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09

2021.10.08

기성세대여, ‘제3 디지털혁명’ 메타버스 모르면 뒤처질지니

몸과 정신이 가상공간으로 풍덩 빠지는 공감각적 경험 선사

  • 김지현 테크라이터

    입력2021-10-12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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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전자가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개최한 채용설명회(위)와 대구시교육청이 연 메타버스 가상 교실. [사진 제공 · LG전자, 사진 제공 · 대구시교육청]

    LG전자가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개최한 채용설명회(위)와 대구시교육청이 연 메타버스 가상 교실. [사진 제공 · LG전자, 사진 제공 · 대구시교육청]

    2021년 ICT(정보통신기술)시장의 최대 화두는 ‘메타버스’다. 포털사이트 검색 트렌드에서 메타버스 관련 검색량도 급격히 늘었다. 메타버스 붐의 배경은 무엇일까. 사실 메타버스는 그 유래를 거슬러 올라가면 20년도 훌쩍 넘은 기술이다. 가상현실(VR) 분야 선구자 재런 러니어는 1980년대 중반 현재 판매되는 VR 기기와 유사한 시제품을 내놓았다. 2003년 초보적 형태의 메타버스 서비스 ‘세컨드 라이프’가 출시된 바 있고, 구글은 2014년 종이 재질의 HMD(머리 착용 디스플레이 장치) ‘카드보드’를 공개했다. 구글 카드보드에 스마트폰을 넣어 VR 기기처럼 활용하게 한 것. 다만 이러한 서비스나 기기는 반짝 주목받다 이내 사람들의 관심 밖으로 사라졌다.

    인터넷 속 새로운 자아

    ‘오큘러스 퀘스트2’ 등 가상현실(VR) 기기의 등장으로 메타버스 대중화가 빨라지고 있다. [사진 제공 · SK텔레콤]

    ‘오큘러스 퀘스트2’ 등 가상현실(VR) 기기의 등장으로 메타버스 대중화가 빨라지고 있다. [사진 제공 · SK텔레콤]

    메타버스 전성기가 마침내 시작된 걸까. 메타버스는 미래 인터넷 기술의 새로운 희망으로 각광받고 있다. 지난해 9월 미국에서 출시된 VR 시스템 ‘오큘러스 퀘스트2’가 대중적 인기를 얻은 것이 주효했다. 오큘러스 퀘스트2는 40만 원대 가격으로 뛰어난 성능을 보여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였다. 한마디로 메타버스를 제대로 체험할 하드웨어가 이제야 등장한 것이다. 오큘러스 스토어에 양질의 콘텐츠가 여럿 등록되면서 쓸 만한 서비스가 늘어난 점도 한몫했다.

    메타버스를 온전히 체험할 수 있는 IT(정보기술) 환경이 무르익기도 했다. 기존 개인용 컴퓨터(PC)나 스마트폰을 통해서도 메타버스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 것. ‘포트나이트’ ‘로블록스’ 등 게임 서비스에 소셜파티 기능이 탑재되고, ‘제페토’ ‘이프랜드’ ‘REC ROOM’ ‘Facebook Horizon’처럼 인터넷 공간에서 새로운 자아를 생성해 즐기는 서비스도 본격 등장했다. 최근 메타버스 기술의 성장은 10년 전 애플 아이폰과 삼성 갤럭시S가 스마트폰 시대를 열어젖힌 것을 연상케 한다.

    메타버스는 기존 웹이나 모바일 환경과는 전혀 다른 인터넷 사용 경험을 제공한다. 기존 인터넷은 키보드, 마우스나 사용자의 손가락 등 제한된 입력 장치를 이용했다. 입력 결과물도 평면 디스플레이와 스피커라는 출력 장치를 통해야 했다. 그 탓에 기존 인터넷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선명했다. 디스플레이에서 사용자가 고개를 돌리는 순간 온라인과 단절됐다. 이와 달리 메타버스는 우리 몸과 정신이 인터넷 공간으로 풍덩 빠지는 듯한 공감각적, 입체적 경험을 선사한다. 사용자는 메타버스를 통해 현실계와 가상계, 즉 아날로그와 디지털 세계의 융합을 경험할 수 있다. 그야말로 겪어보지 못한 세 번째 세계다.

    현대 사회는 이미 두 번의 디지털혁명을 겪었다. 온라인 웹의 등장이 첫 번째 물결. 스마트폰 대중화라는 두 번째 물결이 뒤를 이었다. 하나같이 개인의 일상은 물론, 경제와 산업구조에 일대 지각변동을 가져왔다. 메타버스는 두 차례의 인터넷 트렌드보다 큰 패러다임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그 파고가 큰 만큼 메타버스의 순기능 못지않게 부작용도 클 수 있다. 대표적 문제가 정보기술의 세대 격차다.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는 감수성은 세대마다 천차만별이다.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반 출생)는 이미 일상 속 게임과 인터넷 서비스에서 메타버스를 즐겨 사용하고 있다. 반면 기성세대의 메타버스 경험은 책이나 유튜브 콘텐츠를 통한 간접 형태가 대부분이다. 체감이라기보다 “이런 새로운 인터넷 패러다임이 있다더라” 식의 ‘인지’에 그친다. 이 같은 세대 간 인식 격차는 앞으로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기성세대가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흐름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할 대책이 필요하다.



    과몰입 부작용·개인정보 침해 위험성↑

    메타버스가 현실 세계를 완벽히 대체할 수는 없다. 메타버스에서 자유자재로 뛰어놀 ‘메타버스 1세대’도 현실에서 다양한 경험을 해봐야만 풍성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메타버스 오남용에 따른 부작용도 사전에 예방해야 한다. 이제까지 나타난 게임 과몰입에 따른 신체적·정신적 부작용보다 훨씬 큰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스마트폰이 사회경제적 활동 전반에 활용되면서 등장한 개인정보 침해·유출 문제도 메타버스 환경에선 더 심각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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