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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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진 출연금지 방송국을 위한 변명

  • 김행 소셜뉴스 위키트리 부회장

    입력2013-01-14 09: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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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여진 출연금지 방송국을 위한 변명
    사회적 이슈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적극 밝히거나 직접 참여하는 연예인을 소셜테이너라 칭한다. 대표적 인물로 방송인 김제동 씨가 있다. 이는 선거철 특정 정치인을 공개 지지하거나 연예인 출신 정치가를 부르는 폴리테이너와는 또 다른 개념이다.

    여배우 김여진 씨(@yohjini)는 소셜테이너일까, 아니면 폴리테이너일까. 위키백과 한국어판엔 “김여진(金麗珍, 1972년 6월 24일~ )은 대한민국의 배우이자 사회운동가이다. 배우 활동 이외에 정치적 활동도 활발하게 하고 있다”고 돼 있다. 김씨는 MBC TV 시사·교양 프로그램 ‘100분 토론’에 출연해 이명박 정부를 비판하거나, 반값등록금 공약을 이행하라는 1인 시위도 하고, 대학 청소용역 직원들의 처우를 개선할 것을 촉구하는 광고를 게재하기도 했다. 2011년 6월에는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 투쟁을 촉구하며 크레인 농성에 들어갔던 김진숙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지도위원과 조합원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경찰에 붙잡혔다가 1시간여 만에 풀려나기도 했다. 여기까지는 사회 참여 활동이라 할 수도 있다.

    정치 행위 폴리테이너 여전한 논란

    김씨는 제18대 대통령선거(대선)에선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측 마지막 찬조연설자로 나왔다. 선거유세에도 동행했다. 또한 인터넷 팟캐스트 ‘문재인 스토리’도 진행했다. 이는 김씨가 배지를 단 정치인은 아니지만 분명 정치 행위를 한, 즉 ‘특정 정치인을 공개 지지한’ 폴리테이너임을 보여준다.

    그렇다 해도 폴리테이너라는 이유로 방송국이 출연을 금지시키는 것에는 개인적으로 반대한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지지자라도 마찬가지다. 정말 김씨의 정치활동을 문제삼아 출연을 금지시켰다면 방송국 책임이 크다.



    언젠가 사석에서 만난 이계진 전 한나라당 의원은 “나는 평생을 방송인으로 끝내고 싶었다. 그런데 노무현 정부가 들어서더니 내가 출연하던 방송에서 하나둘 퇴출당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정치를 하게 됐다. 내가 당시 침묵했던 이유는 평생 밥 먹고 살았던 방송국을 욕하기 싫었기 때문”이라고 고백했다. 마찬가지 사례가 이회창 전 한나라당 대선 후보를 지지했던 개그맨 심현섭 씨다. 김동건 아나운서도 진보정권하에서 힘들었다. 역으로 자기가 지지한 후보가 당선됐을 경우 특혜나 자리로 보상받은 연예인도 있다.

    이는 그간 진보정권이든 보수정권이든 마찬가지였다. 정권을 잡은 쪽이 자기 입맛에 맞는 인사를 방송국이나 통신사로 낙하산 투하함으로써 발생한 대표적 폐해다. 이런 잘못된 관행은 박근혜 당선인의 말대로 ‘끊어야 한다’.

    김씨는 1월 3일 트위터를 통해 “각 방송사 윗분들, 문재인 캠프에 연관 있었던 사람들 출연금지 방침 같은 건 좀 제대로 공유를 하시던가요”라며 “작가나 PD는 섭외하고 하겠다고 대답하고 나서 다시 ‘죄송합니다. 안 된대요’ 이런 말 듣게 해야겠습니까? 구질구질하게…”라고 썼다. 그러면서 “주어가 저예요. 이젠 블랙(리스트)도 아니에요. 추측이 아니라 직접 들은 얘기”라고 주장했다.

    만약 그의 주장이 옳다면 지금 ‘문재인 블랙리스트’가 방송국에 존재한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먼저 김씨 자신도 어느 방송국인지를 확실히 밝히고, 왜 작가나 PD 뜻과 방송국 뜻이 달랐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오히려‘정치 쇼’가 될 수 있다.

    김여진 출연금지 방송국을 위한 변명
    진짜 블랙리스트 존재하나

    김씨 발언 이후(1월 3~9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분석했다(데이터 분석 : 미디컴·위키트리, 데이터 제공 : 펄스K). 그의 주장을 긍정하는 여론은 39.9%, 부정하는 여론은 57.2%였다. 이는 소설가 이외수 씨의 화천 감성마을 논란(긍정 67.6%, 부정 26.1%)과 상반된 반응이다. 김씨 주장에 보수논객 변희재 씨(@pyein2)가 가세한 1월 7일엔 트위트 버즈량이 3925건으로 급증하면서 트위터 이용자 간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요는 변씨 주장인 “김여진 착각하나 본데, 문재인 캠프는 물론 박근혜 캠프에 있었던 사람들, 공영방송 출연에 제약받는 건 당연하다. 캠프에서 선거 뛰다, 공영방송 나와 객관적인 척하는 게 국민 사기극이에요”가 325건이나 리트위트됐다는 사실이다.

    먼저 김씨는 ‘문재인 캠프 출연금지 리스트’ 발언을 입증해야 한다. 진짜 블랙리스트가 존재한다면 심각한 문제다. 참고로 TV조선 뉴스쇼 ‘판’은 김씨 발언 이후 섭외하려 했으나 거절당했다고 했다. 방송국이나 출연자 양쪽 모두 선택권이 있는 것은 아닐까. 그리고 TV조선이 섭외를 하려 했다면, 모든 방송국이 공유하는 블랙리스트나 보도지침 존재 여부가 의심스럽다. 필자 또한 대선 직후 고정이던 3개 시사프로그램에서 갑자기 하차했다. 당시 작가는 “프로그램 개편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몇 개 프로그램에서 방송 직전 취소전화를 받았는데, 이유인즉 “선거 끝나니 정치 얘기가 부담스럽다”는 설명이었다. 전적으로 이해한다. 시청률에 목숨 거는 방송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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