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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택트의 진화, 오프라인에서도 '대면 피하는' 앱 인기

  • 강지남 기자 layra@donga.com

언택트의 진화, 오프라인에서도 '대면 피하는' 앱 인기

  • ● 코로나 사태로 O4O(Online for Offline) 강세…‘앱 이코노미’가 뉴노멀로
    ● ‘미리 주문’ 배민오더, 2월 42만 건→4월 77만 건
    ● 스타벅스 사이렌 오더,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
    ● 비대면 주유앱 오윈, 5월 첫 주 회원 수 40% 늘어
네이버의 ‘스마트 주문’은 매장 내 테이블에서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촬영해 주문 및 결제를 할 수 있는 비대면 주문 서비스다. [네이버]

네이버의 ‘스마트 주문’은 매장 내 테이블에서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촬영해 주문 및 결제를 할 수 있는 비대면 주문 서비스다. [네이버]

서울 중구 직장인 송모(여·44) 씨는 얼마 전 직장 동료와 함께 회사 근처 식당으로 점심식사를 하러 갔다가 테이블에 QR코드 주문 스티커가 붙어있는 것을 본 김에 생애 첫 식당에서의 ‘어플리케이션(앱) 주문’을 해봤다.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촬영하면 식당 메뉴가 뜨는데, 거기서 원하는 메뉴를 고른 뒤 결제하면 된다. 10분 뒤 식당에서 “주문한 메뉴가 준비됐다”고 전화해줘서 픽업대로 가 음식을 가져왔다. 이 과정까지 송씨가 접촉한 사람은 0명. 

송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유행하더라도 사무실로 출근하기 때문에 근처 식당과 카페를 이용하지만, 낯선 사람과 가까이에서 마주치는 게 꺼려진다. 그런데 앱으로 주문·결제를 하니 식당 직원과 신용카드를 주고받지 않아서 좋고, 카운터 앞에 줄 서면서 다른 손님과 부대끼지 않아서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앱 주문과 연계된 간편결제 서비스가 적립금도 줘서 일석이조”라고도 덧붙였다.


‘오프라인을 위한 온라인’

NHN페이코의 ‘페이코 오더’(왼쪽)와 우아한형제들의 ‘배민오더’. [각 업체]

NHN페이코의 ‘페이코 오더’(왼쪽)와 우아한형제들의 ‘배민오더’. [각 업체]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일상생활이 달라지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언택트(Untact) 주문’, 즉 오프라인 공간에서의 비대면 서비스 확대다. 온라인 쇼핑이나 배달음식 주문과 달리 식당, 카페, 상점 등에서는 타인과의 대면이 당연하다는 게 그간의 정석. 하지만 최근 오프라인에서도 정보통신(IT) 기술을 이용해 대면 접촉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O2O(Online to Offline)에 이어 O4O(Online for Offline)라는 새로운 용어가 등장했다”고 소개했다. 앱으로 택시를 호출하는 등의 온·오프 ‘연계’ 서비스 시대를 지나, 오프라인 서비스의 일부를 온라인으로 ‘메우는’ 시대로 진입했다는 뜻이다. 

O4O 서비스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식당, 카페에서의 비대면 주문 서비스. 1~2년 전부터 무인주문대(키오스크)가 확산되다가, 지난해 하반기 이후 IT업체들이 모바일 주문 서비스를 개시하면서 무인주문대의 입지를 위협하고 있다. 현재 가장 널리 사용되는 모바일 주문 서비스는 네이버의 ‘네이버 스마트주문’과 우아한형제들의 ‘배민오더’, 그리고 NHN페이코의 ‘페이코 오더’. 이들 업체는 지난해 8월 이후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매장 테이블에 앉아 앱으로 주문하는 ‘테이블 주문’, 앱으로 먼저 주문해놓고 매장에 들러 바로 가져가는 ‘미리 주문’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러한 비대면 주문 서비스는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수요가 폭발하는 중이다.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미리 주문’ 서비스인 배민오더는 출시 두 달여 만인 지난 1월 누적 주문건수 100만 건을 돌파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효과로 누적 주문건수 200만 건을 돌 파하는 데는 한 달 밖에 걸리지 않았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배민오더 주문건수가 2월 42만 건, 3월 70만 건이었다. 4월에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약화됐음에도 주문건수가 77만 건으로 오히려 증가했다”고 전했다. 네이버와 페이코 측도 구체적인 수치를 밝힌 순 없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이용자가 크게 늘었다고 밝힌다. 네이버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으로 미리 주문해놓고 매장에 들러 테이크아웃해가는 소비자가 특히 더 많아졌다”고 말했다. 



2014년 앱 주문인 ‘사이렌 오더’를 출시, 비대면 서비스의 선구자를 자처했던 스타벅스의 모바일 서비스도 코로나19 특수를 맞았다. 스타벅스코리아에 따르면 모바일 멤버십인 ‘마이 스타벅스 리워드’ 회원 수가 지난 3월 말 600만 명을 돌파했다. 그간에는 시간당 80명의 회원이 가입하는 속도였는데, 코로나19로 비대면 소비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올 1~3월에는 시간당 가입자가 100명을 넘어섰다. 올해 1~4월 사이렌 오더 주문 건수가 지난해 동기간 대비 20%나 증가해, 전체 주문 중 사이렌 오더 비중이 23%로 늘어났다. 스타벅스코리아 관계자는 “출근 시간대인 오전 8~9시 사이렌 오더 비중은 40%에 가깝다”며 “혼잡한 때에 주문 대기 시간을 줄이면서 타인과 접촉을 피하는 경향이 갈수록 뚜렷하다”고 전했다.


생활방역 전환에도 ‘비대면 욕구’는 상승세

네이버에 따르면 코로나19 영향으로 최근 앱으로 미리 주문하고 픽업해가는 소비자가 증가했다(왼쪽). 비대면 주유 앱 ‘오윈’의 앱 화면. 기름 종류 및 주유 금액을 미리 선택해 결제하면 주유소에서 비대면 주유가 가능하다. [각 업체]

네이버에 따르면 코로나19 영향으로 최근 앱으로 미리 주문하고 픽업해가는 소비자가 증가했다(왼쪽). 비대면 주유 앱 ‘오윈’의 앱 화면. 기름 종류 및 주유 금액을 미리 선택해 결제하면 주유소에서 비대면 주유가 가능하다. [각 업체]

주유소에서도 비대면 주문 및 결제가 가능하다. 주유 앱에 차량정보를 등록하고 방문할 주유소를 선택, 기름 종류와 주유할 양을 결정한 뒤 결제해놓으면 주유소에 가서도 직원과 ‘말 섞을’ 일도, 결제를 위해 신용카드를 건넬 일도 없다. 

이러한 주유 앱 활용 역시 최근 폭증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대중교통 사용을 자제하고 자차 운행을 늘리면서도 타인과 가급적 접촉하지 않으려는 대중의 욕구가 반영된 결과다. 비대면 주유 앱 ‘오윈(OWIN)’에 따르면 1월(1월1~25일) 대비 4월 한 달간(4월1~25일) 오윈 앱을 통한 1일 평균 주유 건수는 3.5배 상승했다. 1일 평균 주유 결제금액과 가입자 수도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러한 추세는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방역으로의 전환을 앞둔 5월 초까지도 이어졌다. 오윈 관계자는 “나흘의 연휴가 낀 5월 첫째 주(4월27일~5월3일)에 3월 첫째 주 대비 회원은 40%, 거래건수는 25%, 거래액수는 17% 증가했다”며 “비대면 주유를 코로나19 확산이 정점에 달했을 때보다 오히려 더 선호하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도 비대면 서비스에 나서고 있다. 온라인으로 미리 주문하고 매장을 찾은 고객의 차에 직원이 직접 장바구니를 실어주는 ‘드라이브 스루’ 서비스를 개시한 것. 전국 각지에서 지역 경기를 살리고자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에서 착안해 농산물과 회 등을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판매하는 아이디어가 보다 확산한 셈. 3월 중순 경북 포항 지역 점포에서 드라이브 스루 서비스를 개시한 홈플러스는 고객 반응이 좋게 나타나자 이를 전국 26개점으로 확대했다. 이마트 왕십리점도 고객이 온라인으로 주문한 식료품을 1층 하역장에서 수령할 수 있도록 했다. 롯데백화점 울산점과 광주점에서도 앱으로 구매한 제품을 발레파킹 라운지에서 차량에 탄 채 받아갈 수 있다. 

다만 한국은 워낙 배송 서비스가 발달한 까닭에 ‘온라인 주문-오프라인 픽업’이 미국만큼 확산되지 않으리라는 전망도 있다. 실제 국내 대형마트들은 10년 전 드라이브 스루 서비스를 도입했다가, 집까지 배달해주는 서비스에 밀려 이를 중단한 바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왕십리점의 드라이브 스루 이용 고객이 코로나19 확산이 잠잠해진 4월 중순 이후 크게 줄었다”고 전했다.


‘깨알주문’에도 앱 주문이 제격

코로나19 이후 사람들은 다시 타인과 밀접하게 접촉하는 생활로 돌아갈까. 적어도 오프라인에서의 비대면 서비스는 계속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비대면 서비스가 바이러스 감염 우려를 낮추는 것 외에도 여러 장점이 있다는 것을 소비자들이 경험했기 때문이다. 

아침 출근길마다 스타벅스 사이렌오더로 커피를 주문해 사무실로 들고 가는 서울 강남구 직장인 배모(32) 씨는 “매장 직원에게 주문할 때는 뒤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신경 쓰여 ‘우유는 두유로 해 달라’, ‘얼음은 많이 넣어 달라’ 등 상세하게 요청하기가 껄끄럽다”며 “앱 주문은 나만의 주문 사항을 상세하게 입력할 수도 있고, ‘나만의 음료’를 설정해놓고 반복 주문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미용실에서 앱으로 시술 메뉴를 고르고 결제까지 하는 것이 좋다는 여성 소비자 후기가 많다”고 전했다. 손님으로 북적대는 미용실에서 미용사에게 각 시술에 대한 설명을 요청하거나 가격을 묻기가 망설여지는데, 앱 주문 온라인 페이지에서 이러한 궁금증을 해소한다는 것이다. NHN페이코 관계자는 “사내 카페의 경우 페이코 오더를 통한 비대면 주문 비중이 높다”며 “아침 출근시간, 점심시간, 회의시간 전에 앱으로 미리 주문해 시간을 5분이라도 절약하고자 하는 니즈가 크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소비자가 비대면 주문에 대해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도 코로나19 이후 O2O 시장에 대한 전망을 밝게 한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최근 발표한 바에 따르면 무려 89.5%의 소비자가 무인계산대를 이용해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0대에서도 80%가 무인계산대를 이용해봤다. 소비자는 이에 대해 편리하고(47%), 사용이 쉽고(42.3%), 빠른 이용이 가능하다(40.1%)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비대면 서비스가 생소하거나(23.3%) 불편하다(20.7%)는 평가는 적었다.


‘시니어 서비스’ 등장할 필요도

서용구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의 확산으로 등장한 초연결사회에 신종 바이러스가 출현해 사람들이 비접촉, 비대면을 선호하는 역설적인 상황”이라며 “코로나19 사태로 앱이 만드는 새로운 경제, 즉 앱 이코노미가 본격화됐다”고 평가했다. 서 교수는 “다만 60대 이상은 앱 사용이 낯설기 때문에 기업들이 베이비부머 소비자를 잡으려면 오프라인에서 ‘시니어 서비스’를 따로 잘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주간동아 2020.05.08 1238호 (p6~9)

강지남 기자 lay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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