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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감 뿜뿜’ 사장이 기업을 망친다

[책 읽기 만보]

  • 최진렬 기자 display@donga.com

‘존재감 뿜뿜’ 사장이 기업을 망친다

※만보에는 책 속에 ‘만 가지 보물(萬寶)’이 있다는 뜻과 ‘한가롭게 슬슬 걷는 것(漫步)’처럼 책을 읽는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사장을 위한 노자
안병민 지음/ 센시오/ 300쪽/ 1만6800원

노자는 ‘도덕경’에서 임금의 수준을 네 가지로 분류했다. 최악은 백성들이 모욕하는 임금이다. 백성이 두려워하는 지도자는 그보다 낫다. 백성들이 존경하는 임금은 괜찮다 할 수 있지만 최고는 따로 있다. 바로 백성들이 ‘존재만 아는’ 지도자다.

‘공성사수 백성개위아자연(功成事遂 百姓皆謂我自然)’이라는 구절이 뒤따른다. 공을 이루자 백성들이 “우리는 원래 이랬다”고 말한다는 내용이다. 임금 처지에서는 섭섭할 법도 하다. 실컷 ‘열일’해 목표를 달성했더니 내 노력은 몰라준다. 그렇다고 서운해하면 이류다. 일류는 백성들이 자신의 노고를 모른다는 사실에 즐거워한다. 태평성대에는 백성들이 임금이 누군지 모르는 법. 노자가 보기에도 통치 목적은 백성들의 인정이 아니었다.

안병민 혁신가이드 대표는 신간 ‘사장을 위한 노자’에서 사장 역시 마찬가지라고 지적한다. 그는 “사장의 존재 이유는 조직의 목적을 이루는 것이다. ‘누가 알아주고 안 알아주고’에 연연한다면 그는 이미 사장이 아니다”라며 “사장의 존재감과 조직의 성과는 비례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또한 “눈에 안 보인다고 없는 게 아니다. 보이지 않지만 커다랗게 존재하는 게 ‘진짜 사장’이다”라고 덧붙인다.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과 유의미한 존재임을 증명하는 것은 별개라는 이야기다.

사장이 존재감을 드러내면 오히려 직원들의 눈치 살피기만 심해진다. “사장님이 하라잖아. 어차피 말해봐야 듣지도 않을 텐데” 같은 반응이 회사에 횡행한다. 자연스레 주체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고자 하는 욕구도 사그라진다. 자신의 회사에 ‘좀비 직원’이 많다고 느껴진다면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문제 원인은 가까이 있는 법이다.



저자는 ‘무위의 리더십’을 강조한다. 세상은 복잡다단하다. 아무리 ‘난사람’이라도 혼자만의 능력으로 성공하기 어렵다. 직원들이 열정을 갖고 나설 때 시장에서 승자가 될 수 있다. 저자는 “사장이 스스로를 비우고 버려야 조직이 살아난다. 카리스마로 무장한 리더가 모든 것을 좌지우지하는 시대는 저물었다”며 “전문적인 역량으로 무장한 직원들이 저마다의 분야에서 최고 성과를 올리게 지원하고 도와주는 사람, 그가 바로 사장이다”라고 말한다.





주간동아 1308호 (p72~72)

최진렬 기자 displ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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