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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신세경, 천우희, 배두나, 강동원 공통점은?

유튜브 진출한 톱스타들  …팬덤에 기대 손쉽게 구독자 모으며 소통

신세경, 천우희, 배두나, 강동원 공통점은?

[뉴스1]

[뉴스1]

최근 배우 강동원이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화제가 됐다. ‘모노튜브’라는 채널을 열어 일상을 담은 브이로그 영상을 올린 것이다. 일상이라고는 하지만 모델 배정남, 뮤지션 주형진, 패션디자이너 마쓰이 세이신 등과 함께 미국 말리부에서 어울리는 내용으로, 요즘 유행하는 리얼리티 관찰 예능프로그램 같은 느낌이 난다. 그동안 TV에서 보기 어려웠던 강동원이 유튜브를 통해 직접 사적인 모습을 공개하자 폭발적인 반응이 잇따랐다. 이틀 만에 조회수 100만 건을 돌파하고 5000개 넘는 댓글이 달렸다. 관련 기사도 인터넷에 수백 건 올라왔다. 

이 일을 계기로 연예인의 유튜브 진출이 화제가 되고 있다. 배우 신세경은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대표적인 연예인이다. 지난해 10월부터 요리와 베이킹을 주제로 직접 영상을 찍고 편집까지 해 올리고 있다. 별다른 홍보 없이도 62만 명의 구독자를 확보해 일반인 유튜버들의 부러움을 샀다. 배우 천우희는 지난해 12월부터 ‘천우희의 희희낙낙’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평소 ‘집순이’라고 밝혀온 천우희가 취미를 찾고자 다양한 체험에 도전한다는 콘셉트다. ‘한강 체험’ ‘롤러스케이트 체험’ 등은 익숙한 예능프로그램의 느낌이 난다. 배우 배두나는 올해 2월 ‘두나’s 멕시코놀이’라는 타이틀로 ‘자아성찰 민낯여행’ 콘셉트의 여행기를 선보였다. 이 밖에도 배우 박보영, 다비치의 강민경, 에이핑크의 보미, 개그맨 강유미가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이다. 최근엔 EXO의 백현이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자 일주일도 안 돼 100만 명 넘는 구독자가 몰렸다. 개인방송을 준비하는 연예인이 더욱 늘어나는 추세다.


1990년대엔 방송국이 왕, 2000년대는 스타가 왕

6월 초 배우 강동원이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화제가 됐다. [강동원 유튜브]

6월 초 배우 강동원이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화제가 됐다. [강동원 유튜브]

과거엔 연예인이 일반인에게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창구가 방송밖에 없었다. 특히 케이블TV방송, 종합편성채널(종편) 등이 활성화되기 전 지상파방송사(지상파)의 위상은 압도적이었다. 연예인과 시청자 사이의 접점을 독점했기에 모든 연예인과 소속사가 지상파의 눈치만 봤다. 매니저들은 지상파 PD를 상전 모시듯 했고 연예인은 지상파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했다. 출연을 거부하면 밉보일 수 있어 밤을 새워가며 모든 출연 요청에 응했다. 20여 년 전 서태지와 아이들이 ‘탈바가지를 쓰고 가짜 뮤직비디오를 찍는다’는 내용의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한 것도 그런 시대적 분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풍경이었다. 일단 출연하면 촬영된 영상을 어떤 식으로 편집해 방송할지는 온전히 PD 마음이었다. 

그랬던 지상파의 위상이 조금씩 무너져갔다. 1990년대 대중문화 르네상스를 거치며 스타들의 권력이 커졌다. 2000년대 이후 한류 스타의 등장이 스타 권력의 상승을 더욱 촉진했고, 지상파가 스타들을 보유한 대형기획사의 눈치를 보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여기에 케이블TV방송과 종편이 활성화되면서 채널이 다양해지자 스타들의 위상은 더욱 올라갔다. 이젠 시청자와 만나는 접점을 소수 지상파가 독점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심지어 몇몇 케이블TV방송 및 종편의 드라마와 예능프로그램의 인기가 지상파를 능가하면서 지상파 입지는 사상 최악으로 추락했다. 

여기에 인터넷 뉴미디어의 등장이 결정타를 가하는 모양새다. 방송은 대형자본만 할 수 있는 독점 영역이었는데 인터넷이 그 판을 깼다. 일례로 과거에는 ‘국제 생방송’을 하려면 위성을 활용할 인프라가 필수적이었고, 그렇게 위성을 활용해도 기상 상태에 따라 화질이 안 좋기 일쑤였다. 하지만 지금은 인터넷 개인방송으로 누구나 고화질의 국제 생방송을 할 수 있다. 또 예전엔 방송을 하려면 고가의 장비와 전문적인 제작기술이 반드시 필요했다. 카메라와 편집장비 총액이 최소 억대에 달했고, 전문적인 제작기술은 ‘금단의 비기’ 같은 것이어서 방송계에서 오랫동안 ‘뺑이’쳐가며 익히지 않는 이상 알 방법이 없었다. 하지만 이젠 누구나 디지털 제작장비를 안방에 구비할 수 있고, 제작기술은 인터넷으로 얼마든지 배울 수 있다. 특별히 장비랄 것도 없이 스마트폰과 개인용컴퓨터만으로도 방송이 가능한 세상이 됐다.




톱스타 방송 출연은 모험, 유튜브는 부담 적어

배우 신세경은 지난해 10월부터 요리와 베이킹을 주제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신세경 유튜브]

배우 신세경은 지난해 10월부터 요리와 베이킹을 주제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신세경 유튜브]

이렇다 보니 스스로 방송프로그램을 만들어 송출하는 개인방송 제작자가 늘어났고, 개인방송을 전 지구적으로 뿌려주는 유튜브 같은 플랫폼을 통해 신세계를 열었다. 무엇보다 어렸을 때부터 디지털 환경에서 자란 젊은 세대는 언제 어디서든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통해 짧고 자극적인 영상을 보는 것에 길들어 있다. 게다가 젊은 세대는 기존 문화와는 다른 콘텐츠를 보여주는 유튜브에 열광했다. 개인방송 생태계가 몸집을 키워나가자 기존 미디어인 지상파에 무거운 타격이 가해졌다. 

연예인들 역시 개인방송을 통해 시청자와 직접 만나기 시작했고, 기존 지상파의 위기는 더욱 심각해졌다. 연예인 처지에선 지상파 일정에 맞추지 않아도 될뿐더러, PD의 지시를 받을 필요도 없이 개인방송으로 원하는 모습만 보여줄 수 있다. 사실 연예인, 특히 톱스타들의 방송 출연은 모험이다. 편집을 PD가 하기 때문이다. 원하지 않는 장면이 들어간다거나 원하지 않는 캐릭터로 만들어진다고 해도 막을 방법이 없다. 이런 면에서 개인방송은 자유롭다. 


멕시코  여행기를 유튜브 채널에 공개한 배우 배두나. [배두나 유튜브]

멕시코 여행기를 유튜브 채널에 공개한 배우 배두나. [배두나 유튜브]

개인방송을 통해 팬들과 친밀한 소통도 가능하다. 과거 스타들의 인기 비결 가운데 하나가 ‘신비주의’였지만 요즘은 소통하는 스타에게 더 강한 팬덤이 형성된다. 1인 미디어는 소통과 친밀감 형성에 유리하다. 팬들과 일상을 공유하는 것 자체가 소통이기도 하다. 수익도 기존 지상파가 지급하던 규모를 넘어서고 있다. 개인방송 광고와 거기에 부가되는 협찬 등을 통해 수십억 원대 수익을 올리는 스타들도 등장했다. 연예인 처지에선 충성도 높은 팬을 확보하고 안정적인 수익원도 얻는 1석2조의 효과를 보고 있는 것이다. 

또 논란이 터졌을 때 과거엔 기존 매체를 통해 입장을 밝혔지만 요즘엔 직접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손편지 같은 형식으로 메시지를 전하는 추세다. ‘워너원’ 소속이던 강다니엘도 최근 인스타그램 라이브방송을 통해 솔로 데뷔 소식을 알렸다. 

유튜브와 SNS의 영향력을 보여준 사례가 바로 싸이와 방탄소년단(BTS)이다. 이들은 유튜브와 SNS를 통해 ‘강제’ 월드스타로 등극했다. 인터넷 뉴미디어가 요즘 트렌드에 얼마나 전 지구적 위력을 발휘하는지, 국가별 기존 미디어가 얼마나 초라해질 수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줬다. 이러니 연예인들이 더욱 뉴미디어에 관심을 갖는 것이다. 배우 강민경이 요즘 일상 영상에 영어 자막 처리를 해 유튜브에 공개하는 것도 개인방송의 세계적 영향력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앞으로 더욱 많은 스타가 스스로 운영하는 채널로 세계와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계급장 떼고 ‘콘텐츠’만으로 승부하는 시대

배우 천우희는 예능프로그램 느낌의 개인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천우희 유튜브]

배우 천우희는 예능프로그램 느낌의 개인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천우희 유튜브]

이에 지상파들은 다급해졌다. 당장 토크쇼 인기가 떨어졌다. 평소 볼 수 없던 스타를 초대해 이야기를 듣는 포맷이었는데, 인터넷으로 스타가 수시로 일상을 드러내니 토크쇼가 무의미해진 것이다. 연예정보프로그램의 스타 인터뷰도 비슷한 처지다. 그 밖의 프로그램도 연예인의 지상파 ‘패싱’으로 스타 독점 출연 신화가 깨지면서 위기인 것은 마찬가지다. 강동원의 브이로그처럼 톱스타가 스스로 관찰 예능프로그램 같은 포맷을 제작해 화제를 끌면 방송사의 입지는 위태로워진다. 

이젠 모두가 무한경쟁의 들판에 섰다. 지상파 플랫폼의 기득권에 안주하며 꿀을 향유하던 시대는 돌아갈 수 없는 과거가 됐다. 기술과 제도의 발전은 언제나 미디어시장에 결정적 변화를 만들어왔다. 시청자는 콘텐츠를 소비하면서 더는 플랫폼에 신경 쓰지 않는다. 오직 ‘콘텐츠’만 볼 뿐이다. 지상파, 케이블, 종편, 인터넷 개인방송이 모두 계급장 떼고 콘텐츠 하나로 무한경쟁하는 난세에 진입했다. 방송사는 과거 위세와 성공 공식을 모두 지워버리고 ‘시장이 원하는 콘텐츠’, 이것에만 매진해야 경쟁력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정보의 신뢰성, 프로그램의 품질 같은 개인방송이 따라 하기 힘든 기존 지상파의 장점을 더욱 확고히 할 필요도 있다.






주간동아 2019.06.14 1193호 (p62~64)

  •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 ears@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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