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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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개월 만에 양정철 등판, 이재명+α 만들어질까

[이종훈의 政說] 楊, 정권교체에 가까운 정권재창출·文 정권과 차별화 강조

  • 이종훈 정치경영컨설팅 대표·정치학 박사

    입력2021-11-21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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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 원장이 6월 6일 ‘동아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동아DB]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 원장이 6월 6일 ‘동아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동아DB]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털어내고, 문재인 대통령을 뛰어넘어야 재집권할 수 있다.”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 원장이 최근 자주 한다는 말이다. 그가 다시 등판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1월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영입인재·비례대표 의원모임 주최 간담회 참석을 시작으로 보는 분위기다. 지난해 4·15 총선 이후 1년 7개월 만에 여의도 외출이다. 2019년 민주연구원 원장으로 취임한 양 전 원장은 이듬해 총선 압승을 이끈 후 여의도를 떠났다.

    이해찬-양정철-이근형 삼각편대

    당시 그는 민주당 이해찬 전 대표의 지휘 하에 이근형 전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과 함께 총선 전략을 기획했다. 이 전 대표 역시 총선을 치른 뒤 지난해 8월 정계 은퇴를 선언하고 정치권을 떠났지만, 4월 재보선 직전인 3월 정치권에 다시 등판했다.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대선 출마를 이유로 대표직에서 사퇴한 직후인데 빈자리를 메우는 역할을 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이해찬 전 대표는 이후 ‘이재명 도우미’로 나섰다. 5월 12일 자신이 설립한 연구재단 ‘광장’을 기반으로 ‘민주평화포럼’을 출범해 당내 조직이 취약한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 지원을 본격화했다. 측근인 이근형 전 위원장을 이재명 캠프 기획단장으로 합류케 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뤄진 조치로 봐야 한다. 경선 이후 본선 선거대책위원회 구성 과정에서 양 전 원장 합류 이야기가 나왔지만, 양 전 원장은 일단 부인했다. ‘이번 대선에까지 굳이 나서야 하나’라는 마음이 강하다는 전언이었다.

    국민의힘 경선 이후 대선 판세가 불리하게 돌아가면서 양 전 원장의 재등판 필요성이 당 내외에서 제기되기 시작했다. 이해찬 전 대표와 양정철 전 원장, 이근형 전 위원장이 지난해 총선처럼 호흡을 맞춰 당시 영광을 재연해줬으면 하는 바람을 반영한 흐름이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고, 바로 이때 양 전 원장이 여의도에 뜬 것이다.



    양 전 원장은 현재의 불리한 대선 판세를 뒤흔들 수 있을까. 전략 핵심은 무엇일까. 양 전 원장이 6월 8일 ‘동아일보’와 한 인터뷰에서 생각의 일단을 읽을 수 있다. 그는 먼저 ‘정권교체에 가까운 정권재창출’ 필요성을 강조했다. 양 전 원장은 “1987년 직선제 이후 집권당이 무난하게 정권재창출을 한 사례가 세 번 있었다”며 “노태우, 김영삼, 박근혜 전 대통령 당선이다. 이들 모두 전직 대통령과 같은 당이었지만 ‘다른 당, 다른 대통령상(象)’을 연출했다. 세 사람은 획기적인 6·29 민주화선언, 첫 문민정부 기대감, 다른 당 대선후보보다 이명박 당시 대통령과 큰 대척점에서 마케팅에 주력했다. 일종의 착시를 노린 것이지만 결과적으로는 정권교체에 가까운 정권재창출이었다”고 진단했다.

    다음으로 강조한 것이 바로 ‘문재인 정부와 차별화’다. 양 전 원장은 “문재인 정부를 뛰어넘어야 한다”면서 “현 정부 정책의 상징처럼 된 소득주도성장, 탈원전, 부동산정책 등에서 한 발짝도 못 벗어난다면 중도 확장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한민국 우주시대를 제시하는 비전과 정책을 내놓아야 국민 가슴이 콩닥거린다”며 담대한 비전 제시를 해법으로 제시했다. △정권교체에 가까운 정권재창출 △문재인 정부와 차별화 △담대한 비전 제시 등 세 가지 키워드가 핵심이라는 지적이다.

    두 가지는 이미 반영된 상황이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10월 중순부터 이재명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새로운 정권이 만들어지는 것이라며 ‘정권교체론’을 들고 나오기 시작했다. 이 후보는 11월 2일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 연설에서 ‘이재명 정부’라는 단어를 7번이나 거론하며 문재인 정부와 다를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양 전 원장이 향후 이재명 돕기에 나선다면 이 방향으로 무게 중심이 확실하게 옮겨갈 것으로 보인다. 국민 가슴을 콩닥거리게 할 담대한 비전을 제시할 가능성도 높다. 이뿐일까. 지난 총선 때처럼 판세를 뒤흔들 만한 정치공학적 술수도 선보이지 않을까. 민주당은 당시 비례위성정당 창당이라는 편법까지 동원한 끝에 180석을 만들어냈다.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오른쪽)와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이 11월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SEASON2 검찰개혁 연속세미나’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동아DB]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오른쪽)와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이 11월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SEASON2 검찰개혁 연속세미나’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동아DB]

    개헌·연정 카드 활용할 수도

    민주당은 대선을 앞두고 열린민주당과 합당을 추진하며 여권 대통합 전략을 펼치고 있다. 민주당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11월 18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가 당 대 당 통합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통합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송 대표는 협상 대표로 우상호 의원을 선정했다”고 말했다. 후보 교체 가능성은 없다는 입장이다. 고 수석대변인은 “당 대 당 통합이니 후보를 선출하고 단일화하는 통합이 아니다”라며 후보 교체 가능성을 일축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반문(반문재인) 빅텐트를 치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역시 진영 결집에 나서고 있다.

    양 전 원장이 ‘개헌’과 ‘연정’ 카드를 꺼내 놓을 가능성도 있다. 그는 동아일보와 인터뷰에서 “여야 모든 후보가 개헌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당선되는 분이 임기 초에 여야 합의로 개헌을 추진하는 게 이상적”이라며 “통합의 정치로 가야 한다. 답은 연정밖에 없다. 우리 쪽 누가 대통령에 당선해도 저쪽 당과 통합형 협치 내각을 구성해 진보·보수를 뛰어넘는 국가적 목표 중심으로 초당적 협력을 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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