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61

..

절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Z세대의 다양한 픽

[김상하의 이게 뭐Z?]

  • 김상하 채널A 경영전략실 X-스페이스팀장

    입력2022-10-27 10:00:02

  • 글자크기 설정 닫기
    ※검색창에 ‘요즘 유행’이라고 입력하면 연관 검색어로 ‘요즘 유행하는 패션’ ‘요즘 유행하는 머리’ ‘요즘 유행하는 말’이 주르륵 나온다. 과연 이 검색창에서 진짜 유행을 찾을 수 있을까. 범위는 넓고 단순히 공부한다고 정답을 알 수 있는 것도 아닌 Z세대의 ‘찐’ 트렌드를 1997년생이 알잘딱깔센(알아서 잘 딱 깔끔하고 센스 있게)하게 알려준다.

    [GettyImages]

    [GettyImages]

     ‘맛집’이라는 표현을 이제 더는 음식 파는 곳에만 쓰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모두가 알 것이다. 맛집 뜻이 무언가를 잘하거나 지나칠 수 없는 곳이라는 정의로 변화하고 있다. Z세대에게는 여러 맛집이 있다. 2022년 Z세대가 가장 주목한 맛집은 사진 맛집이었다. ‘인생네컷’을 시작으로 많은 길거리에 사진 찍는 곳이 등장했고, 자신을 기록하는 것을 좋아하는 Z세대의 특징을 담은 프로필 사진 맛집도 인기였다.

    Z세대 식으로 말하자면 다양한 분야의 픽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지?”라는 신기함으로 마음을 사로잡는 가게와 물건도 많이 생겼다. Z세대가 절대 지나칠 수 없는 새로운 픽, 요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자주 보이는 픽을 살펴보자.

    쩝쩝박사 인증 혜화역 #포도 #와인슬러시

    서울지하철 4호선 혜화역 4번 출구 인근의 와인 가게 ‘포도’에서 파는 슬러시. [트위터 @taberu_ari]

    서울지하철 4호선 혜화역 4번 출구 인근의 와인 가게 ‘포도’에서 파는 슬러시. [트위터 @taberu_ari]

    트위터에 사진이 올라오자마자 “응?” 했다. 그냥 슬러시인가 했으나 그렇게나 사진이 많이 돌아다니는 이유가 있었다. 서울지하철 4호선 혜화역 4번 출구 근처에 있는 ‘포도’라는 와인 가게에서 파는 슬러시인데 와인으로 슬러시를 만든다는 ‘쩝쩝박사’스러운 아이디어로 사람들을 사로잡은 것이다.

    혜화동에 공연을 보러 가는 사람이 많아 트위터에 다양한 후기가 올라오는데, 레드와인 맛과 로제와인 맛 두 가지가 있고 가격도 2000원밖에 안 돼 길에서 간단하게 먹기 딱 좋다. 구매하면 컵을 주고 자기가 원하는 만큼 가져갈 수 있다. 혜화동에 갈 일이 생기면 무조건 가고 싶은 곳 1위로 등극했는데, 더 유명해지기 전 재빨리 다녀올 예정이다. 최근 날씨도 좋고 코로나19도 슬슬 사라지고 있어 길에서 후딱 먹기 딱 좋은 술이다.



    선물 주고받고 싶은 #페이퍼인센스 #종이조각가

    종이를 태워 향을 내는 페이퍼 인센스. [사진 제공 · 텀블벅]

    종이를 태워 향을 내는 페이퍼 인센스. [사진 제공 · 텀블벅]

    영화 ‘헤어질 결심’의 이미지를 종이로 만든 작품. [트위터 @paper_area]

    영화 ‘헤어질 결심’의 이미지를 종이로 만든 작품. [트위터 @paper_area]

    이사 후 집 꾸미기를 열심히 하다 보니 다양한 힙한 상품을 구경하게 됐다. 그중에서도 “아이디어 진짜 좋다”고 생각한 상품은 텀블벅에서 펀딩하는 페이퍼 인센스였는데 집에 흔히 있는 인센스와는 달랐다. 보통 스틱에 불을 피운다면 이건 종이를 태워 향을 내는 제품이다. 페이퍼에는 좋은 시, 글귀 등 다양한 문구가 들어가 있다. 제작자가 소개할 때 ‘시를 적어 태우는 종이 인센스’라고 했는데, 그 말이 더 주목하게 한다. 문구가 들어간 종이 디자인 역시 파도 모양으로 디자인돼 보기에도 예쁘고, 사용처가 확실한 선물로도 제격이다.

    비슷한 장르로 트위터에서 ‘perry 종이조각가’ 작품도 많이 보인다. 영화 ‘헤어질 결심’의 팬아트 공모전에서 수상한 걸 보고 직접 작품을 검색하게 됐다. 배우부터 야구선수까지 유명인의 팬아트를 주문하는 사람이 많았는데, 소중한 사람의 결혼기념일 선물로 웨딩사진을 페이퍼 아트로 제작해 선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만큼 정성이 담겨 보였다.

    팬들이 원하는 프메의 표본 #이동욱

    다정하고 유머러스한 프라이빗 메시지로 화제가 된 배우 이동욱. 
 [동아일보]

    다정하고 유머러스한 프라이빗 메시지로 화제가 된 배우 이동욱. [동아일보]

    배우 이동욱이 ‘프라이빗 메시지’(프메) 서비스를 시작했다. 일단 프메를 시작했다는 것 자체로 팬들이 난리가 났는데, 프메를 상상 이상으로 잘해 계속해서 SNS상에서 언급되고 있다. 여기서 프메는 아티스트와 팬이 소통하는 애플리케이션(앱)을 말한다. 한 달에 약 8900원을 지불하면 원하는 아티스트와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다.

    원래는 아이돌이 주로 하던 것이라서 이동욱이 한다는 말에 다들 신기해했는데, 너무 정성스럽게 자주 들어와 팬들에게 프메의 정석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동욱이 프메에서 자신을 항상 아저씨라고 표현해 그것조차 웃기다며 이슈가 됐다.

    이동욱의 프메가 유명한 이유는 답변을 진짜 웃기게 잘하기 때문이다. 과제를 같이하자고 하면 혼자 하라고 한다던가, 프메가 유료서비스라 더 열심히 한다는 솔직한 답변을 주고받아 인기다. 당분간은 SNS에서 이동욱의 프메 캡처 짤이 계속 보일 것 같다.

    그걸 쓸 계절이 왔다 #헤드폰

    헤드폰에 스티커나 키링을 부착해 꾸미는 ‘헤꾸’가 인기다. [트위터 @zansang.zip]

    헤드폰에 스티커나 키링을 부착해 꾸미는 ‘헤꾸’가 인기다. [트위터 @zansang.zip]

    길을 걷다 보면 헤드폰을 쓰고 다니는 Z세대를 자주 볼 수 있다. 헤드폰은 마니아층이 있어 이상하지 않지만, 최근 들어 쓰는 사람이 더 많아졌다. 필자의 팀 후배들도 헤드폰을 사려고 소니, 애플 등 다양한 브랜드 숍을 돌아다니며 무게를 확인하고 있다. 에어팟을 보고 처음에는 저걸 누가 쓰지 했다가 점점 유행이 된 것처럼, 헤드폰 역시 최근까지만 해도 약간의 거부감이 있었지만 쓰는 사람이 확 늘어났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우영우가 헤드폰을 쓴 모습을 보고 따라 산 사람도 있겠지만, 그전부터 약간씩 유행이 되는 듯하더니 이번에 애플이 선보인 헤드폰은 음질까지 좋다는 소문이 나면서 주목받고 있다. 체감상 주변에서 4명 중 1명은 “헤드폰 살까”라고 물어보는 느낌이다.

    패션적으로 호불호가 갈려서인지 트위터에서는 에어팟 맥스(헤드폰)를 사는 사람을 말리기 위한 짤도 돈다. 에어팟 맥스 무게가 384g이니 비비고 갈비탕 400g 무게와 비슷하다며, 에어팟 맥스를 쓰고 강의를 듣는 것은 비비고 갈비탕을 머리에 이고 강의를 듣는 것과 유사하다는 얘기다.

    이렇게 반대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헤꾸’라고 헤드폰 꾸미기를 하는 사람도 생겼다. 다양한 스티커를 헤드폰에 붙이거나 키링을 부착해서 꾸민다. 사실 에어팟도 처음 쓸 때만 어색했지 지금은 모두가 쓰지 않나. MZ 세대 사이에서 헤드폰이 힙한 아이템으로 자리 잡는 순간 유행이 되는 건 시간문제일 것이다.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