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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 품에 안긴 ‘청년보수’는 누구? ② 조성은 브랜드뉴파티 대표

“실용과 공정 부족한 진보로는 ‘좋은 나라’ 못 만들어”

  • 이현준 기자 mrfair30@donga.com

“실용과 공정 부족한 진보로는 ‘좋은 나라’ 못 만들어”

최근 미래통합당에 합류를 선언한 브랜드뉴파티의 조성은 대표. [사진 홍태식]

최근 미래통합당에 합류를 선언한 브랜드뉴파티의 조성은 대표. [사진 홍태식]

2월 16일 ‘브랜드뉴파티’ ‘같이오름’ ‘젊은보수’ 등 3개 청년단체가 미래통합당 합류를 선언했다. 이 가운데 조성은 브랜드뉴파티(32) 대표는 2014년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캠프에서 공보기획을 맡으며 정치에 입문한 인물이다. 이후 안철수 전 의원이 창당한 국민의당에 합류해 비상대책위원회 위원, 공천관리위원 등을 지냈다. 정치권에서 진보성향 인물로 통했다. 최근까지 ‘브랜드뉴파티’라는 이름의 정당 창당 작업을 하던 조씨가 보수계열 정당에 입당한 까닭이 뭘까. 2월 20일 서울 여의도에서 그를 만나 입당의 변을 들었다.


“‘제3지대’로 살아남기 힘들더라”

-2017년 대선 이후 이른바 ‘국민의당 제보 조작 사건’ 조사에 앞장섰던 것으로 안다. 당시 국민의당 관계자가 문준용 씨 취업 특혜 관련 제보를 조작했다는 사실을 밝혀내 화제가 됐는데, 이후 정치 행보가 잘 드러나지 않았다. 그간 어떻게 지냈나. 

“2018년 국민의당 분열 후 당적을 갖지 않고 생업에 종사했다. 미디어 관련 스타트업에서 일했다. 원래는 분당 과정에서 자연스레 박지원 의원 등이 이끄는 민주평화당 진영에 속하게 됐는데, 그쪽은 지역정당 색채가 강해 나와 잘 맞지 않았다. 또 분당을 겪으며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정치에 질려버리기도 했다. 그러다 지난해 ‘조국 사태’를 겪으면서 정치 참여 필요성을 느껴 ‘할 말은 하는, 용감한 정치’를 기치로 ‘브랜드뉴파티’ 창당 작업을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7일 첫 모임을 가졌고, 이후 전국 시도당 창립 과정을 거쳐 올해 2월 9일 중앙당 창당대회를 했다.” 

-브랜드뉴파티 창립 당시 ‘부패한 진보와 뻔뻔한 보수에 환멸과 염증을 느낀 2040모임’을 표방했다. 당 이름부터 ‘완전히 새롭다(brand new)’는 뜻을 담고 있는데 왜 독자 노선을 포기하고 미래통합당에 합류했나. 

“우리 정치 현실에서 ‘제3지대’ 정치세력이 살아남는 건 무척 힘들다는 걸 절감했기 때문이다. 사실 나는 국민의당 시절부터 제3지대 정치세력의 원내 100석 확보를 목표로 뛰었다. 국민의당 분열로 이 꿈이 얼마나 이루기 어려운 것인지 확인했다. 그럼에도 조국 사태를 겪으며 다시 한 번 희망을 품었던 게 사실이다. 진영논리에 지친 대중이 제3지대에 눈을 돌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마찬가지더라. 제3지대에 있다 보면 제1당, 제2당이라는 기성정당이 주는 기반과 안정성이 얼마나 큰지 깨닫게 된다. 그래서 브랜드뉴파티를 구성하면서 처음부터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뒀다. 4월 총선에 반드시 독자 후보를 내겠다는 것 같은 거창한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 청년의 목소리가 기성정치권에 반영될 수 있다면 다른 세력과 연대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여러 정치세력 가운데 미래통합당을 선택한 이유는. 

“정치권 안팎의 여러 사람과 대화를 나눴는데, 특히 1월 설립된 보수통합협의체 ‘혁신통합추진위원회’ 쪽이 적극적이었다. 정병국 위원장, 박형준 위원장 등과 이야기를 나누며 우리가 진정으로 추구할 것은 진보나 보수라는 이념이 아니라 ‘더 좋은 나라’를 만드는 대의라는 것을 느꼈다. 이번에 미래통합당에 함께 입당한 김재섭 ‘같이오름’ 대표도 이때 만났고 서로 의견에 공감했다.” 

-당신이 생각하는 ‘더 좋은 나라’는 무엇인가. 

“합리적 실용주의, 포용적 자유공정시장, 국익에 기반한 실리주의가 실현되는 나라다. 이는 브랜드뉴파티 창립 당시 만든 강령의 주요 내용이기도 하다.”




‘조국 수호’ 선봉에 선 모습에 크게 실망

2월 1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조성은 브랜드뉴파티 대표(가운데)가 미래통합당 합류 선언을 하고 있다. [김동주 동아일보 기자]

2월 1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조성은 브랜드뉴파티 대표(가운데)가 미래통합당 합류 선언을 하고 있다. [김동주 동아일보 기자]

-일부에서는 진보진영에 몸담았던 당신이 미래통합당에 합류한 것을 두고 ‘전향’이라고 평가하는데. 

“애초에 나는 내가 ‘진보진영’ 인물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 진보와 보수를 흑백논리로 나누는 것 자체가 그리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어떤 부분에서는 진보적 가치를 지지하고, 또 다른 부분에서는 보수적 가치를 지향할 수 있지 않나.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따르는 게 중요하다. 내가 추구하는 건 중도적 가치라고 말할 수 있을 듯하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하루하루를 열심히, 성실하게 살아가는 대중이 공유하는 어떠한 상식의 선을 믿는다. 예를 들어 지난해 조국 사태가 터졌을 때 여당 대변인이라는 사람이 조국의 사문서 위조에 대해 ‘부모 마음’이라고 말했다. 일반적인 부모가 자녀를 위한다는 핑계로 사문서 위조를 하나. 절대 그러지 않을 것이다. 대중이 보기에 그것은 분명 비상식적이고 잘못된 행위였다. 그래서 대중이 일어났다. 이처럼 일반적인 대중의 기준이 바로 중도라고 생각한다. 

중도는 절대적인 중간값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한 푼도 주지 말자’는 의견과 ‘100만 원을 주자’는 의견이 맞설 때 ‘50만 원을 주자’고 하는 게 중도가 아니라는 얘기다. ‘조국도 잘못했지만 검찰도 잘못했어’ 같은 양비론적 태도도 중도가 아니다. 중도는 대중이 동의할 수 있는 절대적 가치다. ‘사문서 위조를 하면 안 된다’ ‘불쌍한 사람은 도와줘야 한다’와 같이 누구나 동의할 수 있는 것 말이다. 물론 추상적이고 포괄적인 개념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중도의 가치가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진보진영은 중도 가치를 실현할 수 없다고 보나. 

“그렇다. 그렇기에 떠난 것 아니겠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를 곁에서 지켜보며 지금 진보진영으로 불리는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등이 해당 이슈를 불합리하게 이용한다고 생각하긴 했다. 하지만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했다. 현 정권은 전 정권의 잘못을 발판 삼아 일어난 만큼 더 잘해주기를 진심으로 바랐다. 하지만 나아진 게 전혀 없다. 적어도 전 정권 사람들은 형사처벌을 받으며 대가를 치르고 있지 않나. 그런데 현 정권은 지지율 40~45%만 유지하면 정권을 지킬 수 있다는 생각에 진영논리를 공고히 하는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지금 보수진영은 그것을 뒤집을 힘이 없다. 이 때문에 현 정권을 심판할 수 없다는 안타까움이 커졌다. 

현 정권은 문제가 많다. 소득주도성장 정책 등에서 보듯, 자신들을 ‘절대선’으로 규정하고 국민 설득 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모습이다. 반일불매운동 때도 절망을 느꼈다. 외교는 국가 간 문제 아닌가. 단어 하나하나를 쓸 때도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데, 당시 민정수석비서관이라는 사람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죽창가를 올리고, 그를 제재해야 할 국가수반은 그저 바라만 봤다. 진정한 국익을 위한 행동이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조국 사태 얘기를 하고 싶다. 당시 내가 진보진영에 있으면서 봐온 지식인들에게 너무 크게 실망했다. 나는 그분들이 조국 사태 때 앞장서 조국을 비판할 줄 알았다. 그런데 조국 수호 집회 선봉에 서 있더라. 그때 느꼈다. 이들은 그저 자신들의 이익만 추구한다는 것을. 그것도 가치 없는 이익 말이다. 지금의 진보는 ‘좋은 나라’를 만들 수 없다.” 

-‘브랜드뉴파티’ 창립 후 민주당, 정의당 등으로부터는 통합 제의가 없었나. 

“딱히 없었다. 그들은 이미 자신들을 절대선이라 생각하기에 아쉬움을 느끼지 않는 것 같다. 이미 승리를 자신하고 있는 듯한 태도가 느껴진다. 하지만 우리도 그들에게 환멸을 느껴 떠나왔기에 그쪽으로 합류할 일은 없었을 것이다.” 

-2월 16일 미래통합당 입당 선언 기자회견에서 ‘자유한국당은 죽어도 안 된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미래통합당은 자유한국당과 무엇이 다르다고 봤나. 

“미래통합당에 물론 자유한국당도 포함돼 있다. 하지만 그들만 있는 것은 아니지 않나. 워낙 긴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이었기에 구체적으로 기억하진 못하지만 혁신통합추진위원회 정병국· 박형준 위원장이 며칠에 걸쳐 하루 3시간 넘게 나를 설득하려 애썼다. 변화에 대한 지도부의 진정성을 느낄 수 있었다. 

또 미래통합당과 통합하면서 6가지 원칙을 세웠는데, 그 가운데 탄핵을 인정하고 역사로 남기자는 취지의 조문이 있다. 그 부분만으로도 자유한국당과 굉장히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미래통합당에서 20대 국회의원 22명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는데, 이 또한 작은 일이 아니라고 본다. 새로운 인물이 대거 등장해 이른바 ‘물갈이’가 된다면 미래통합당은 자유한국당과는 분명 다른 정당이 될 테고,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느꼈다. 

앞서 언급한 6가지 원칙 중에는 ‘문재인 정권에 반대하는 중도보수 등 모든 세력에 대한 대통합 추구’와 ‘세대를 넘어 청년의 마음 담을 통합 추구’ 같은 내용도 있다. 중도 가치를 표방하고 그것을 끌어안을 수 있는 정당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황교안 당대표도 지금까지 기존 세력을 결집하고자 애썼지만 앞으로는 중도 쪽으로 외연 확장을 시도하지 않겠나. 이미 미래통합당은 자유한국당과 다르다. 그리고 같아지지 않도록 경계하는 게 또한 우리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비례대표도 거절한다”

2월 2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서 만난 조성은 브랜드뉴파티(32) 대표. [사진 홍태식]

2월 2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서 만난 조성은 브랜드뉴파티(32) 대표. [사진 홍태식]

-기성정당들이 그동안 큰 선거를 앞두고 ‘이미지 정치’를 하려고 청년을 이용해왔다는 우려의 시선도 있다. 기성정치세력에 동화되거나 이용만 당하게 될 수 있다는 걱정은 없나. 

“그것은 청년들이 그동안 기성정당 지도부에 의해 간택된 ‘간택 정치’ ‘들러리 정치’를 해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번에 비례대표, 당내 공천 등 아무 대가도 요구하지 않았다. 심지어 거부했다. 아무런 대가도 받지 않아야 당당히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나는 이곳에 올 때 욕이란 욕 다 먹을 각오를 했다. 내가 욕먹는 한이 있더라도 정치권이 젊고 건강한 사상을 가진 새로운 인물들을 계속 받아들이는 계기가 된다면 좋을 것이라고 본다. ‘중도적 가치’를 끊임없이 유지하며 설득해간다면 변화는 나타날 것이다. 미래통합당 지도부는 이런 내 생각을 인정하고 긍정해줬다. 이번 당대표 상견례 때도 “자유한국당으로는 절대 이길 수 없다”고 황교안 대표에게 말하자 “꼭 듣고 싶었던 말을 해줘 고맙다”고 하더라. 나는 이런 스탠스를 끊임없이 유지해나갈 것이다.” 

-통합된 당 안에서 향후 어떤 역할을 하게 되나. 

“아직 미래통합당에서 특별한 역할이나 지위를 맡고 있지는 않다. 현재 당내당 형태로, 브랜드뉴파티 대표 자격으로 당무에 참여하고 있다. 분명한 건 21대 총선에 출마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출마하면 대가를 바라고 통합한 것처럼 보일 테고, 나 또한 ‘간택 정치’의 일원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기존 권력에 의한 ‘간택’으로는 결코 청년정치가 이뤄질 수 없다. 청년 스스로 통찰력을 갖고 끊임없이 개척하려는 정신을 가져야 한다. 계속 실패하고 깨지더라도 끊임없이 의견을 제시하고 참여한다면 진정 청년들과 관련된, 청년들을 위하는 정치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많은 청년은 기존 정치 모습에 실망감을 느껴 ‘정치적 무관심’을 보이고 있다. 청년들이 이번 합류에 대해 실망하지 않을까. 

“물론 그럴 수 있다. 받아들여야 하는 비판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무리 정치가 밉고 환멸이 느껴진다 해도, 계속 실망한다 해도 청년의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것은 결국 정치라고 말하고 싶다. 청년정치가 이뤄지지 못한 게 기성정당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청년들 스스로 끊임없이 관심을 갖고 정치에 참여해야 한다. 정치가 공적인 활동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생활 모든 것이 정치와 연관돼 있다. 우리의 삶과 생활을 바꾸는 것은 오직 정치며, 참여다.”






주간동아 2020.02.28 1228호

이현준 기자 mrfair3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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