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40

2012.06.04

‘트위터 전사’ 김여진 프로 엄마로 변신

  • 김행 소셜뉴스 위키트리 부회장

    입력2012-06-04 10: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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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기 방송인이자 소셜테이너(소셜+엔터테이너)인 김여진(@yohijini) 씨. 그는 현재 정치·사회 관련 트위트는 하지 않는다. 지난해 홍익대와 한진중공업 노동자 해고사태에 맞서 ‘날라리’ 외부세력과 함께하고, 현장을 찾아 희망버스를 이끌었을 때와는 사뭇 달라진 것이다.

    그의 현재 트위터 프로필은 “아무튼 순하다. 정말이다”다. 놀라운 반전이다. 왜 변했을까. 2004년 김진민 MBC PD와 결혼한 지 8년 만인 올해 2월 13일 첫아들을 순산했기 때문이다. 그는 엄마가 됐고 그의 트위터에는 온통 아이 키우는 얘기뿐이다.

    오늘도 “잘 놀고 웃는 날이 있고, 많이 울고 보채는 날이 있죠. 간혹 보는 사람들은 ‘아기가 순하네요’ 또는 ‘에구, 까다롭기는…’이라고 말하죠. 엄마는 속으로 ‘땡! 지금 그런 것뿐이에요’ 아기는, 나처럼, 매일 달라요” “에구, 고맙습니다. 잠투정 시간 지나면 나아지고 또 가끔 심해지고 그래요. 손 타는 거 걱정 말고 많이 안아주세요. 그래야 아기 뇌가 쑥쑥 큰대요” 등의 트위트를 날렸다.

    그의 프로 전사(戰士)에서 프로 엄마로의 변신은 무죄다. 왜? 그는 배우가 아닌 엄마이므로. 아들의 백일 사진도 트위터를 통해 공개했다. 최근 출간한 그의 첫 에세이집 ‘연애’의 표지와 앞날개에도 만삭 때 사진을 썼다.

    ‘연애’엔 “먼저 애정을 주되 기다릴 줄 알고, 설득하되 가르치지 않고, 거리를 두되 버려두지 않고, 웃으며, 함께, 끝까지 가보면서 자신과 타인을 성찰해가는 관계. 연애를 하면서, 멋진 연애를 고민하고 노력하면서, 우리는 자란다”라는 글귀가 눈에 띈다.



    반면 한진중공업 사태의 ‘소금꽃’이던 김진숙 지도위원(@JINSUK_85)은 여전히 전투적이다. 그의 프로필엔 “1년 만에 집에 돌아왔습니다. 2011년 1월 달력이 걸려 있던 85크레인을 내려오니 집에도 여전히 2011년 1월 달력이 걸려 있군요. 1년… 웃으면서 끝까지 함께했던 희망버스 타고 세상 가장 아름다운 여행을 했습니다. 일하는 사람이 잘사는 세상이 진짜 민주주의라 믿습니다”라고 돼 있다.

    오늘도 그는 “독일에서 돌아와 젤 먼저 듣는 소식이 쌍용자동차 분향소 침탈과 한진 해고자 용대 형님 아들의 재수술 소식이다. 해고된 아빠를 걱정해 아픈 것도 숨겼던 아들. 노동자들을 이렇게 짓밟고 함부로 해고하는 나라가 또 있을까. 독일이 부러웠던 건 국가가 노동자를 존중한다는 것이었다”면서 “1920~30년대 독일 노동자들이 열악한 근로조건에 결핵으로 쓰러져가자 젤 먼저 노동시간을 줄였단다. 노조를 박멸 대상이 아닌 파트너로 인정하며 독일은 강대국이 되었단다. 노동자를 존중하고, 노동조합을 인정하는 건 당사자들만이 아니라 국가 전체의 이익이 되는 일이다”라고 트위트를 날렸다.

    ‘트위터 전사’ 김여진 프로 엄마로 변신

    김여진이 펴낸 에세이집 ‘연애’(왼쪽). 김여진이 트위터에 올린 아들의 100일 사진.

    쌍용자동차와 한진중공업 사태가 아직도 김 지도위원을 붙들어 매는 셈이다. 50대인 그가 아이를 낳을 일은 없을 테니 그는 계속 투쟁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대한민국 노사 현실과 사회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다시! 왜 김씨는 지금 정치·사회 관련 트위트를 하지 않을까. 개념배우 김씨에게도 모정은 그 무엇보다 먼저이기 때문은 아닐까. 그의 눈에 온통 아이만 보일 것이다. 그러다 보니 순해지고, 따뜻해지고…. 트위터는 정제되지 않은 가장 날카로운 말도 전달하지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엄마와 아이의 천사 같은 이야기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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