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05

2001.10.18

연예계 물 흐리는 ‘불량품 매니저’

  • < 송만수 / 영화기획자 >

    입력2004-12-30 14: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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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때 음란비디오가 사회저인 문제로 떠오를 당시, 비디오 관련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직업란을 제대로 쓰지 못했다. 비디오 제작업은 ‘영상제작업‘, 비디오 대여업은 그냥 ‘대여업‘ 따위로 쓰면서 비디오라는 단어 자체를 쓰지 않았다. 비디오를 음란물로 받아들이는 사회분위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최근 매니저라는 직업을 가진 이들도 이런 고초를 당하고 있다. 한때 높은 소즉, 일에 대한 성취감, 화려하게 보이는 연예계에 대한 동경으로 청소년들에게서 인기 직업으로 평가받은 매니저가 진흙탕 속으로 떨어지고 만것이다.

    최근 몇몇 사건만 놓고 보면 매니저라는 직업에 대한 좋지 못한 평가는 어쩌면 당연한 일. 그러나 우리 사회 어디에나 불량품이 있게 마련임에도 이런 불량품때문에 집단 전체가 욕 먹는 것은 조금 억울한 구석이 있다. 그러나 문제는 불량품들이 여전히 잘나가고 있다는게 진짜 문제인지도 모른다.

    최근 순순한 매력으로 높은 인기를 누리는 A군과 B양이 소속된 회사의 대표 D씨. 그 역시 몇 년 전 신인 여자탤런트 E양과 동거한 적이 있다. 동거 기간 거의 모든 출연료를 자신의 사업자금으로 유용했고, 헤어질때는 폭력까지 휘둘러 문제가 되었다. 하지만 성공한 지금은 어엿한 대형 매니지먼트사의 대표로 깔끔하게 변신했다. 그러나 과거 소속 여자 탤런트와 동거 파문을 일으킨 F씨에 관한 소문은 여전하다. 최근 대형 드라마에 캐스팅된 G양과 휴식공간과 사무공간을 파티션으로 나눈 오피스텔에 머물며 또다시 동거 매니지먼트를 하고 있다는 풍문이 나돌았다.

    더욱더 가관인 불량품은 H씨다. 독특한 성적 취향(?)으로 말미암아 남자직원들이 좀처럼 버티지 못하고 있다. 단란주점에서 면접을 치르다 소름 끼치는 스킨쉽으로 출행랑을 친 예비사원이 있는가 하면, 남자직원 한 명은 집요한 요구를 견디다 못해 다른 회사로 옮겼으나 이른바 건달들까지 동원한 ‘구애‘에 혀를 내두르고 낙향한 경우까지 있다. 이런극소수의 불량품들이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책임감으로 똘똘 뭉친 젊은 매니저들의 서계에 찬물을 끼얹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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