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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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자연이 준 기적의 물, 식초

이것만 따라 하면… “나도 비니거 셰프!”

아빠는 식초 버몬트, 큰딸은 식초 디톡스, 막내는 식초 요구르트…

  • 입력2018-06-23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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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상준 한국전통식초협회장이 전하는 ‘건강 식초 100% 즐기기’

    [조영철 기자]

    [조영철 기자]

    한상준 한국전통식초협회 회장은 매 끼니 밥 한 공기에 식초 두 큰술을 뿌려 먹는다. 자신이 경영하는 경북 예천의 초산정에서 전통발효식초를 만들다가도 틈틈이 식초 물을 마신다. 서울 출장길에는 반드시 물에 식초를 희석한 ‘초병’을 챙긴다. 

    “식초를 마실 때와 안 마실 때 차이는 저녁에 안다. 피로를 느끼는 정도가 확연히 다르기 때문”이라는 게 그가 말하는 식초예찬론의 핵심이다. 그에게 몸에 좋은 전통발효식초를 어떻게 섭취하는 게 효과적인지 물었다. 

    요즘은 텀블러나 휴대용 물병에 식초 또는 과일주스를 넣어 마시는 분이 많아요. 

    “맞아요. 한때 미국에서 유행했고, 요즘은 국내에서도 젊은 여성분들이 ‘식초 디톡스’에 관심이 많아요. 초산, 구연산 등 식초에 들어 있는 60여 종의 유기산은 물에 녹는 항산화제라 인체에 나쁜 활성산소를 파괴하는 작용을 하죠. 포도당이 산화하면서 만드는 젖산이 많이 쌓이면 신진대사를 방해하는데, 이때 식초가 젖산을 분해해 몸 밖으로 배출해주니 참 고마운 친구예요.(웃음) 체내에 지방으로 축적된 당분이나 글리코겐을 분해하니 비만 방지와 피부미용에 좋은 거죠. 그러니 어차피 마실 물에 식초를 희석한 초병을 들고 다니면 자연스레 갈증을 없애고 건강도 챙길 수 있어요.” 

    어떻게 만드나요. 

    “간단해요. 500ml 생수에 자연발효된 좋은 식초를 소주잔 반 잔 분량(20ml)을 넣고 희석하면 끝이에요. 20배 이상 엷게 희석돼 신맛이 약해져 물처럼 마실 수 있죠. 저는 이렇게 해서 하루 3병(1500ml)가량 마십니다. 처음엔 500ml 한 병 정도로 시작해 꾸준히 마시는 게 중요한데, 그렇게 마시다 보면 나도 모르게 면역력이 향상되고 몸의 회복 능력이 높아지는 걸 느낄 수 있어요.” 



    그의 말처럼, 식초 자체는 산성 물질이지만 체내에서는 알칼리성으로 작용해 체내 pH를 원상태로 돌려줘 피로를 풀어주는 역할을 한다. 젖산 등으로 혈액의 pH가 산성으로 바뀌어 피로감이 몰려올 때 식초를 마시면 혈액이 중화되는데, 이는 식초에 들어 있는 아세트산이 물에 녹아 이온화하면서 알칼리성 이온이 되기 때문이다.

    파인애플에는 곡물식초가 제격

    미국 버몬트(Vermont)주에서는 식초에 꿀을 섞어 마시는데요. 

    “맞아요. 미국 버몬트 지역은 장수하는 주민이 많고 성인병 환자는 적기로 유명합니다. 그 비결은 사과식초와 꿀 음료를 마시는 건강법에 있다고 해요. 여기서 유래한 게 바로 ‘식초 버몬트’죠. 만드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식초와 꿀을 4 대 6 비율로 혼합해 냉장고에 넣어두고, 필요할 때 물에 희석해 마시거나 우유에 타서 요구르트처럼 걸쭉하게 만들어 먹는 거예요. 매실청이나 과일 농축액에 희석해 마셔도 좋고요.” 

    아이들에게는 식초 플레인 요구르트도 인기인데요. 

    “식초 플레인 요구르트는 칼슘 흡수를 돕고 장 건강에도 좋아 성장기 아이에게 특히 유익하다고 알려졌죠. 아이들 입맛에도 ‘딱’이고요.(웃음) 만드는 방법도 간단해요. 우유나 두유 한 컵에 식초를 한 큰술 넣고 골고루 섞는데, 이때 단백질이 응고돼 플레인 요구르트처럼 걸쭉해집니다. 여기에 꿀을 한 큰술 넣으면 달콤새콤한 ‘건강 식초간식’이 되죠.” 

    젊은 여성에게는 무가당 파인애플 식초가 인기인데요. 

    “이때는 파인애플의 주성분과 어울리는 현미식초 같은 자연발효된 곡물식초가 좋아요. 파인애플에는 신맛을 내는 구연산이 풍부하고 곡물에는 아미노산 성분이 풍부해 자연스럽게 유기산의 조화가 맞춰지는 거죠. 파인애플 과육을 깍두기처럼 썰어 담가도 되고, 과육을 믹서에 곱게 갈아 담가도 좋아요. 1년 이상 냉장고에 보관하면서 좋은 식초로 두고두고 먹을 수 있습니다. 당분이 추가되지 않아 신맛이 강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파인애플 당분만으로도 단맛을 느낄 수 있어요. 일반적인 식초 요리에 두루 사용해도 좋고, 기호에 따라 마실 때 꿀을 조금 추가해도 됩니다. 파인애플 식초를 100% 활용하려면 식초를 마시면서 적당한 운동을 해야 해요. 식초가 몸에 들어오면 신진대사 활동을 하는데, 이때 운동이 윤활유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에 똑같이 파인애플 식초를 마셔도 효과는 천양지차가 되죠. 적당한 운동과 함께 인위적인 당분이 포함되지 않은 파인애플 식초를 드시면 좋아요.” 

    식초 본연의 맛을 즐기려는 분도 많은데요. 

    “희석한 식초 음료 외에도 6도 이상 산도를 보이는 전통식초는 제철 나물 무침이나 마요네즈, 케첩 등과 함께 드레싱으로 활용하면 좋아요. 어르신은 초콩이나 초란, 초밀란 등으로 드셔도 효과가 있고요.”

    입맛에 맞는 식초 요리법

    파인애플 식초
    01 파인애플과 식초를 1 : 1 비율로 준비한다.
    02 파인애플 껍질을 벗겨 과육을 준비하는데, 이때 파인애플 중앙의 심지는 단백질 분해 효소인 브로멜린 
        성분이 많으므로 과육과 같이 넣는다.
    03 과육을 1cm 미만 두께로 깍둑썰기해 병에 담고, 자연발효식초를 붓는다.
    04 냉장고에서 2주가량 숙성시킨 후 마시거나 물 또는 음료에 희석해 먹는다. 과육은 샐러드나 요구르트 
        등에 토핑으로 얹어 먹는다.
    05 물에 희석할 때는 파인애플 식초와 물을 1 : 10 비율로 하고, 에이드의 경우 물을 조금 적게 넣는다. 
        신맛 강도에 따라 파인애플 식초를 조금씩 가감하면 된다.
    06 우유나 두유에 파인애플 식초를 5분의 1 정도 희석해 잘 섞으면 단백질이 응고돼 걸쭉한 플레인 
        요구르트를 맛볼 수 있다.

    식초 버몬트
    01 식초와 꿀을 4 : 6 비율로 섞어 물에 희석해 마신다.
    02 매실청이나 과일 농축액을 넣어 먹어도 좋다. 신맛을 즐기지 않는 사람에게 ‘강추’.

    식초 플레인 요구르트
    01 우유 1컵에 식초 1큰술을 희석한다.
    02 우유에 식초를 넣으면 소화를 돕고 칼슘 흡수를 높일 수 있다.
    03 각종 채소나 과일에 식초 플레인 요구르트를 넉넉히 부으면 ‘간식 드레싱’으로 제격이다.

    장아찌
    01 식초, 진간장, 설탕, 물 비율을 1 : 1 : 1 : 0.5로 맞춰 장아찌 물을 만든다. 재료와 기호에 따라 식초를 
        가감하면 된다.
    02 명이나물, 깻잎, 부추, 양파 등 제철 채소에 장아찌 물을 잠길 듯 붓고 냉장 보관한다.

    피클
    01 피클 물의 비율은 식초 160ml : 생수 300ml : 설탕 120g : 소금 5g. 기호에 따라 식초와 설탕 양을 
        조절한다.
    02 무, 양파, 오이, 양배추 등 채소에 피클 물을 잠길 듯 붓고 이틀간 냉장 보관한 후 먹는다.

    냉국
    01 오이냉국, 미역냉국 등에 활용한다.
    02 생수 500ml : 식초 50ml : 국간장 15ml : 설탕 15g 비율이 적당하며 기호에 따라 오이채, 참기름, 
        통깨를 살짝 뿌린다.

    초고추장
    01 비빔국수, 냉면, 숙회, 횟감 등에 활용한다.
    02 고추장 2 : 식초 1 : 설탕 1 비율로 하며 다진 마늘이나 통깨를 살짝 뿌려도 좋다.

    초간장
    01 튀김류나 부침전 등에 활용한다.
    02 식초와 진간장을 1 : 1 비율로 하고, 청양고추나 참기름을 살짝 넣는다.

    초밥식초

    01 비율은 식초 250ml : 설탕 45g : 소금 15g으로 하며 여기에 3cm 크기의 다시마를 넣으면 된다.
    02 김초밥, 생선초밥, 채소초밥 등에 활용한다. 밥 한 공기에 초밥식초를 2큰술 정도 뿌리면 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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