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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콘의 새싹

세계 최고 교통 데이터 회사 노리는 비트센싱

“구글이 지도 시장 선점했다면, 우리가 노리는 것은 교통 데이터”

  • 박세준 기자 sejoonkr@donga.com

세계 최고 교통 데이터 회사 노리는 비트센싱

비트센싱의 류준수 COO

비트센싱의 류준수 COO

자율주행 자동차라면, 막연히 혼자 달리는 자동차를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궁극적 의미의 자율주행차는 자동차보다는 스마트 기차에 가깝다고 전문가들이 말한다. 선로는 없지만, 데이터 센터가 교통량과 관련 데이터를 확인. 즉석에서 선로를 만들어 차량을 통제하는 방식이다. 즉, 도시 전체를 데이터로 조감하는 거대한 ‘눈’과 이를 해석하는 ‘뇌’가 있고, 각 차량은 이 명령을 받아 움직이게 되는 것. 

물론 지금의 자율주행차량 기술은 아직 여기까지 발전하지 못했다. 지금 자동차에는 눈 역할을 하는 센서와 뇌 역할의 AI가 따로 필요하다. 센서는 크게 레이더, 라이다, 카메라로 나뉜다. 센서 업계에서는 이 세 분야가 경쟁과 협력을 반복하며 성장 중이다. 이 중 국내 자율주행 레이더 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업체가 비트센싱이다.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에서 스마트시티 부문 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1월 17일 만난 비트센싱의 류준수 COO는 회사의 목표가 자율 주행보다는 스마트 시티에 있다고 밝혔다. 그가 생각하고 있는 스마트시티는 물류와 사람의 이동을 보다 더 스마트하게 바꾸는 것. 아래는 그와의 일문일답.


라이다 밀어내고 레이더 주류 만들겠다.

[신화=뉴시스]

[신화=뉴시스]

-비트센싱이 어떤 회사인지 간단하게 설명해달라. 

“외부에서는 비트센싱을 레이더 회사, 레이더 기술회사라고 부른다. 하지만 우리는 미래의 모빌리티에 쓰일 다양한 레이더와 그 적용법을 개발하는 회사다. 설명을 더 하자면, 가장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는 자율주행차 센서다. 자율주행차가 스스로 돌아다니려면 눈 역할을 하는 센서와 뇌 역할을 하는 AI가 필요한데, 그 중 비트센싱은 눈 역할을 하는 센서, 그 중에서도 레이더 기술에 집중하고 있다.” 


-레이더 외에도 자율주행 차량의 눈 역할을 하는 다른 센서들이 있나. 

“보통 카메라나 레이저를 이용한 라이다(LIDAR). 그리고 레이더가 가장 많이 쓰인다. 라이다 센서는 레이저를 쏴서 전방의 물체를 식별하는 센서다. 최근에는 이 센서가 자율주행차량 업계에서 가장 투자를 많이 받는다. 나머지 두 센서의 약점 때문이다. 카메라 센서는 화질은 가장 좋지만, 사물의 멀고 가까움을 구분하지 못한다. 예를 들어 정말 작은 자동차와, 멀리 있어서 작게 보이는 차를 아직 구분하지 못할 수 있다. 레이더는 사물이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것은 물론, 사물이 다가오는 속도까지 구분해 낼 수 있다. 하지만 사물의 이미지를 그려내지는 못한다. 때문에 사물이 붙어있으면 한 덩어리로 인식하는 등의 문제가 생긴다. 하지만 라이다는 이 같은 문제에서 자유롭다,” 


-그렇다면 라이다 개발을 하는 편이 더 나아 보인다. 

“물론 라이다에도 문제는 있다. 물리적으로 비가 많이 오거나 눈이 많이 오거나 안개가 많이 끼면 식별이 어려워진다. 가격도 비싸다. 고가의 차량용 라이다는 1억 원이 훌쩍 넘기도 한다. 때문에 보조 눈으로 레이더를 기용한다. 레이더는 라이다에 비해 가격도 낮고, 악천후의 영향도 적은 편이다. 차간 간격 유지, 차선 유지, 스마트 크루즈 등 ADAS(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첨단운전자지원 시스템)도 보통 레이더를 사용한다. 구글의 자율주행차량 웨이모는 주 센서가 라이다. 백업으로 카메라와 레이더를 여러 대 둔다.”



-레이더 개발만 하면 보조 센서에 머무르는 것 아닌가. 

“우리는 레이더의 약점을 극복할 계획이다. 레이더의 장점인 속도 및 거리 감지 기능은 유지하고, 거기에 추가로 라이다처럼 이미지를 뽑아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내년 CES 출품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레이더도 자율주행차 눈이 될 수 있다.

류 COO가 비트센싱의 교통정보 수집 장치 AIR를 들고 있다.

류 COO가 비트센싱의 교통정보 수집 장치 AIR를 들고 있다.

-레이더를 라이다처럼 사용한다는 이야기인데 기술적으로 가능한가. 

“가능하다. 올해 CES에서도 관련 기술이 출품됐다. 우리의 제품도 이 정도는 가능하다. 우리의 목표와는 다른 점이 있다면, 정지 상태에서만 사물을 그려낸다는 것이다. 우리 목표는 자율주행차량 탑재다. 때문에 움직이는 상태에서 움직이는 사물을 그려내는 것이 목표다. 내년을 목표로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보통 자동차에 들어가는 레이더는 전파를 보내는 송신기와 수신기가 쌍을 이룬 부품을 사용한다. 그런데 고성능 레이더 부품일수록 송신기와 수신기가 늘어난다. 비트센싱은 고성능 부품을 연결해, 더 높은 성능을 끌어낼 수 있다. 송신기와 수신기의 수가 늘어난 만큼 이를 해석하는 일이 어려운데, 비트센싱은 특유의 알고리즘을 통해 이를 극복해 냈다.”

-라이다 없이도 자율주행차를 만들 수 있게 될 것 같다. 

“이미 테슬라는 카메라를 주 센서로 두고 레이더를 부 센서로 둔다. 더 나아가 카메라와 레이더의 성능을 섞겠다는 움직임도 있다. 이를 두고 센서 퓨전이라고 부른다. 레이더가 최소한의 이미지를 구현하면, 빈 자리를 카메라가 채우는 방식이다. 비트센싱이 내놓은 제품은 AIR. 증강현실인 AR(Augmented Reality) 가운데에다 I(imaging)를 넣은 것이다. 증강 현실이 현실에 이미지를 덧씌우는 형식인 것처럼. AIR은 레이더에 이미지를 덧씌운다. AI에 레이더를 붙였다는 의미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레이더 기술 경쟁자도 많을 것 같다. 

“이미지화가 가능한 레이더로 한정하면 경쟁사가 될 수 있는 곳은 세계에서 5~6곳뿐이라고 본다. 주로 북미 및 이스라엘 업체다. 국내에서는 관련 기술 경쟁자를 찾기 어렵다. 신규 경쟁 업체의 진입도 많지 않은 편이다. 레이더는 주파수에 대해 다루는 일이기 때문에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같이 개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특히 자율주행차량 관련 레이더 기술은 무기 다음으로 첨단화된 연구 분야다. 대학생 단위에서는 창업도 어렵다. 우리 팀은 만도에서 레이더 개발을 해온 베테랑들이 창업했기 때문에 지금의 기술력을 갖출 수 있었다.”


스마트시티는 자율주행차의 미래

비트센싱의 레이더 장치 AIR와 MINI.

비트센싱의 레이더 장치 AIR와 MINI.

-스마트 시티에 관해서도 관심이 많다고 들었다. 

“그렇다. 아직 스마트시티에 대한 확실한 정의가 없다. 가전박람회인 CES에서 자동차 회사 대표들이 기조 연설을 하기 시작한 것이 2014년부터였다. 당시 화두가 자율주행 자동차였다. 2018년을 넘어서부터는 자동차 회사 대표들이 스마트시티를 기조연설에서 입에 올리기 시작했다. 이 둘을 연결해보면 스마트시티는 자율주행차가 바꿀 미래의 모습 중 하나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비트센싱은 물류와 사람의 이동을 지금보다 효율적으로 바꾸고, 자동화하는 것이 스마트시티라 본다.”

-자율주행차와 스마트 시티의 관계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달라. 

“스마트시티와 자율주행차에 관해서는 여러 가지 청사진이 있다. 그 중 우리는 자율주행 관련 인프라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스마트 시티가 도시의 전체 교통량에 대한 데이터를 관리하고 그에 따라 자율 주행차를 보내는 방식이다. 특정 지역의 교통 데이터를 완전히 알 수 있으면, 교통 관제 AI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 만약 현재 한 도시의 교통량을 알고 있다면 10분 뒤의 상황까지 예측이 가능하다. 그렇게 되면 할 수 있는 것이 많아진다. 예를 들면 교통량에 따라 좌회전 차량을 늘릴 수도 있고, 한 시간 동안 파란불을 계속 켜 놓을 수도 있다. 상황에 따라 가장 적합한 이동을 할 수 있다면 물류의 이동 속도가 엄청나게 단축된다. 이 같은 관제 AI가 있다면 자율주행차는 굳이 각자의 AI의 성능을 높일 필요가 없다. 관제AI의 지시를 따르면 된다. 게다가 자율주행차로 차량의 제어권을 가져올 수 있다면, 관제 AI가 도시 내 교통을 더 합리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그렇다면 비트센싱은 스마트 시티 구축에 어떻게 기여할 생각인가. 

“AIR를 도로에 설치하면 300m 구간에 차선별로 교통 정보를 실시간으로 얻을 수 있다. 최대 128개의 서로 다른 차량을 추적할 수 있다. 속도, 차선별 혼잡도도 알 수 있다. 딥 러닝을 통해 AI를 학습 시키면 소형인지 중형인지 버스인지 트럭인지도 알 수 있게 된다. 즉 차량의 종류부터 혼잡도, 속도 등 실시간 교통 데이터를 모을 수 있는 토대가 된다. 이 데이터로 뭘 할 수 있을까 싶지만, 간단한 예로 이 정도만 알아도 근처 주유소에서는 경유나 휘발유 가격을 조정해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이 제품이 도시 전 도로에 깔린다고 생각하면 교통 빅데이터로 할 수 있는 일은 무궁무진하다. 동시에 스마트 시티 구축의 기반이 되는 교통데이터가 쌓인다. 이 때문에 CES에서 스마트 시티 부분 혁신상을 받을 수 있었다.”

-구글도 지리 데이터를 모아, 구글 맵이라는 서비스를 출시했다. 비트센싱은 이 같은 교통 데이터를 모아 어떤 서비스를 내놓을 생각인가. 

“지도 데이터 위에 교통 데이터를 띄우는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지금까지의 HD 지도가 움직이지 않는 3차원만 표현해 냈다면, 거기에 교통이라는 움직임을 추가할 예정이다. 당연히 세부 내역도 확인이 가능하니 이것만 있으면 다양한 업체들이 교통 분석 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을 것이다. 가까운 예로는 네비게이션이 더 빠른 경로를 추천해줄 수 있을 것이고, 물류 업체는 물론 상권에도 큰 변화가 생길 것이다. 올해 3월에는 이 기술을 시범적으로 판교에 소규모로 만들어 볼 계획이다. 지도 위에 교통량까지 씌워내 볼 수 있게 할 셈이다.”

-스마트 시티 외에도 다양한 레이더 응용 제품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하나만 소개해 준다면. 

“뉴 모빌리티에 새로 레이더와 데이터 테크놀로지를 어떻게 넣을까를 고민하다가 레이더를 이용한 후석 승객 알림(ROA : Rear Occupant Alert)을 개발했다. 보통 뒷자리에 누가 탔는지를 확인하는 기능으로, 아이를 놓고 문을 잠근 채 떠나는 일을 방지하기 위한 기능이다. 여기에 레이더 기술을 접목해 탄 사람이 어른인지 아이인지도 알 수 있고, 호흡과 심박수까지 확인할 수 있다. 이 제품의 이름은 MINI다. 단 이미지로 대상을 인식하는 기능은 없다. 하지만 굳이 자율주행차에 쓰이지 않더라도, 노인 복지, 응급 의료 차량, 재난 시 구조자 확인용도 등 사용처는 다양하다. 기술을 더 고도화하는 동시에 다양한 용도를 찾을 예정이다.”






주간동아 2020.02.07 1225호 (p30~33)

박세준 기자 sejoonk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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