 모르고 입원중인 병원을 수소문하며 당장 면회를 가겠다고까지 말했다.

    정몽준 월드컵조직위원장을 만나 홍보위원으로 위촉된 박상원 차인표 정준호는 틈만 나면 경기장으로 달려가 함성을 지르는 행동파. 프리패스로 입장이 가능한 정준호는 표를 구하지 못한 동료 연예인들로부터 같이 가달라는 행복한 민원(?)에 시달리기도 한다. 연예인 축구팀 ‘슈퍼스타’의 센터 포워드이기도 한 그는 같은 포지션인 황선홍의 열렬한 팬. 한때 슬럼프에 빠졌던 그는 황선홍을 보며 동병상련을 느끼기도 했단다.

    가수 겸 영화배우 임창정은 한국-폴란드전 당시 광화문 네거리에서 붉은 악마와 함께 거리응원에 나섰다. 월드컵 사상 첫 승리를 거둔 그날 그는 현장에서 생생한 기쁨을 만끽했다.



    태진아는 첫 골을 넣은 선수에게 상금으로 500만원을 내걸기도 했고, 대구에서 촬영중인 영화 ‘스턴트맨’의 제작진 50여명은 16강을 상징하는 숫자 16이 새겨진 붉은색 티셔츠를 단체로 맞춰 입었다. 곧 개봉하는 ‘예스터데이’ 제작진은 일반시사회가 끝난 뒤 한국-폴란드전 경기를 중계했고, 상영중인 ‘묻지마 패밀리’ 제작진은 축구중계 시간에 영화상영을 중단하고 경기를 중계했다.

    축구 붐에 편승해 직접 경기를 주선, 땀을 흘리는 열혈 연예인도 있다. 김승우 차승원 주연 영화 ‘라이터를 켜라’와 설경구 주연 ‘광복절 특사’ 팀의 배우와 스태프들은 지난 5일 서로 편을 갈라 뚝섬 한강 둔치에서 축구경기를 했다. 결과는 ‘라이터를 켜라’ 팀의 7대 1 승.

    연예인들의 축구 열기가 고도의 마케팅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지금 한반도에는 월드컵이라는 A급 초강력 태풍이 불고 있는 것만은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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