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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수석은 대통령에 진언해야”…조기 등판 김은혜 구원투수 될까

친화력·쇼맨십·조율 등 각기 다른 강점 지녔던 역대 홍보수석들

  • 최진렬 기자 display@donga.com

“홍보수석은 대통령에 진언해야”…조기 등판 김은혜 구원투수 될까

김은혜 대통령홍보수석이 8월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현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동아DB]

김은혜 대통령홍보수석이 8월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현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동아DB]

“대통령 홍보수석이라면 조금 불편하더라도 대통령에게 ‘민심이 이렇다’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현 시점에 이런 행보는 옳지 않겠다’라고 판단했다면 대통령에게 진언(眞言) 할 수도 있어야죠.”

노무현 정부에서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을 지낸 이해성 부산시설공단 이사장은 8월 24일 ‘주간동아’와 통화에서 “윤석열 정부도 노무현 정부에서 교훈을 얻었으면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전 수석은 첫 대통령홍보수석이었다.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소통의 초점을 언론에서 국민으로 이동하겠다는 취지로 박정희 정부 때부터 이어져온 공보수석 명칭을 변경하면서 임명됐다(표 참조). 당시 홍보수석의 역할을 대변인과 분리한 점에도 이런 철학이 담겨 있다. 홍보수석은 ‘대통령의 입’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전 수석은 “홍보수석은 대통령의 뜻과 국정철학을 제대로 이해하고 국민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어야 하지만, 국민 의견을 수용해 대통령실에 전달하는 능력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윤심 인사’의 대통령실 입성

국민의힘 김은혜 전 의원이 8월 21일 대통령홍보수석으로 임명되며 용산 대통령실에 입성했다.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민주당) 김동연 후보에게 뒤져 낙선한 지 81일 만이다. 정권 초기부터 만연한 위기의식이 그의 조기 등판을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 지지율이 좀처럼 35%를 넘지 않아 국정운영 동력이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국면 전환용 구원투수로 발탁된 것이다. 전임자였던 최영범 초대 홍보수석은 대외협력특보로 자리를 옮겼다.

김 수석은 ‘윤심(尹心)’ 인사로 평가받는다. 대선 기간 윤석열 캠프 공보단장을 맡았고, 이후로도 당선인 대변인을 맡으며 지근거리에서 윤 대통령을 보좌했다. 관련 업무를 원활히 수행한 덕분에 ‘윤 대통령의 의중을 잘 파악하는 인물’로도 평가받는다. 대통령실의 작동 메커니즘을 안다는 것 역시 강점이다. 김 수석은 이명박 정부 시절 최연소 대변인(당시 38세) 타이틀로 청와대 홍보 업무를 경험한 바 있다.

김 수석에게 주어진 임무는 무엇일까. 역대 정부는 저마다 필요에 맞춰 홍보·공보 라인을 운영해왔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초대 공보수석에 박지원 당시 당선인 대변인을 임명했는데, 박 전 수석은 정치권 인사로는 처음으로 공보수석에 임명됐다. 김대중 정부 시절 청와대 출입기자단 간사를 맡았던 한 언론계 관계자는 “당시 공보수석들이 대통령 의중 파악이 뛰어났고 스킨십에도 강했다”며 “특히 박 전 수석은 역대 최고 홍보수석이 아니었나 싶다”고 평가했다. 김 전 대통령이 고령인 탓에 기자들과 격의 없이 소통하는 데 부담이 있었지만, 공보수석들이 해당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했다는 것이다.



반대로 문재인 정부는 “대통령이 돋보이게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문재인 정부는 애당초 ‘국민 소통’을 강조하며 홍보수석 명칭도 국민소통수석으로 변경했다. 네이버 부사장을 지낸 윤영찬 의원을 초대 국민소통수석으로 발탁한 배경이다.

다만 각 정부마다 대통령 필요에 따라 그에 맞는 인물이 발탁된 만큼 특정 홍보수석이 더 뛰어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이해성 이 전 수석은 “정무적 친화력이 좋은 홍보수석, 대통령을 돋보이게 만드는 홍보수석, 청와대 안팎을 효과적으로 조율하는 홍보수석 등 저마다 능력이 다양했다”고 말했다. 이어 “각자 홍보 철학이 다른 만큼 누가 더 뛰어나다고 얘기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정권이 맞닥뜨린 문제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대응하느냐에 따라 개별적으로 평가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악마의 대변인 가까이 두라”

김은혜 수석 역시 ‘윤심 전달+α’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윤 대통령이 소통을 강조하며 도어스테핑을 이어가고 있지만 국민 반응은 좋지 않다. “대통령이 자신의 생각을 전하는 것에만 열심이고 국민 여론은 살피지 않는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형국이다. 윤 대통령이 “(지지율은) 별로 의미 없는 것”이라고 말하며 관련 여론을 부채질하기도 했다. 김 수석이 이런 여론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대통령에게 전달하는지에 따라 홍보수석으로서 평가도 영향을 받을 것이다.

현재 윤석열 정부에 대한 국민의 불만은 전방위적으로 확산된 상황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8월 16일부터 사흘간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를 조사한 결과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64%로 긍정 평가(28%)를 크게 앞질렀다(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p.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공직자 인사(66%), 교육(60%), 외교(52%), 경제(48%), 복지(45%) 순으로 부정 평가 비율이 높았다.

윤 대통령은 8월 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지지율 자체보다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민심을 겸허하게 받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여러 가지 지적된 문제들에 대해 국민의 관점에서 세밀하고 꼼꼼하게 따져보겠다”고 말하며 변화된 입장을 보였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악마의 대변인 역할을 할 사람을 가까이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수석 역시 비슷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임명 당일 “국민 여러분의 기대와 바람을 가감 없이 전달하고, 윤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제대로 잘 전달하는 가교 역할을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주간동아 1354호 (p46~47)

최진렬 기자 displ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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