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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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대박… 흥행 보너스 둘러싼 불협화음?

  • < 김범석/ 일간스포츠 연예부 기자 > kbs@dailysports.co.kr

    입력2004-10-06 16: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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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대박… 흥행 보너스 둘러싼 불협화음?
    화제작 ‘집으로…’의 할머니측과 영화사 간의 공방전 얘기다.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이 사건을 보고 ‘제2의 영자 사건’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일부 걱정 어린 시선도 있었다.

    먼저 문제를 제기한 쪽은 김을분 할머니측. 자신을 셋째 손녀라 밝힌 이미경씨는 ‘집으로…’의 제작사 튜브픽처스 홈페이지에 ‘사장님께’라는 제목의 글에서 ‘유명세 때문에 할머니와 우리 가족이 마음고생을 심하게 하고 있다. 가족회의 결과 할머니가 평생 살아온 고향을 등지기로 했다’는 글을 올렸다. 매스컴의 과열 경쟁 보도와 돈을 얼마나 벌었느냐는 주위의 세속적인 시선 때문에 내린 고육지책이었다.

    이에 대해 충무로의 많은 영화인들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전화로 해도 될 만한 내용을 굳이 누구나 볼 수 있는 인터넷에 공개한 의도가 무엇이냐는 것이었다. 물론 흥행 보너스를 두고 벌어진 신경전으로 해석하는 이가 지배적이었다. 이에 대해 제작자 황우현 대표는 “안 준다는 게 아닌데 왜 이렇게 공개적으로 글을 올려놓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몹시 난처해했다.

    들끓는 여론을 의식한 양측은 다음날 저녁식사 자리를 가졌고 이 자리에서 할머니의 장남과 황대표는 그간 쌓인 오해를 풀었다. 그리고 황대표가 할머니측이 요구하는 서울 근교 전원주택 한 채를 사주는 것으로 이견을 좁혔다. 그날 밤 이미경씨는 자신의 홈페이지 글을 삭제한 뒤 ‘이런 소란이 벌어질 줄은 미처 몰랐다’며 사과의 글을 또 한 차례 올렸다.

    영화 흥행 후 보너스를 둘러싼 불협화음은 비단 ‘집으로…’뿐만이 아니다. ‘친구’의 제작사와 장동건 소속사도 지분을 놓고 법정까지 갔고, ‘조폭 마누라’의 투자자 서세원이 흥행수익 분배 과정에서 숱한 구설수에 휘말렸다. 막바지 정산 과정중인 ‘두사부일체’ 역시 미묘한 액수 차이 때문에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기분일 것이다.



    그러나 이런 과정은 어쩌면 대박의 기쁨을 맛본 자만이 누릴 수 있는 행복한 고민일 수 있다.

    아무튼 ‘집으로…’의 이번 인터넷 공방전은 영화 흥행 가도에 찬바람을 몰고 왔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무공해, 착한 영화’라는 모토와는 달리 결국 돈 때문에 이전투구하는 모습을 들켜버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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