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40

2022.05.20

대선 이후 서울 11개 구 집값 강보합세

[조영광의 빅데이터 부동산] 용산, 이천시 집값 ‘껑충’…경기북부 동두천 상승

  • 조영광 하우스노미스트

    입력2022-05-23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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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통령 집무실로 사용되고 있는 옛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뉴스1]

    대통령 집무실로 사용되고 있는 옛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뉴스1]

    윤석열 정부가 출범했다. 주택 250만 호 공급, 서울 용산공원 개발, 1기 신도시 마스터플랜, 부동산세 완화 등 많은 부동산정책이 쏟아졌으나 구체적인 방향성과 추진 방식, 시행 시점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 내부에서도 엇갈렸다. 3월 9일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하고 지금까지 2개월 동안 부동산시장은 많은 기록을 남겼다. 그 기간 새 정부에 대한 기대와 혼란이 시소게임을 하며 집값 흐름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주요 도시 매매가 변동률을 통해 시장이 결국 어느 지역 손을 들어줬는지 살펴보자.

    최근 2개월 동안 서울 집값은 25개 자치구 중6개 자치구가 마이너스 상승률을, 11개 자치구가 0~0.1% 미만 강보합세를 보였다. 0.1% 이상 플러스 상승률을 기록한 곳은 8개 자치구로 서울은 전반적으로 보합세 흐름을 이어갔다. 용산시대 훈풍이 불고 있는 용산구 집값은 지난 2개월간 서울에서 가장 높은 0.58% 상승률을 기록했다(그래프 참조). 용산에 이어 서초구, 중구, 동작구가 유의미한 상승세를 보였다. 서초구는 강남역-교대역-서초역에 이르는 서초대로 일대 약 59만㎡를 개발하는 ‘서초로 지구단위계획 결정변경안’이 3월 통과되면서 상승세를 견인했다. 기존 하나의 구역으로 묶여 있던 서초로 지구단위계획은 롯데칠성 부지, 코오롱 부지, 라이온미싱 부지, 삼성 부지가 각각 특별계획구역으로 분리 지정되면서 구역별로 빠른 개발이 가능해졌다. 강남 핵심 업무·상업지구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서초구 집값을 끌어올린 것이다. 변경안에 새로 편입된 진흥아파트는 향후 신속통합기획과 연계한 재건축 추진 가능성이 높아져 강남권 투자자들을 움직일 전망이다.

    서울 서초·중구 상승세

    서울 중구 집값을 움직인 개발계획은 4월 서울시가 발표한 ‘녹지생태도심 재창조 전략’이다. 녹지생태도심 재창조 전략의 목표는 도심 용적률 규제를 과감히 완화해 ‘고밀·복합개발+공공 기여분을 활용한 녹지 확대’를 달성하는 것이다. 해당 계획이 목표대로 진행된다면 서울 녹지 비율은 기존 3.7%에서 15%까지 4배 확대되고, 높아진 용적률만큼 업무·상업·문화시설뿐 아니라 주거공간까지 서울 도심에 들어서면서 말 그대로 ‘직주근접 정주도시’가 탄생하게 된다. 가장 먼저 종묘~퇴계로 일대 개발이 완료되면 ‘연트럴파크’의 4배가 넘는 공원·녹지가 조성돼 서울 도심에 위치한 주거단지 전반의 가치 상승을 이끌 전망이다.

    동작구는 노량진뉴타운 시공사 선정 소식이 개발 기대감을 높여 올해 초 대비 집값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4월 포스코건설이 노량진3구역 시공사로 선정됐다. 총 8곳에서 재개발이 진행 중인 노량진뉴타운은 7곳이 시공사를 선정하면서 동작구의 개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게다가 노량진뉴타운 대장격인 1구역이 하반기 시공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윤석열 정부의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 정책이 본궤도에 오를 경우 노량진뉴타운은 강남권 도시재생사업장의 블루칩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대선 이후 경기도 집값 상승을 견인한 지역은 SK하이닉스 공장이 위치한 이천시다(그래프 참조). 이천시 고용률은 SK하이닉스의 지속된 투자에 힘입어 지난해 하반기 경기도에서 가장 높은 68.4%를 기록했다. 지난해 2월 이천시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공장인 M16이 준공됐으며, 앞으로도 20조 원 추가 투자가 이뤄질 전망이다. 오락가락하는 정책 변수와는 상관없이 ‘양질의 일자리 확대=부동산시장의 견조한 상승’ 방정식은 앞으로도 이천시 집값을 우상향 궤도에 올려놓을 것이다.



    경기남부 하락세

    경기북부 동두천시 역시 지난해 하반기 조정대상지역이라는 규제 유탄을 맞았음에도 정책 시행과 상관없이 대선 이후 상승세를 이어갔다. 동두천 외에도 양주시, 구리시, 남양주시 등 경기북부 생활권이 경기도 집값을 끌어올렸다. 동두천은 윤 대통령의 GTX-C 노선 연장 공약, 양주는 GTX-C 노선과 지하철 7호선 연장, 구리와 남양주는 지하철 8호선 연장 호재가 있다. 3월에는 지하철 4호선을 연장해 남양주 진접읍까지 잇는 진접선이 개통돼 별내신도시 집값이 한 차례 상승하기도 했다.

    현재 집값 하락세를 주도하는 경기남부 대비 경기북부 철도 호재가 강력한 이유는 ‘교통 황무지 개간의 법칙’ 때문이다. 서울을 크게 5개 권역으로 나눠 각 권역에 속한 자치구별 지하철역 현황을 살펴보면 경기북부와 연접한 서울 동북권 8개 구의 지하철역은 구당 12.5개다(지도1 참조). 강남이 포함된 동남권 지하철역 개수인 구당 23.5개의 절반에 불과하다. 서울 내에서도 강북과 강남의 지하철 인프라 격차가 심하기 때문에 서울 강북 지하철을 연장해 경기북부를 잇는 지하철 노선은 태생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다. 이를 다르게 생각하면 경기북부에 신설돼 서울을 잇는 지하철 노선은 희소가치를 높게 인정받을 수밖에 없음을 의미한다. 또한 3월 대선에 이어 6월 지방선거에서도 그간 군사제한구역으로 묶여 있던 경기북부의 개발을 약속하는 공약이 쏟아져 나오면서 경기북부는 하반기에도 경기도 집값을 견인할 것이다.

    경기남부 집값 하락세는 의왕시가 주도하고 있다. 의왕시 하락세는 하반기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지난해 8월 말 국토교통부는 의왕·군포·안산 신도시를 3기 신도시로 추가 지정하면서 의왕역에 GTX-C 노선 설치를 발표했다. 그 덕에 의왕시 집값은 9월 이후 급등하기 시작했는데 하필 그때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상승 변곡점을 맞이해 현재까지 가파른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의왕시 집값 하락의 방아쇠를 당겼다. 게다가 의왕시와 인접한 안양시는 올해부터 2025년까지 약 1만5000호라는 역대 최고 수준 입주가 예정돼 있으며, 수원시 장안구 역시 2024년까지 약 6000채 입주가 예정돼 있어 하반기 의왕시 집값 낙폭을 더 키울 전망이다.

    인천은 최근 2개월 동안 동구가 가장 높은 0.42% 매매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동구에서 진행 중인 총 11개의 재개발·재건축 구역 중 송림초 주변 재개발사업은 8월 ‘동인천역파크 푸르지오’ 입주가 예정돼 있다. 그 외 10개의 재개발·재건축 사업 모두 시공사 선정이 완료된 상태다. 3000채 규모 이상이면서 역세권 입지를 품은 3대장 구역, 즉 금송 구역(3965채), 송림1·2동 구역(3693채), 화수화평 구역(3127채) 중 금송 구역이 빠르면 올해 일반분양에 나설 예정이다. 나머지 2개 구역도 2023년쯤 관리처분 단계에 접어들 것으로 보여 동구의 천지개벽이 예상된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줍줍’ 공포에 시달렸던 송도신도시가 자리한 인천 연수구는 4월 이후 하락세가 멈췄으며, 특히 송도학군 1번가인 송도1공구가 송도신도시 반등을 이끌고 있다. 2022년 125명을 특목고·자사고에 진학시킨 신정중과 자사고 포스코고가 지근거리에 있는 송도더샵그린에비뉴 7·8단지는 4월 신고가를 경신했다. 송도신도시는 무순위 청약 물량으로 풀린 미분양 수 역시 감소세에 접어들며 하반기 다시 상승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대구 미분양 속출

    지방 도시 중 가장 높은 상승세를 기록한 곳은 강원도다. 강원도 부동산 상승세는 2019년부터 3년간 유지되고 있다. 강원도 부동산 힘의 근원은 수도권 지근거리에 위치한 태생적 입지 여건에 있다. 속초시와 강릉시에는 여전히 수도권 은퇴자뿐 아니라 수도권 관광객의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새 정부가 강원도에 약속한 춘천 데이터산업 수도 육성, 원주 디지털 헬스케어 메카 육성은 이미 강원도에서 차근차근 기반을 다져온 터라 공약 실현 확률이 높다. 강원도 부동산은 수도권 유동성뿐 아니라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플러스 요소로 작용하면서 2022년을 넘어 2023년까지 무난한 상승이 예상된다.

    대구는 미분양이 계속 치솟고 있는 반면, 부산은 1000채 안팎의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 두 도시의 성패를 가른 것은 입주 물량이다. 부산은 올해부터 2025년까지 인구수 대비 2% 수준의 입주 물량이 예정돼 있지만, 대구는 인구수 대비 3.4% 입주 물량이 예정돼 있고 절대적인 입주 물량 또한 대구가 부산보다 약 2만 채 많다. 부산은 신정부가 부산엑스포 유치TF(태스크포스)를 별도로 조직할 만큼 공을 들이고 있다.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에 성공할 경우 향후 20년 내 한국에서 개최될 최대 국제행사가 될 것이라는 인수위의 말처럼 큰 호재로 작용할 것이다. 특히 부산세계박람회 유치가 확정된다면 행사가 진행될 부산 북항 재개발지역에는 더 큰 호재가 된다(지도2 참조). 마침 북항 1단계 재개발이 완료돼 5월 4일 개방됐으며, 2단계 재개발도 예비타당성조사를 조속히 진행해 조만간 시행될 예정이다. 2023년쯤에는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여부가 확정된다. 국제박람회기구(BIE)가 부산 손을 들어줄 경우 북항 재개발의 직접적인 수혜지역인 부산진구와 부산동구 부동산은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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