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39

2016.05.25

법칙으로 通하는 세상

단절의 결과, 갈라파고스 신드롬

  • 김규회 정보 큐레이터·동아일보 지식서비스센터 부장 khkim@donga.com

    입력2016-05-23 11:2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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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라파고스 규제’ 혁파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갈라파고스 규제란 다른 나라에는 없고 우리나라에만 있거나 국제 표준에서 어긋나는 규제.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5월 10일 금산분리 등 이른바 갈라파고스 규제를 개혁하면 부가가치 63조5000억 원과 일자리 92만3000개가 창출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갈라파고스는 남미 에콰도르에서 서쪽으로 약 1000km 떨어진 적도 부근 외딴 군도(群島). ‘갈라파고’는 옛 스페인어로 ‘안장’을 뜻한다. 갈라파고스 제도에서 발견된 갈라파고스땅거북의 등딱지 모양이 안장과 비슷하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자연유산 가운데 하나로 태고의 신비가 깃든 섬이다.

    갈라파고스라는 이름에는 ‘갈라파고스 신드롬(Galapagos Syndrome)’ 같은 부정적인 의미도 포함돼 있다. 이는 세상과 동떨어져 단절된 상황이나 고립돼가는 현상을 뜻한다. 갈라파고스가 지구라는 생태계에서 상당히 격리된 섬이라는 데서 착안한 것이다. 일본 휴대전화 인터넷망 개발자 나쓰노 다케시(夏野剛)가 일본을 대표하는 전자회사인 소니, 파나소닉, 도시바 등의 몰락을 갈라파고스 생태계와 비슷하다고 언급한 것이 그 출발점이다. 일본 정보기술(IT) 산업은 초창기부터 내수시장에 특화된 기술을 바탕으로 제품을 개발해 국제 표준에 기초한 세계시장과는 다른 방향으로 발전했다. 이는 결국 세계시장에서의 영향력 감소와 경쟁력 약화로 나타났다. 박근혜 대통령은 최근 신시장 개척을 위한 기업의 도전정신을 주문했다. ‘탈(脫)정저지와(井底之蛙)’만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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