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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밤 색다른 추억 쌓기 ‘야간 라운드’

[김종석의 인사이드 그린] 20, 30대 젊은 층 야간 라운드 선호… 평일 야간 골프 새로운 문화

  • 김종석 채널A 성장동력센터 부장 (전 동아일보 스포츠부장) kjs0123@donga.com

여름밤 색다른 추억 쌓기 ‘야간 라운드’

경기 파주시 베스트밸리GC에서 야간 라운드를 하는 모습. [동아DB]

경기 파주시 베스트밸리GC에서 야간 라운드를 하는 모습. [동아DB]

30대 회사원 A 씨는 올여름 골프 동호회 멤버들과 ‘라이트(light) 게임’을 즐기고 있다.

“반차나 휴가를 내고 해질 무렵 골프장에 가면 더위를 피해 라운드를 할 수 있어요. ‘야골’(야간 골프)만의 색다른 매력도 만끽하면서요.”

경기 파주시 베스트밸리GC의 김정권 본부장은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진행되는 3부 타임에는 젊은 남녀 골퍼의 비중이 70% 가까이 된다. 과거와는 다른 문화가 생겼다”고 말했다.

후텁지근한 계절을 맞아 야간 라운드에 골퍼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골프 트렌드를 주도하는 2030세대가 야간 골프의 주류로 떠올랐다. 낮보다 쾌적한 환경에 비용까지 저렴한 경우가 많아 ‘백야(白夜) 골프’에 빠진 ‘올빼미’ 골퍼가 늘어나는 추세다.

2030 중심 야간 골프 인기

전 세계 골프장의 티타임을 연결하는 플랫폼 ‘타이거 GDS’ 개발사인 AGL이 최근 발표한 국내 골프장 이용객 분석 자료 ‘골프컨슈머리포트(GCR)’에 따르면 지난해 20대 골퍼 증가율은 52.4%에 달해 전체 연령대 중 가장 높았다. 30대는 40.3%였다. 20대 골퍼 비중은 전체의 6.2%, 30대는 10.6%로 골프장 주 고객층인 40~60대보다 적었지만 성장세가 매우 가파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50대는 낮 시간대에 주로 골프장을 이용했고 20, 30대 MZ세대는 새벽과 야간 시간대 이용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AGL은 KT, BC카드와 공동으로 지난 3년간(2019~2021) 전국 주요 골프장 이용자와 소비 관련 빅데이터를 분석했다.



AGL은 “지난해 수도권의 한 대중 골프장은 20, 30대 이용객 비중이 21.8%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20, 30대 이용객이 95.2%나 증가했다. 특히 퇴근 시간대인 오후 7시 이후엔 20, 30세대 비중이 약 30%에 육박했다”고 밝혔다.

인터넷 골프장 부킹 사이트 XGOLF에 따르면 야간 라운드는 날이 무더워지기 전인 5~6월부터 수요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5월 야간 시간대 예약률은 4월 대비 23.7% 늘었다. 주말 골프는 비용 부담이 크지만, 평일 밤에는 교통체증 없이 시간을 절약하는 장점이 있다는 게 야간 골프를 선호하는 MZ세대의 설명이다. 베스트밸리GC를 자주 찾는다는 30대 한 자영업자는 “야간에는 기온이 25도 밑으로 떨어져 시원하다. 풀벌레, 개구리 우는 소리를 들으면 소풍이라도 온 것 같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일부 골프장의 조명 시설이 열악해 어두운 곳이 많거나 그림자가 플레이를 방해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설계를 거친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으로 야간에도 전혀 지장이 없다. 3월 말부터 11월 중순까지 나이트 골프를 운영하는 인천 스카이72GC는 지난해 클래식(18홀)과 레이크(18홀) 2개 코스의 약 2700개 라이트 시설을 교체해 한층 더 밝은 환경을 갖췄다. 30m 간격으로 촘촘히 배치된 라이트는 최대 400럭스에 달해 골퍼에게 안정적인 플레이 환경을 제공한다. 학교의 일반 교실 조도가 350럭스이고 주택 거실 조도가 150럭스 정도다.

야간에 맞는 코스 전략 필요

인천 스카이72GC는 야간 골프가 용이하도록 라이트 시설 2700개를 교체했다. [사진 제공 · 스카이72GC]

인천 스카이72GC는 야간 골프가 용이하도록 라이트 시설 2700개를 교체했다. [사진 제공 · 스카이72GC]

스카이72GC 관계자는 “여름철에는 낮 시간대 티타임보다 나이트 골프가 먼저 마감된다. 9홀은 햇빛, 9홀은 달빛 아래서 라운드할 수 있는 오후 5~6시대 티타임이 가장 인기가 좋다”고 전했다. 한 골프 동호회 회원은 “새까만 하늘 아래 흰 공이 빨랫줄처럼 날아가는 모습을 보면 마치 프로야구 야간 경기에서 홈런 공을 보는 것 같다”며 웃었다. 베스트밸리GC는 티박스 250럭스, 페어웨이 150럭스, 그린 350럭스 수준을 유지한다.

야간에는 주간과 다른 코스 공략이 필요하다. 양찬국 스카이72GC 헤드프로는 “골프 코스 전체를 바라보면서 살피는 낮과 달리 밤에는 거리 파악에 혼란이 올 수 있다. 거리 측정기를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밤이슬의 영향으로 공이 덜 굴러가 비거리가 주간보다 10~20m 줄어들기 때문에 클럽 선택 시 이 점을 감안해야 한다. 그린이 물기를 머금은 데다 하루 종일 잔디가 자라 스피드가 떨어지니 퍼트할 때 다소 강한 느낌으로 하는 게 좋다. 골프공 표피에 형광 물질이 섞인 제품은 야간에 더 잘 보여 선호된다.

또 안전사고와 분실물이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한 달에 두세 번 심야 라운드를 한다는 대학교수 B 씨는 “타구에 맞지 않으려면 동반자의 플레이를 잘 지켜봐야 한다. 스프링클러나 계단 등에서 낙상 우려도 있으니 이동할 때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을 무리하게 찾으려다 실족하거나 뱀에 물릴 수도 있어 때론 마음을 비우는 자세도 필요하다. 동반자와 합의를 통해 로스트 볼이 나오면 해저드 처리를 하는 것도 바람직해 보인다.

한 골프장 관계자는 “조명이 미치지 않는 곳에 타구가 떨어질 수 있으니 평소보다 공을 넉넉히 준비하는 것이 좋다”며 “모기나 해충 피해를 막기 위해 벌레 기피 스프레이를 뿌리면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양찬국 프로는 “인공 조명도 피부에 안 좋을 수 있으니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야 하고, 긴팔 셔츠와 긴 반지를 입어야 한다”면서 “밤에는 체력 소모가 많기 때문에 간식도 적절히 먹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스페셜한 이벤트 다양

경기 광주시 큐로CC는 야간 골프 시 9홀 종료 후 노랑통닭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제공 · XGOLF]

경기 광주시 큐로CC는 야간 골프 시 9홀 종료 후 노랑통닭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제공 · XGOLF]

클럽은 캐디가 챙겨도 잃어버리는 사례가 종종 나온다. 특히 쇼트게임을 할 때는 웨지를 여러 개 들고 가기도 하니 잘 챙겨야 한다.

야간 골프만의 매너도 요구된다. 지나친 음주는 금물. 자칫 큰 부상이나 카트 사고 등을 당할 수 있다. 한 골프장 지배인은 “그린에서는 상대방 퍼팅 라인에 다른 동반자의 그림자가 들어가면 자칫 퍼팅이 힘들 수 있다. 이를 피하기 위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야간 골프는 모르는 사람과 함께 공을 치는 ‘조인 문화’도 활발하다. 주중에 4명이 한 팀을 이루기 어려울 수 있어 골프장 홈페이지나 부킹 사이트 등을 통해 동반자를 찾는 ‘혼골족’도 많다.

야간 골프만의 차별화된 서비스와 이벤트를 진행하는 골프장도 늘고 있다. 경기 광주시 큐로CC(퍼블릭 27홀)는 야간 라운드 그린피를 16만 원부터 책정했으며, 9홀 종료 후 노랑통닭을 무료로 제공한다. 경기 용인시 써닝포인트CC(퍼블릭 18홀)도 9홀을 마치면 스타트하우스에서 포크립과 음료를 무상으로 제공해 호평받고 있다. 경기 시흥시 솔트베이GC(퍼블릭 18홀)는 ‘다크나이트’ 행사를 하고 있는데, 2개월 내 최다 내장객에게 선물을 주고 연간 최다 내장객에게는 그린피 면제 혜택을 준다. 골프존카운티 안성W와 구미는 야간에 노 캐디 셀프라운드를 진행한다.

강원 홍천군 비콘힐스GC(퍼블릭 18홀)는 해발 692m 봉화산 자락에 위치해 한여름에도 시원하게 라운드를 할 수 있다. 충북 충주시 대영베이스CC의 야간 라운드 그린피는 9만9000원부터다. 이 골프장에서는 8월 한 달 동안 한 팀 4명이 모두 MZ세대인 경우 호랑이 골프공 1줄을 선물하고 있다. 경북 김천시 포도CC(퍼블릭 18홀)는 국내 최초 야간 골프대회인 ‘머스코 문라이트 시니어 오픈’을 개최하기도 했다. 경북 상주시 블루원상주CC(퍼블릭 18홀)는 백화산(해발 933m) 자락의 평균 해발 310m에 자리해 한여름에도 서늘한 데다, 최상의 잔디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다. 노 캐디 라운드도 가능해 비용을 줄일 수 있다.

김종석 부장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동아일보 스포츠부장을 역임한 골프 전문기자다. 1998년부터 골프를 담당했고 농구, 야구, 테니스, 배드민턴 등 주요 종목을 두루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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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동아 1353호 (p64~66)

김종석 채널A 성장동력센터 부장 (전 동아일보 스포츠부장) kjs0123@donga.com
1366

제 1366호

2022.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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