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10

2021.10.15

부동산 패닉바잉 그만, 리츠·ETF·TDF로 분산투자해야

금리 전환기엔 간접·장기투자가 답

  • 김경록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대표

    입력2021-10-20 10:00:02

  • 글자크기 설정 닫기
    리츠(REITs) 특성을 잘 파악하면 노후 자산관리에 유용하다. [GettyImages]

    리츠(REITs) 특성을 잘 파악하면 노후 자산관리에 유용하다. [GettyImages]

    집값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많이 올랐다. 우리나라는 2000년 초 8%를 넘던 금리가 최근 몇 년 사이 1%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주택 가격을 끌어올리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1990년대 일본 부동산 가격 버블과 붕괴,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에 따른 주택 가격 폭락은 저금리가 만들어낸 버블 때문이었다. 이제 금리 추가 인하의 모멘텀이 없는 상황에서 저금리로 한껏 달아오른 주택시장에 주의해야 한다. 주택을 비롯한 부동산 관련 자산을 분산하고 유동성을 높여야 한다. 금융상품을 통한 간접투자가 반드시 필요하다.

    물론 부동산이 자산관리의 중요한 축을 이룬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가격 하락 위험이 주식보다 적고, 임대료 같은 배당 수입도 꾸준하기 때문이다. 단 아파트, 상가, 오피스텔 등 부동산을 직접 구매할 게 아니라 ‘간접투자’하길 권한다. 부동산을 직접 사려면 부채를 져야 할 뿐 아니라, 보유 자산을 대부분 부동산에 ‘몰빵’해야 한다. 이는 분산투자에 맞지 않는다. 부동산 펀드를 통해 부동산에 간접투자하면 물건 종류를 다양하게 분산하고, 지역적으로도 분산할 수 있다. 유사시 언제든 현금화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일석삼조(一石三鳥)인 셈이다.


    리츠 배당수익률 4~5%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 중 대표 주자는 리츠(REITs)다.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부동산투자신탁(Real Estate Investment Trust)이다. 리츠는 수익금의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배당해야 해 투자자 입장에서는 배당금 흐름이 안정적이다. 리츠 가격은 주식시장에서 등락을 거듭하지만, 배당금은 안정적으로 지급된다. 일본은 저금리-저성장 시기인 1990년대 중반부터 리츠가 인기를 끌었다. 우리나라도 아직은 국내 공모 리츠가 많지 않고 해외 리츠가 대부분이지만, 향후 국내 공모 리츠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리츠 특성을 잘 파악하면 노후 자산관리에 유용할 수 있다.

    리츠는 배당수익률이 보통 4~5%가량 된다. 예금금리가 1%가 채 되지 않는 상황에서 현금흐름을 확보하는 데 좋은 투자자산이다. 다만 쇼핑몰, 물류센터, 데이터센터, 임대주택, 오피스 등 투자 대상이 다양하고 해외 부동산도 많기 때문에 전문가로부터 조언을 받아 투자하는 편이 좋다.

    코로나19 사태로 가격이 급등한 기술혁신 관련주는 변동성을 줄여 안전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에는 분산, 장기, 적립 등 세 가지 방법이 있다. 분산은 상관관계가 없는 자산을 여러 개 섞는 개념이다. 짚신 장사와 나막신 장사를 겸하는 격이다. 가장 좋은 친구는 나와는 다른 친구라는 말이 있듯이, 가장 좋은 자산은 내가 보유한 것과는 다르게 움직이는 자산이다. 상관관계가 낮은 자산을 찾아 이들을 섞어서 보유하면 무작위성(randomness)이 줄어 수익이 올라간다. 이를 일컬어 ‘공짜 점심’이라고 한다. 분산의 이점을 살린 대표적인 금융상품이 펀드(fund)다. 펀드는 분산 요건을 충족해야 하기에 여러 기업 지분을 보유한다.



    장기투자 역시 주식투자의 위험을 줄인다. 지금까지 경험으로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위험이 줄어드는 패턴을 보인다. 미국 S&P500지수의 1950~2017년 수익률은 평균 10%가량이다. 그런데 1년 단위로 투자하면 수익률은 최고 52%에서 최저 -37%까지 범위가 매우 넓다. 5년을 보유하면 최고 28%에서 최저 -2%로 수익률 변동이 크게 줄어든다. 하지만 15년을 보유하면 최고 19%에서 최저 4%로 편차가 줄어들고, 20년을 보유하면 최고 18%에서 최저 6.5%가 된다. 장기 평균 수익률에 수렴한다. 이 정도면 재갈을 물린 야생마처럼 주식이 길들어 움직인다.

    여기에 한 차례 더 재갈을 물려 얌전하게 다스리고 싶다면 적립식 혹은 정액분할식으로 투자하면 된다. 주식 가격이 5년 동안 100만 → 60만 → 660만 → 6140만 → 6100만 원이 됐다고 하자. 만일 5000만 원을 일시에 모두 투자하면 5년 후 수익은 ‘0’이다. 하지만 1년에 1000만 원씩 분할해 투자하면 결과는 달라진다. 평균 매수 단가는 82만6700원이 돼 5년 후 투자금은 6048만 원에 이른다. 1048만 원 수익을 얻는 셈이다. 분할매수만으로 수익이 났다.


    연금, TDF로 굴려라

    상장지수펀드(ETF)를 장기적립 또는 장기 분할매수하면 주식투자 위험을 줄일 수 있다. [GettyImages]

    상장지수펀드(ETF)를 장기적립 또는 장기 분할매수하면 주식투자 위험을 줄일 수 있다. [GettyImages]

    분산, 장기, 적립 이 세 가지 안전장치를 모두 활용하는 방법은 잘 분산된 펀드로 장기적립투자를 하는 것이다. 펀드는 ETF(상장지수펀드)가 좋다. 수수료가 싸고 거래하기도 편하다. 운용자가 운용을 잘하지 못할 위험도 없다. ETF는 종류가 많은데, 향후 좋은 트렌드를 선보일 테마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 바이오, 헬스케어, 메타버스, 클라우드 컴퓨팅, 배터리 테마가 이에 해당한다. 이들을 망라한 게 BBIG ETF다.

    BBIG는 바이오(Bio), 배터리(Battery), 인터넷(Internet), 게임(Game) 테마를 말한다. 혁신기업들을 ETF를 통해 잘 분산해놓았다.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기업들을 모아놓은 글로벌 BBIG도 있으니 국내와 적절히 섞어 투자하면 된다. 이들 ETF를 장기적립 혹은 장기 분할매수하면 주식투자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미래 주식가격을 예측하거나 매수 시점을 고민할 필요가 없다.

    연금은 장기적립상품이다. 오랜 기간 운용하고 매달 얼마씩 적립한다. 따라서 연금을 투자상품으로 운용하면 바로 장기적립투자를 하는 셈이다. 많은 사람이 연금에서는 원리금보장상품을 보유하고 투자를 따라 하려 하는데, 연금의 경우 장기적립식으로 투자하는 게 가장 적합하다. 지금 보유한 연금에서 투자를 하자. 연금에서 어떤 펀드를 고를지 고민된다면 TDF(Target Date Fund)로 하면 된다. 나이에 따라 자산운용사가 위험자산 비중을 알아서 해주고, 자본시장 상황에 따라 주식과 채권 비중을 적절히 조정해간다. 개인투자자가 고민할 부분이 없다. 연금에서 TDF를 사고 생업에 열중하면 된다.

    *포털에서 ‘투벤저스’를 검색해 포스트를 팔로잉하시면 다채로운 투자 정보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