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58

2000.11.09

부자 되려면 일찍부터 저축하라

  • 입력2005-05-18 15: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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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자 되려면 일찍부터 저축하라
    “너도 이제 스스로 돈을 벌게 됐으니 네가 쓰는 방값과 생활비를 따져서 한달에 45만원씩 하숙비를 내라.”

    다른 사람도 아닌 어머니에게 이런 말을 들었다면 “정말 우리 엄마 맞아?”하고 귀를 의심했을 법한 일이다. 송현명씨가 25세 되던 때 대학을 마치고 회사에 취직하자마자 갑자기 어머니가 부르시더니 이런 말을 하시니 어쩌겠는가. 어머니 말대로 할 수밖에….

    송현명씨는 이렇게 해서 30세가 돼 결혼할 때까지 6년 동안 매달 꼬박 45만원씩 어머니에게 하숙비를 드렸다. 그동안 송현명씨가 어머니에게 드린 하숙비만도 모두 3240만원(=매달 45만원×12개월×6년)이나 된다. 송현명씨는 매달 45만원이 적은 돈은 아니라는 생각이야 했지만 이렇게 큰 돈인 줄 미처 몰랐다. 송씨는 결혼 후에도 근로자 비과세 신탁통장을 만들어 매달 45만원씩 저축을 계속했다.

    그 후 또 6년이 흘렀다. 어느덧 36세가 된 송씨는 그동안 모은 돈이 꽤 되겠다 싶어 통장을 열어봤다. 송씨 통장에는 6년간 원금 3240만원에 연 10% 이자 배당까지 포함해 모두 4137만원이나 되는 거금이 들어 있었다.

    하루라도 빨리 적금 등 가입 ‘시간은 돈’



    송씨는 흐뭇한 마음에 아내와 의논해 부업으로 장사라도 하기로 했다. 그러나 인생은 왜 이다지도 험난하단 말인가. 여기저기 알아보니 가게 얻고 인테리어하고 상품 들여놓는 데 1억원은 족히 들어간단다. 어쩌겠는가. “대출이라도 받아야지”하는 데 생각이 미치자 송씨는 다시 어머니를 찾았다. “어머니, 6000만원 은행 대출 받는 데 보증 좀 서 주시면…” 어머니는 물끄러미 바라보시면서 품에 고이 간직했던 통장을 하나 꺼내놓으신다. 어머니는 언젠가 이런 날이 올 것 같아 송씨에게서 받은 하숙비를 고스란히 저축하셨단다.

    어머니로부터 하숙비 통장을 받아 든 송씨는 다시 한번 놀랐다. 어머니의 하숙비 통장에는 송씨가 이제까지 모은 돈의 ‘더블’에 가까운 6556만원이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어머니 하숙비 통장에도 매달 45만원씩 6년 동안 저축했고, 송현명씨도 매달 45만원씩 6년 동안 저축했으니 원금은 두 사람 모두 똑같고, 이자나 이자소득세 모두 똑같았다. 그런데 이게 도대체 어찌 된 일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25세 때 매달 낸 하숙비 45만원은 1년이면 원금 540만원에 이자가 붙어서 562만원이 되고, 송씨가 36세가 되면 11년 동안 복리이자가 붙어 1351만원이나 된다. 그러나 송씨가 어머니보다 6년 늦게 31세에 저축한 540만원은 똑같이 복리이자를 쳐도 36세에 822만원에 불과하다. 결국 6년 동안 복리이자의 차이가 똑같은 이율에 똑같은 원금을 저축하고도 거의 ‘더블’이라는 재테크 차이를 만들었다. ‘시간은 돈’이라는 이야기가 그대로 증명된 셈이다.

    세상 일에는 때가 있는 법이다. 물론 재테크도 마찬가지다. 하루 이틀 미루는 것이 재테크의 최대 걸림돌이다. 50세까지 창업자금 1억원을 만들기 위해 10년 동안 매달 적금을 붓는다고 치자. 20세에 매달 8만9000원을 10년간 적금 들면 50세에 1억원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이리저리 미루다가 30세부터 시작한다면 매달 21만4650원을 10년 동안 내야 1억원을 만들 수 있다. 똑같이 10년 동안 내는데 월 부담금이 12만5650원이나 차이가 난다.

    또 40세부터 시작한다면 매달 51만7680원을 10년 동안 부어야 50세에 1억원을 만들 수 있다. 20년간 미룬 벌금으로 매달 42만8680원을 내게 생겼으니 이를 두고 억울하다고 해야할까, 아니면 기가 막히다고 해야 할까. 아니면 ‘아차! 생각이 모자랐다’고 해야 할까. 부자가 되고 싶으면 무조건 일찍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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