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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안경시장 뒤흔든 와비파커 오프라인에 사활 걸었다

[강지남의 월스트리트 통신] 가성비 甲 안경으로 인기몰이… 매장 출점 및 마케팅·광고비용 증가 걸림돌

  • 뉴욕=강지남 통신원 jeenam.kang@gmail.com

온라인 안경시장 뒤흔든 와비파커 오프라인에 사활 걸었다

와비파커는 오프라인 중심의 안경시장을 뒤흔든 혁신 기업이다. [와비파커 홈페이지]

와비파커는 오프라인 중심의 안경시장을 뒤흔든 혁신 기업이다. [와비파커 홈페이지]

미국에 장기 체류하려는 한국인이 꼭 챙겨야 할 물품 중 하나는 여벌 안경이다. 안경을 잃어버리거나 망가뜨리면 500달러(약 60만 원)가량 지출을 각오해야 하기 때문이다. 검안사로부터 안경 처방전을 받는 데 약 100달러가 들고, 안경테 가격은 월마트 공산품이냐 디자이너 제품이냐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최근 통계에 따르면 평균 242달러라고 한다. 여기에 평균 113달러인 렌즈 값이 추가된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재학생 데이브 길보아도 비싼 안경 값에 기함했다. 2008년 태국 여행 중에 안경을 분실한 그는 아예 한 학기를 안경 없이 버텼다. “200달러면 휴대전화를 살 수 있는데, 왜 안경은 살 수 없는 거지?” 길보아의 하소연에 공감한 와튼스쿨 친구 4명은 품질 좋고 저렴한 안경을 온라인에서 판매하자고 의기투합했고 2010년 2월 안경 판매 전문 웹사이트 와비파커(Warby Parker)를 오픈했다. 와비파커는 1950년대를 풍미한 미국 작가 잭 케루악의 소설 주인공들 이름에서 따왔다.


증강현실로 안경테 고를 수 있어

와비파커는 애플리케이션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해 자신에게 어울리는 안경테를 고를 수 있다. [와비파커 홈페이지]

와비파커는 애플리케이션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해 자신에게 어울리는 안경테를 고를 수 있다. [와비파커 홈페이지]

와비파커는 오프라인 중심이던 기존 안경시장을 뒤흔든 혁신 기업으로 유명하다. 소비자 직접 판매(Direct to Customer· D2C) 비즈니스의 대표적 성공 사례로도 자주 거론된다. 비결은 소비자 편의성을 높인 데 있다.

고객은 와비파커 홈페이지에서 최대 5개의 안경테를 골라 집으로 배송받을 수 있다. 닷새간 안경테를 체험해본 뒤 마음에 드는 것을 선택해 구매하면 된다. 배송료는 무료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증강현실(AR)로 다양한 안경테를 착용한 자신의 모습을 확인할 수도 있다.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 또한 빼놓을 수 없는 강점이다. 와비파커는 제품 대부분을 95달러(약 11만 원)에 판매한다. 기본 사양의 렌즈까지 포함된 가격이다.

와비파커는 지난해 활성 고객 수 200만 명을 돌파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6% 성장한 3억9400만 달러(약 4705억 원)다. 올해 예상 매출은 5억3200만 달러(약 6353억6760만 원)로 더 큰 폭의 성장이 기대된다. 9월 29일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됐는데, 이날 주가가 기준가(40달러) 대비 36%나 급등해 화제를 모았다.



와비파커에 대한 소비자 평가는 호의적이다. 컨슈머리포트의 최근 조사 결과 이 회사는 안경을 구매하기 좋은 채널 순위에서 1위 코스트코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안경 하나를 사면 빈민국에 안경 하나를 기부하는 프로그램(‘Buy a pair, give a pair’)도 호평받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지금까지 기부된 안경이 800만 개를 넘어선다고 한다. 최근에는 뉴욕 기반의 문학계간지 ‘파리 리뷰(Paris Review)’와 컬래버레이션한 ‘문학적이면서도 반항적인’ 디자인의 안경테를 선보였다. 독서와 안경이 잘 어울린다는 데서 착안한 신선한 시도다.

다른 안경회사가 갖지 못한 기술력도 와비파커의 장점이다. AR 기술을 고도화해가는 데 더해 최근에는 기존 안경 처방전을 앱을 통해 원격으로 갱신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공동창업자 중 한 명인 빌 블루멘털과 함께 공동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는 길보아는 최근 ‘포브스’와 인터뷰에서 “원격의료 분야에서 와비파커가 가장 선두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업계는 와비파커가 향후 원격 시력 검사 서비스도 출시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런데 와비파커 앞에 놓인 가장 큰 장애물은 안경 구매가 여전히 오프라인 중심으로 이뤄진다는 점이다. 시력 검사를 받으러 간 곳에서 안경이나 콘택트렌즈를 구매하는 비율이 각각 66%, 71%에 달한다. 와비파커의 미국 내 안경시장 점유율은 1%로 비전소스(8%), 룩소티카(6%), 월마트(5%), 코스트코(3%) 등에 한참 못 미친다.


당분간 적자 면치 못할 듯

와비파커 홈페이지에서 최대 5개의 안경테를 골라 닷새 간 체험할 수 있다. [와비파커 홈페이지]

와비파커 홈페이지에서 최대 5개의 안경테를 골라 닷새 간 체험할 수 있다. [와비파커 홈페이지]

온라인 판매에만 의존하는 것의 한계를 와비파커도 잘 알고 있다. 길보아와 블루멘털은 와튼스쿨 졸업 후 뉴욕 소호 아파트에 사무실을 차렸을 때 직접 안경을 써보려고 사무실로 몰려드는 고객들을 보고 매장의 중요성을 절감했다. 실제 와비파커 전체 매출에서 매장 매출의 비중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65%였다.

와비파커는 현재 뉴욕시 10개 매장을 포함해 미국 전역에 145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향후 900개 이상으로 늘린다는 것이 와비파커의 계획이다. 와비파커 매장에서 시력 검사를 한 뒤 안경 처방전을 발급받을 수 있어 고객은 매장에서 안경 구입까지 원스톱 쇼핑이 가능하다.

‘온라인 혁명가’ 와비파커가 오프라인 확대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또 있다. 다른 D2C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온라인상에서 고객을 확보하는 데 드는 비용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매출 성장세에도 와비파커는 지난해 5590만 달러(약 677억 원) 적자를 냈는데, 온라인 마케팅 및 광고비용 증가가 주원인이었다. 와비파커에 따르면 신규 고객 1명을 확보하는 데 드는 비용은 2019년 27달러에서 지난해 40달러로 상승했다.

공격적인 오프라인 출점과 마케팅 및 광고비용 증가는 당분간 와비파커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 때문에 와비파커 주가가 고평가됐다는 시각도 있다. 경쟁업체들이 AR 기술을 도입하고 원격 시력 검사에 투자하고 있는 것도 경계할 사안이다. 혁신 아이콘을 넘어 안경 비즈니스 승자가 되기까지 와비파커가 넘어야 할 산은 아직 많이 남은 것으로 보인다.

*포털에서 ‘투벤저스’를 검색해 포스트를 팔로잉하시면 다채로운 투자 정보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주간동아 1311호 (p34~36)

뉴욕=강지남 통신원 jeenam.kang@gmail.com
1316

제 1316호

2021.11.26

“삼성전자 승부수는 차량용 반도체기업 인수합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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