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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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 최재형 추격戰, 이재명 · 윤석열에도 나쁘지 않다

2위 후보는 추격자면서 페이스메이커

  • 김수민 시사평론가

    입력2021-07-24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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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 윤석열’로 굳어지던 대선 판도가 조금씩 흔들리고 있다. 여권에서는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의 지지세가 커지고 있다. 당내 선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격차를 좁히면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양자대결에서 승리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거듭 나온다. 범야권에서는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치고 나온다.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한 그는 윤 전 총장의 대안으로 지목된다. 이 전 대표와 최 전 원장은 판을 엎을 것인가, 아니면 그들 역시 조연에 불과한가.

    이낙연, 중도 표심 돌아왔지만…

    이 전 대표의 지지율은 어디서 상승했을까.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를 받아 전국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7월 2일부터 이틀간 실시한 조사와 같은 달 16일부터 이틀간 전국 유권자 101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를 비교해보자. 이 전 대표 지지율은 12.2%에서 19.3%로 뛰어올랐다. 광주·전라(22.9→31.7%)는 물론 대구·경북(2.9→14.4%)에서도 상승해 이 지사(14.5%)와 거의 같았다. 대전·세종·충청(12.1→26.9%)에서는 이 지사(21.7%)를 제치고 윤 전 총장(27.9%)에 근접했다. 이념 성향별 지지율은 진보(22.2→29.3%), 중도(7.4→16.3%), 보수(7.4→13.8%) 모두 상승했다(두 조사 모두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전 대표는 민주당 지지층 안팎 모두에서 지지율이 상승했다. 원인은 다양하다. 첫째, 호남지역의 ‘그래도 다시 한 번’이다. 본선 경쟁력을 우선시하는 주민도 많지만, 어차피 본선 경쟁력이 강한 사람이 민주당 후보로 선출된다면 그 전까지 지역 출신 인사를 밀어보자는 욕구가 분출됐을 수 있다. 둘째, 이 전 대표는 당대표직을 그만두고 여권 주자 2위에 머문 근래 몇 달 동안 ‘민주당 비주류’로 비쳤다. ‘이재명으로는 불안하다’는 시각이 ‘이낙연이 대안이다’로 이어졌다.

    셋째, 윤 전 총장의 부진과 우경화 행보다. 이 전 대표는 한때 민주당의 평균 스타일과는 다른 이미지로 중도층의 지지를 많이 받았지만, 당대표를 맡으면서 중도층 지지율이 깎였다. 이탈한 지지율의 상당 부분은 윤 전 총장 쪽으로 향했다. 최근 윤 전 총장이 이런저런 잡음에 휘말리는 데다 국민의힘과 차별화되지 않는 행보를 보이면서 이 전 대표의 중도층 지지율이 되살아났다.

    이 전 대표는 남은 경선 기간 역전을 이뤄낼까. 이 지사와 차이를 좁히려면 그는 민주당 지지층과 중도층 모두에서 지지율을 끌어올려야 한다. 이 지사 측은 지지층 위주의 행보로 방향을 틀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유죄가 나오면 책임져야 한다’던 입장이 ‘조 전 장관과 연락하는 사이’로 바뀌었을 정도다. 이 전 대표가 이에 질세라 선명성 경쟁에 뛰어든다면 그의 중도 확장성은 저하된다. 강성 지지층의 선호마저 오르지 않는 최악의 상황도 펼쳐질 수 있다.



    이 전 대표의 추격이 결과적으로 이 지사에게 호재가 될 공산도 적잖다. “이재명이 이낙연에게 따라잡힐 만큼 실력이 저하됐다”가 아니라, “이낙연의 뒷심을 이재명이 끝내 물리쳤다”는 스토리가 성립하는 것이다. 이 전 대표의 선전이 이 지사를 더 탄탄히 뒷받침하는 반짝 에피소드에 그치는 경우다.

    최재형 부상, ‘국민의힘 주자’가 1차 피해자

    윤 전 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경우는 어떨까. 최 전 원장의 입당 소식에 윤 전 총장과 선거캠프가 “큰일 났다. 우리가 압박을 심하게 받겠다”며 낭패감을 표하거나 세간의 유사한 관측에 넘어간다면 용기와 지혜가 모두 부족한 것이다. 상황을 정확히 계산해 대비했다면 “잘됐다. 최 전 원장이 잘해주면 우리에게 더 여유가 생긴다”고 받아들일 것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최 전 원장이 범야권 2위, 전체 대선주자 4위로 올라탄 현상이 대체로 나타난다. 윤 전 총장이 하락하고 최 전 원장이 상승하는 추세가 지속될 수 있지만, 이로 인한 1차 피해자는 윤 전 총장이 아니다. 홍준표 의원이나 유승민 전 의원 등 국민의힘 기성 정치인이 뒷전으로 밀려난다. 작용-반작용의 법칙과 비슷해 보이지만 작용보다 반작용이 더 큰 경우다. “윤석열 말고 누가 여당을 이기겠느냐”는 윤석열 대세론에 맞서기 위해 국민의힘이 최 전 원장을 당에 들였더니, “최재형 말고 누가 윤석열에 대적하겠느냐”는 기성주자 필패론이 조장되는 꼴이다.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경선에 참가하지 않는다면 최 전 원장이 국민의힘 후보가 될 가능성이 커진다. 윤 전 총장 지지층도 ‘윤석열 없는 국민의힘 경선 여론조사’에 참여한다. 이들은 상대적으로 윤 전 총장과 비슷해 보이며 단일화에도 적극적일 것으로 기대되는 최 전 원장을 택할 개연성이 높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국민의힘 경선 여론조사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지지층이 나경원 전 의원보다 오세훈 서울시장을 선호한 것처럼 말이다. 최 전 원장이 윤 전 총장에 표를 꿔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되는 시나리오는 얼마든 열려 있다.

    최 전 원장이 국민의힘 후보로 유력해질수록 윤 전 총장에게 위협이 커질까. 두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 첫째, 최 전 원장의 정치적 입지는 윤 전 총장이 만든 판에서 조성됐다. 문재인 정권으로부터 공격받은 수준이나 정권교체 가능성을 연 기여도 면에서 최 전 원장은 윤 전 총장을 이길 수 없다. 윤 전 총장이 대선 레이스를 스스로 접거나, 최 전 원장이 완벽하게 뒤바뀐 프레임으로 승부를 걸어야 역전이 가능하다. 둘째, 국민의힘 전통 지지층은 오래 바라봐온 후보에게 미련을 가질 수는 있지만, ‘윤석열 대 최재형’이라면 굳이 최 전 원장을 밀 이유가 없다. 이래저래 최 전 원장은 윤 전 총장에게 ‘굉장히 좋은 단일화 파트너’다.

    ‘이낙연과 최재형’이 ‘이재명 대 윤석열’의 대결을 엎을 수 있는 마지막 힘을 모아나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처럼 경선과 본선 모두 역전하는 시나리오를 꿈꿀 것이다. 다만 이들의 도전은 선두주자를 위협하는 이상으로 제3주자의 급부상을 가로막는 측면도 크다. 이 지사와 윤 전 총장은 추격자를 페이스메이커로 삼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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