캣닥터 이영수의 세·모·고(세상의 모든 고양이)

고양이 기침은 천식 신호?

  • 수의사·백산동물병원장

    vetmaster@naver.com

    입력2019-12-23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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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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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씨가 추워지면서 난방과 환기 부족으로 실내 공기가 무척 건조하다. 실내에서 생활하는 고양이는 이로 인해 호흡기 질환에 걸리는 경우가 많다. 겨울철 고양이의 호흡기 질환 하면 허피스(헤르페스) 바이러스와 칼리시 바이러스를 떠올리기 쉽다. 콧물이나 기침 같은 증상을 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평소 자주 기침을 하는 고양이라면 천식을 의심해봐야 한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고양이 천식도 일종의 알레르기 반응이다. 폐는 ‘폐포’라고 하는 기도의 가장 끝에 자리한 작은 공기주머니로 이산화탄소와 산소를 교환해 숨을 쉬게 한다. 그 사이로 공기가 통하는 길이 있는데, 이를 기관지라 하며 작은 길을 세기관지라 부른다. 면역 반응에 의해 염증이 생기면 기관지에도 염증이 생겨 좁아지고, 공기가 통하지 못해 숨쉬기가 어려워진다. 

    고양이 천식은 처음에는 증상이 거의 없다 염증이 진행되면서 숨쉬기가 힘들어지고 간헐적으로 기침이 시작된다. 이후 기침 횟수가 증가하다 병이 더 진행되면 호흡 곤란으로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목을 길게 빼고 구토하는 것과 흡사하게 기침할 때가 대부분이라 구토와 헷갈릴 수 있지만 구토물이 나오지 않는다.

    기침 자주 한다면 검사받아야

    천식 초기에는 기침만 나타나지만 증상이 진행되면 숨쉬기 힘들어하거나 청색증(혀나 입술이 파래지는 증상)이 오기도 한다. 적절할 때 치료받지 않으면 기관지에 염증이 심해져 폐가 손상되고 심각한 합병증으로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따라서 고양이가 기침 증상을 자주 보인다면 단순 감기로 넘기기보다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보통 흉부 방사선 검사를 통해 기관지의 염증 유무를 확인하고 혈액검사, 심장사상충 검사, CT(컴퓨터단층촬영) 검사 등이 추가되기도 한다. 천식이라면 사람처럼 완치는 어렵지만 증상 완화를 통해 2차 폐질환을 막을 수는 있다. 우선 내과적으로 약을 처방하거나 흡입약을 통해 기관지에 약물을 직접 투여하는 방법이 일반적이다. 



    보통 하루에 1~2회 투여하며, 호흡기 증상이 심한 경우 바로 투여할 수 있다. 스프레이 형태의 흡입제는 전신 내복약보다 부작용이 적고 효과가 빠르다. 다만 고양이가 흡입제에 적응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므로 상당 기간 연습해야 한다. 

    이와 함께 주변 환경을 청결히 하고, 호흡기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는 먼지와 화장실 모래 등을 잘 관리해야 한다. 또한 집 안 습도를 적절하게 유지하며 환기도 자주 한다. 실내에서 보호자가 담배를 피울 경우 천식이 더 악화될 수 있으니 이런 행동은 금물이다. 

    천식의 원인은 알레르기가 대표적이다. 천식이 심하다면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알러젠)을 검사해 미리 피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심장사상충은 천식을 유발하거나 악화할 수 있으므로 정기적인 예방이 꼭 필요하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비만도 천식을 악화하는 원인 가운데 하나이므로 체중 관리도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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