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철강산업 친환경 대전환 이끄는 포스코

최정우 회장, 세계철강협회장 취임… 미래 탄소중립 기술 ‘수소환원제철’ 상용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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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현숙 기자

    life77@donga.com

    입력2022-10-28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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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코 포항제철소 전경. [사진 제공 · 포스코그룹]

    포스코 포항제철소 전경. [사진 제공 · 포스코그룹]

    포스코는 국내외 4500만t 조강 생산체계를 갖춘 생산량 기준 세계 6위 글로벌 철강사다. 글로벌 철강 전문 분석 기관 ‘WSD(World Steel Dynamics)’가 선정하는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철강사’에 지난해를 포함해 12년 연속 1위에 올랐다. 또 2018년과 2020년에는 글로벌 에너지 정보 분석 기업 ‘S&P 글로벌 플래츠(Global Platts)’가 선정한 최우수철강사상을 수상했다. 올해 4월에는 국내 철강사 중 최초로 세계철강협회(Worldsteel)의 ‘지속가능성 최우수 멤버(Sustainability Champions)’로 지정되는 등 탁월한 경쟁력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포스코그룹이 저탄소 순환경제 시대의 친환경 미래소재 대표 기업으로 세계시장을 이끌고 있다. 특히 포스코그룹의 핵심인 철강 부문은 글로벌 탄소중립 확산에 발맞춰 그린스틸 역량을 강화하면서 친환경 경쟁력을 확보해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런 가운데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최근 세계철강협회장에 올라 포스코와 한국 철강업계의 세계적 위상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그간 포스코에서는 김만제(1996~1997), 이구택(2007~2008), 정준양(2013~2014년) 전 회장이 세계철강협회장에 선출된 바 있다

    포스코에서 4번째 배출된 세계철강협회장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왼쪽)이 10월 18일(현지 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세계철강협회 총회에서 세계철강협회장으로 취
임했다. 최 회장이 전임 사잔 진덜 세계철강협회장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포스코그룹]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왼쪽)이 10월 18일(현지 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세계철강협회 총회에서 세계철강협회장으로 취 임했다. 최 회장이 전임 사잔 진덜 세계철강협회장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포스코그룹]

    세계철강협회는 글로벌 철강 생산 기업, 국가 및 지역 철강산업협회, 철강 연구기관 등이 회원사로 참여하는 철강 분야의 권위 있는 세계 기구다. 세계철강협회 150여 개 회원사가 전 세계 철강의 85%를 생산하고 있다. 1967년 7월 10일 국제철강협회로 설립됐으며, 2008년 10월 6일 세계철강협회로 명칭을 변경했다. 본부는 벨기에 브뤼셀에 있다.

    최 회장은 뛰어난 경영 성과와 철강산업 최초로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논의하는 ‘HyIS 포럼(Hydrogen Iron & Steel Making Forum)’을 성공적으로 주최하는 등 글로벌 리더십을 인정받아 지난해 10월 세계철강협회 회장단에 선임돼 부회장으로 일했다. 세계적으로 가장 효율적이고 대중적인 기술로 인식되는 용광로(고로)를 활용한 쇳물 생산 기술은 석탄을 환원제로 사용해 이산화탄소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반면 수소환원제철은 석탄 대신 수소를 환원제로 사용해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공법으로, 혁신적인 미래 친환경 제철로 불린다.

    1년간 세계철강협회 부회장을 역임한 최 회장은 올해 10월 18일(현지 시간) 브뤼셀에서 열린 세계철강협회 총회에서 44대 회장으로 취임했다. 향후 1년간 세계철강협회 부회장인 사잔 진덜(Sajjan Jindal) 인도 JSW(Jindal Steel Works Limited) 회장, 레온 토팰리언(Leon Topalian) 미국 뉴코(Nucor) 사장과 함께 세계 철강업계를 대표하며 철강산업 패러다임 변화를 준비해나갈 계획이다.



    최 회장은 취임 후 “철강은 친환경 미래소재의 핵심이 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전 철강사가 힘을 합쳐 수소환원제철 상용화의 발판을 마련하고 탄소중립·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등 철강업계의 당면 과제를 해결해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스틸리 어워드 기술혁신·지속가능성 수상

    포스코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유해 가스 감지 도구 ‘스마트 세이프티 볼’이 세계철강협회로부터 안전보건 우수 사례로 인증받았다.  [사진 제공 · 포스코그룹]

    포스코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유해 가스 감지 도구 ‘스마트 세이프티 볼’이 세계철강협회로부터 안전보건 우수 사례로 인증받았다. [사진 제공 · 포스코그룹]

    포스코는 10월 16일부터 열린 세계철강협회 총회 기간 중 ‘2022 스틸리 어워드(Steelie Awards)’에서 △기술혁신 △지속가능성 등 2개 부문을 수상하고, 안전보건 우수 사례 인증 프로그램에 채택되는 성과를 거뒀다. 2010년부터 시작된 스틸리 어워드는 세계철강협회 전 회원사를 대상으로 철강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한 우수철강사에 수여하는 상이다. △저탄소 철강 생산 △기술혁신 △지속가능성 △전 과정 평가(Life Cycle Assessment) △교육훈련 △커뮤니케이션 프로그램 등 6개 부문으로 나눠 시상한다. 포스코는 그동안 국내에서 유일하게 기술혁신 부문에서 5차례, 지속가능성 부문에서 2차례, 커뮤니케이션 부문에서 1차례 등 총 8차례에 걸쳐 수상했다.

    올해 기술혁신 부문에서는 포스코의 스테인리스 광폭(폭 1200㎜ 이상)재 고속 교류전해산세(交流電解酸洗) 기술이 가치를 인정받았다. 포스코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기술로, 교류전기를 활용해 스테인리스 광폭 제품의 오염 물질을 제거하고 표면을 청정하게 하는 산세공정을 빠른 속도로 진행할 수 있게 돕는다. 이를 통해 기존 산세공정에 들어가던 화학물질인 혼산(Mixed Acid) 사용을 저감할 수 있다. 포스코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유해 가스 감지 도구 ‘스마트 세이프티 볼’은 안전보건 우수 사례로 인증받았다. 직경 60㎜, 무게 100g으로 테니스공과 유사한 크기이며 산소(O₂), 일산화탄소(CO), 황화수소(H₂S) 등 3가지 가스 농도 파악이 가능하다. 밀폐 공간 내 작업이나 정비 전 스마트 세이프티 볼을 먼저 투척해 가스 농도를 바로 측정함으로써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기존에는 밀폐 공간 내 가스를 측정하려면 긴 튜브로 가스를 뽑아 올리거나 휴대용 감지기로 직접 측정해야 했다.

    Interview
    44대 세계철강협회장 취임한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사진 제공 · 포스코그룹]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사진 제공 · 포스코그룹]

    세계 철강업계를 이끌 수장에 취임했는데 소감은?
    “1년간 세계철강협회 회장으로서 중요하게 신경 쓰고 싶은 부분은 철강업계가 전 세계적인 기후 문제 해결에 함께 노력하고 동참해야 한다는 것이다. 앞으로 몇 년은 미래 철강산업의 지속 여부를 가늠할 중요한 시기다. 지구온난화를 극복하기 위한 구체적인 목표와 계획이 실행되고 있고, 국가와 단체들의 요구도 높다. 이를 위해 세계철강협회가 그동안 추진해온 탄소중립 관련 프로그램을 다른 산업과 공동으로 구체화해야 한다. 철강산업의 패러다임 변화를 준비하고,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과 거시경제적·지정학적 환경 변화에 따른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세계 철강사들이 힘을 모으는 지혜가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1년간 세계 철강산업의 성공과 발전을 위해 힘쓰겠다.”

    철강업계가 직면한 문제와 해결 방안은 무엇인가.
    “세계 철강업계가 마주한 최대 화두는 탄소중립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선결 과제는 첫째, 이산화탄소가 배출되지 않는 쇳물 생산 기술 개발이다. 많은 철강사가 수소환원제철 공법을 개발하고 있고, 포스코는 고유의 ‘HyREX(하이렉스)’ 방식을 연구 중이다. 철스크랩(고철)을 모아 재활용하는 전기로 제철법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데, 재활용하더라도 고급 철강 제품을 만들 수 있는 기술혁신이 요구된다. 또한 철강 생산 중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회수해 저장하고 다시 활용하는 CCUS(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torage·탄소포집저장이용)를 효과 및 경제성을 갖춘 기술로 발전시켜야 한다. 두 번째는 그린스틸 중심의 수요 대응을 꼽을 수 있다. 자동차와 가전 등 철강 수요 산업의 많은 고객이 탄소가 발생하지 않는 철강 제품 공급을 요구하는 추세다. 이에 철강사들은 그린스틸, 탄소중립 철강, 탄소제로 철강 등 다양한 명칭으로 정의하며 대응하고 있으나, 업계에서 통용되는 정의가 아직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그린스틸에 대한 표준화된 정의와 측정 방법이 마련된다면 다양한 고객 요구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세 번째는 그린에너지 조달로, 철강산업 역시 그린에너지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지속가능한 제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해 철강산업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고 본다.”

    세계 철강산업 대표로서 향후 계획은?
    “탄소중립 생태계 구축을 위해 철강사 간 기술혁신 공유 활동을 강화하고, 다른 산업과 협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수소환원제철, 탄소포집저장이용 등 철강산업의 탄소중립 전반을 다루는 기술 콘퍼런스를 개최하고, 탄소중립 목표를 공유하는 여러 산업계와 관련 기술을 나누며 협력할 수 있는 기회를 찾아보고자 한다. 또한 새로운 탈탄소 생산 공정에 적합한 스마트 안전 솔루션을 모색하면서 잠재하는 새로운 산업안전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비할 방침이다. 그린스틸을 요구하는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철강산업의 여건을 감안한 그린스틸 정의도 마련하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그린철강 생산을 위한 친환경 연·원료 공급망의 안정성 확보에 힘쓰겠다.”

    포스코그룹이 추구하는 ‘친환경 미래소재 대표기업’의 의미는 무엇인가.
    “친환경 미래소재는 과거에 없던 새로운 미래 혁신 기술로 만들어내는 소재, 미래 모빌리티나 주거·인프라 등 미래 산업에 활용되는 소재, 탄소중립 등 미래 친환경 가치 실현에 기여하는 소재를 의미한다. 수소환원제철 같은 미래 혁신 기술로 만들어질 소재, 전기차·배터리 등 미래산업에 쓰이면서 산업을 리딩할 2차전지 소재와 리튬·니켈, 탄소중립이라는 미래 친환경 가치를 실현할 수소 등이 친환경 미래소재라고 할 수 있다. 포스코그룹은 이미 2차전지 소재 사업에서 양극재/음극재의 국내외 생산기지를 확장하며 결실을 거두고 있다. 이외에 2024년 아르헨티나 염수 기반으로 연간 5만t의 리튬을 본격 생산하는 것을 시작으로 2030년 국내외 리튬 30만t 생산, 철강 사업에서 2028년 수소환원제철 데모플랜트 가동, 수소 사업에서 2030년 50만t 생산 등 구체적인 목표를 갖고 사업을 진행 중이다. 특히 2차전지 소재 사업의 경우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철강과 함께 포스코그룹의 대표적인 핵심 사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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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현숙 기자

    강현숙 기자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강현숙 기자입니다. 재계, 산업, 생활경제, 부동산, 생활문화 트렌드를 두루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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