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97

2011.07.25

몸값 낮춘 삼각별 젊은 소비자에 ‘러브콜’

벤츠 C클래스 블루이피션시

  •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입력2011-07-25 12: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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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몸값 낮춘 삼각별 젊은 소비자에 ‘러브콜’
    ‘지상을 달리는 삼각별’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리는 벤츠. 한때 아무나 탈 수 없는 명품 차량의 대명사였던 벤츠가 몸값을 낮추고 확 젊어진 C클래스로 젊은 소비자를 유혹한다. 이 정도라면 30대 직장인도 조금 무리해서 “나 벤츠 타는 사람이야!”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벤츠에서 새로 내놓은 C클래스 블루이피션시는 젊은 층을 겨냥한 4000만~5000만 원대 엔트리급 세단이다. 디자인과 성능을 대폭 개선한 4세대 페이스리프트(부분 변경) 모델로, 언뜻 스포츠 쿠페 느낌도 난다. 그만큼 젊고 역동적이다.

    C클래스 신형은 4년 만으로, 6월 초 국내시장에 출시했다. 보통 5~7년 주기로 모델을 바꾸는 데 비해 조금 이른 감이 있다. 하지만 다 이유가 있다. 단도직입으로 말하면 기존 모델이 시장에서 고전하기 때문. 자동차업계에서는 실적이 저조한 이유를 벤츠의 브랜드 성향에서 찾는다. 벤츠의 보수적 이미지 때문에 엔트리급 주요 소비자인 20~30대 젊은 층이 외면해왔다는 것.

    벤츠는 한층 젊어진 C클래스 신형을 내놓으면서 시장을 뒤집겠다고 벼른다. 일단은 성공적으로 보인다. 6월 한 달간 구형(30대)을 포함해 총 473대를 팔았다. 경쟁 모델 아우디 A4(290대)와 BMW 3 시리즈(210대)를 월등히 앞섰다. 신차 효과를 감안해도 예상을 뛰어넘는 수치다.

    # 젊어지려는 노력 곳곳에서 발견



    장맛비 속에서 만난 신형 C200 CGI(가솔린) 블루이피션시의 첫인상은 아주 힘 있고 단단했다. 그릴 중앙에 벤츠 특유의 커다란 ‘삼각별’이 있고, 양옆에는 둥근 LED(발광다이오드) 미등을 추가한 ‘L’자형 전조등이 역동적으로 대칭을 이룬다. 새 디자인의 AMG 범퍼 하단에는 안개등 대신 일자형 LED 주간 주행등이 들어갔다.

    측면은 펜더에서 시작한 선이 뒤로 갈수록 둥글게 치켜 올라가며 넓어진다. 마치 단거리 육상선수 같다. 후면은 범퍼 하단부 경계를 굵은 선으로 처리하고 램프에 LED를 적용해 우아한 이미지를 살렸다. 전체적으로 벤츠 고유의 이미지를 강조하면서도 젊어지려고 노력한 흔적이 곳곳에서 엿보였다.

    실내 디자인은 더 많이 바뀌었다. 먼저 센터페시아 부분에서는 돌출한 모니터를 깔끔하게 안으로 밀어 넣었다. S클래스나 E클래스와의 통일성을 추구한 것이다. 조작 기기와 버튼을 금속성의 은빛 플라스틱 소재로 꾸며 미래지향적인 느낌이 들었다. 스티어링 휠은 4포크에서 3포크로 바꿔 한층 날렵해졌다. 편의사양으로 한국형 내비게이션과 파노라마 선루프, 17인치 알로이 휠을 기본으로 장착했다.

    # 고속주행 시 거슬리는 소음

    스마트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었다. 탄탄하면서도 부드러운 벤츠 특유의 엔진음이 들려왔다. C200은 4기통 1796cc DOHC 직분사 터보차저 엔진을 장착했다. 최고출력 184마력, 최대토크는 27.5kg·m. 변속기는 기존 5단 자동 미션에서 7단 지(G)-트로닉 플러스 변속기로 업그레이드했다.

    꽉 막힌 서울 도심을 어렵게 빠져나와 영동고속도로에 들어섰다. 속도를 높이자 7단 변속기가 속도에 맞춰 완벽하게 작동했다. 시점을 알기 어려울 정도로 무리 없는 변속이었다. 후륜구동 특유의 안락함에 추월 시 민첩함까지 갖춰 특별히 흠잡을 데가 없었다.

    가속페달을 깊숙이 밟아 속도를 높였다. 순간적으로 튀어나가면서 빠르게 가속이 이뤄졌다. 그러나 시속 130km를 넘어서자 갑자기 소음이 커졌다. 예민한 사람은 귀에 거슬릴 수 있을 정도였다. 하부에서 전해오는 마찰음과 풍절음, 엔진음이 섞여 듣기 싫은 소리가 났다. 조수석의 동승자와 대화하려면 목소리를 높여야 했다. 180km/h까지 속도를 높여봤다. 주행 성능이나 안정적인 핸들링이 인상적이었다. 속도를 줄이지 않고 코너에 들어섰다. 타이어가 지면을 움켜쥐듯 쉽게 돌아나갔다. 약간 딱딱한 느낌의 가죽시트가 빠른 코너링에서도 몸을 잘 받쳐줬다.

    전체적으로 묵직한 맛은 떨어졌지만, 그 대신 민첩하게 움직였다. 가속페달과 브레이크는 반응이 빨랐다. 차체가 크지 않아 다루기도 편했다.

    # 트렁크 좁고 사이드미러 사각지대 불만

    몸값 낮춘 삼각별 젊은 소비자에 ‘러브콜’
    C200의 편의사양 가운데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차간 거리 경고 기능. 전후좌우에 센서가 있어 차량이나 물체가 접근하면 경고음이 울리면서 막대그래프 모양의 등에 불이 차례로 들어온다. 물체에 근접할수록 더 많은 등이 켜져 주행은 물론, 주차할 때도 편하다. 초보 운전자나 여성 운전자가 특히 좋아할 만한 기능이다.

    시승할 때 몇 가지 거슬리는 부분도 있었다. 먼저 앞뒤 시트 간격이 좁아 뒷좌석에 키 176cm의 성인이 탔을 때 무릎이 앞좌석에 바짝 닿았다. 트렁크는 골프백 2개가 들어가면 꽉 찰 정도로 좁았다. 사이드미러가 작아 뒤쪽의 시야 확보도 어려웠다.

    신형 C200의 최고 안전속도는 235km/h이고, 정지 상태에서 100km/h를 7.8초에 돌파한다. ECO 스타트 앤드 스톱 기능을 장착해 연료 효율성을 높였다. 공인연비는 ℓ당 11.9km.

    # 지름 17cm 심볼 왜 이렇게 커?

    C클래스의 앞쪽 라디에이터그릴에 달린 심볼 크기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엇갈린다. 직접 재보니 지름이 17cm다. “멀리서 봐도 벤츠의 존재감을 알릴 수 있어 좋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너무 커서 촌스럽다”는 의견도 많았다.

    우스갯소리로 요즘 성공한 남성은 ‘사랑하는 여인에게 하늘의 별 대신 별을 달고 지상을 달리는 벤츠를 선물한다’고 한다.

    그럼 벤츠에서 가장 저렴한 ‘별’인 C클래스를 사려면 돈이 얼마나 필요할까. C200 CGI 블루이피션시 4630만 원, C200 CGI 블루이피션시 아방가르드 5270만 원, C220 CDI 블루이피션시 5370만 원, C250 5800만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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