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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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21대 총선 격전지③ 인천광역시 · 강원도 · 제주

  • 입력2019-09-14 17: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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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범중부권의 캐스팅보터, 진보 주류 물갈이의 또 다른 변수

    선거판에서 인천과 강원은 범중부권으로 분류되곤 한다. 영호남의 완충지대에서 지역 표심을 대표하기 때문에 범중부권의 선택은 서울 및 경기의 민심과 동조하거나 때로는 독립 변수로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기도 한다. 제주는 종전까지는 전국 표심을 대표하는 지역으로 떠오르기도 했으나 최근에는 친여 성향이 좀 더 부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역에서도 조국 사태로 불거진 진보 주류의 기득권 구태가 총선 결과에 어떻게 작용할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19, 20대 총선에서 여야 간 팽팽한 균형을 보인 인천 선거 판도는 지난해 지방선거에선 표 쏠림현상을 나타냈다. 19대 총선에선 민주당과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이 6석씩 분할했고, 선거구가 1개 더 늘어난 20대 총선에선 공천 탈락한 안상수(중·동·옹진·강화), 윤상현(남구을) 의원이 무소속으로 당선한 뒤 복당해 새누리당 6석, 민주당 7석으로 세가 엇비슷해졌다. 그런데 지난해 지방선거는 예외적이었다. 인천시장은 물론, 10개 구청·군수 가운데 강화군수를 제외한 9개 기초단체장을 민주당이 싹쓸이한 것. 일반적으로 인천은 토박이가 적고 충청, 영남, 호남 출신 유권자가 골고루 분포돼 있어 초대형 정치 이슈가 터지지 않는 한 특정 정당이 독점하기 힘든 총선 지형이라는 특징이 있다. 

    내년 총선이 지난해 지방선거의 재판이 될지, 아니면 역대 총선과 마찬가지로 여야 균형 잡힌 선거 결과가 나올지 주목된다. 21대 총선에서는 자유한국당 유정복(62) 전 인천시장(선거구 미정)과 정의당 이정미(53) 전 대표(연수을)의 출마가 선거 판세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중 ·  동 ·  옹진 ·  강화
    탤런트 박상원 출마 여부 주목

    인천 전체 면적의 70%를 차지할 만큼 광활한 중·동·옹진·강화지역은 여야 대진표가 어떻게 짜일지에 관심이 쏠린다. 4개 행정구역이 묶여 있는 이 선거구에는 60대 이상 유권자가 많아 보수 성향이 강한 편이지만 영종도 하늘도시와 중·동구 원도심 내 신규 아파트 단지에 젊은 층 유입이 늘면서 판도가 변하고 있다. 이곳에서 승기를 잡는 정당이 선거를 유리하게 끌고 갈 가능성이 높다. 

    자유한국당에서는 인천시장 출신 안상수(73) 의원의 공천 여부가 불투명해 예비 후보군이 다양하다. 안 의원은 “중진으로서 국가를 위해 할 일이 많다”며 4선 도전을 분명히 했다. 20대 때 안 의원과 공천 경합에서 승리했으나 2위로 낙선한 배준영(49) 전 인천항만물류협회 회장은 4년 내내 지역 민원 현장을 누벼왔다. 3선 중구청장을 지낸 김홍섭(70) 전 구청장의 정치 활동은 그리 활발하지 않지만 출마가 유력시되고 있다. 강화도가 고향인 박상은(70) 전 의원도 최근 자신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에 대한 표적수사 의혹이 불거지면서 총선 출마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에선 동구청장 출신인 조택상(60) 지역위원장이 조직 기반을 꾸준히 다져오고 있다. 30년간 현대제철 노동자로 재직하면서 노조위원장을 지내기도 한 그는 “거대담론의 공약보다 생활 속 작은 일을 해결하는 국회의원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10년 전부터 옹진군 신도시에 주택을 마련한 탤런트 박상원(60) 씨는 최근 인천 동산중고 총동문회장을 맡은 이후 정치 보폭이 넓어졌다. 옹진군 이장단 워크숍 등 여러 행사에 참석하는 모습이 눈에 띄면서 민주당 예비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바른미래당에선 김찬진(52) 인천시당 대변인, 정의당에선안재형(51) 전 보건의료산업노조 인천의료원지부장이 후보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연수을
    민주당-정의당 선거연대 1순위 후보 지역

    국내 경제자유구역 맏형 격인 송도국제도시를 포함한 인천 연수을은 ‘인천의 강남’으로 불릴 만큼 고소득층이 많이 사는 곳이다. 20대 총선 때 연수구에서 분할되기 전까지 황우여 전 의원이 내리 4선을 이어갈 만큼 보수 성향이 강했다. 

    20대 총선 결과 연수갑에서 민주당 박찬대 의원이 힘겹게 승리한 반면, 연수을에선 친박(친박근혜)계로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자유한국당 민경욱 의원이 당선했다. 당시 민주당 윤종기 후보와 국민의당 한광원 후보가 단일화 합의를 파기하고 독자 출마를 강행해 표가 분산되자 민 의원이 손쉽게 이겼다. 

    21대 총선을 앞두고 야권은 비교적 전열을 잘 갖춰나가고 있으나 여당은 당내 경합이 치열하다. 비례대표로 국회에 진출해 정의당 대표까지 지낸 이정미(53) 의원이 일찌감치 이곳을 지역구로 점찍고 각종 행사에 거의 빠짐없이 참석하고 있다. 정의당은 1980~90년대 노동운동의 메카였던 인천에서 국회의원을 반드시 배출하고자 치밀하게 전략을 짜고 있다. 정의당과 민주당 간 후보 연합을 가정할 경우 인천에선 연수을이 1순위 대상지로 거론되고 있다. 최근 열린 이 의원 의정보고회에 민주당 소속 구청장과 지방의원 다수가 참석했다. 

    한광원(62) 전 바른미래당 의원은 17대 인천 중·동·옹진에서 민주당 소속 의원을 지내다 20대 때 당적을 바꾸고 지역구도 연수을로 옮겼다. 21대에도 재도전하고자 조직을 다지고 있다. 

    민경욱(56) 의원은 당내 뚜렷한 공천 경쟁자 없이 재선을 목표로 질주하고 있다. 그는 8월까지 당 대변인으로서 여권 비판 활동에 종횡무진 나섰고,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퇴진을 위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공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자신의 공약 1호였던 송도국제도시와 서울 간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B 노선이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자 최대 치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야당 총선 주자들의 윤곽은 뚜렷하지만 여당인 민주당은 3파전 양상이다. 20대 총선에서 민 의원에게 고배를 마신 윤종기(60) 도로교통공단 이사장이 재기를 노려왔으나 최근 정일영(62) 전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지역위원장으로 선출됐다. 행정고시 출신으로 국토해양부 교통정책실장을 지낸 정 위원장은 공직생활을 접고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을 거쳐 정치에 입문했다. 그는 운동화 차림으로 주요 길목을 열심히 누비고 있다. 

    개혁적 성향의 박소영(43) 변호사도 공천 경합에 가세할 움직임이다.

    박희제 동아일보 기자 min07@donga.com

    한국당 아성에 부는 진보의 거센 바람

    내년 총선에서 여소야대의 강원도 정치 지형이 바뀔 수 있을까. 전통 보수의 텃밭으로 불리는 강원은 8석의 지역구 가운데 자유한국당이 7석, 민주당이 1석을 차지하고 있다. 지역구가 9곳이던 2012년 19대 때는 자유한국당(당시 새누리당)이 전석을 석권하기도 했다. 

    하지만 2017년 정권교체 이후 강원도에서도 진보의 바람이 거세졌다. 그동안 지방선거에서 맥을 못 추던 민주당이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서 대약진하며 진보의 돌풍이 내년 총선까지 이어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이 도지사를 비롯해 18개 시군 가운데 11곳에서 승리한 반면, 한국당은 5곳을 차지하는 데 그쳤다. 광역의원도 전체 46석에서 민주당이 35석을 쓸어 담아 처음으로 진보 진영의 제1당 시대를 열었다.

    허영 vs 김진태 리턴매치? 홍남기 경제부총리 출마 최대 변수

    강원도 지역구 가운데 최대 관심처는 ‘강원 정치 1번지’ 춘천이다. 일명 ‘태극기 부대’를 대표하는 정치인이 된 자유한국당 김진태(55) 의원이 3선에 도전하고 민주당에서는 허영(49) 도당위원장이 4년 만에 설욕을 노린다. 20대 총선에서는 김 의원이 4.4%p 차이로 승리했다. 김 의원이 공안검사 출신이고, 허 위원장이 학생운동권 출신이라는 점에서도 흥미로운 매치업이다. 

    김 의원은 지난해 2월 5·18민주화운동 폄하 발언으로 논란이 된 한 공청회를 주관한 사실이 알려진 이후 춘천 시민사회단체들의 퇴진운동이 이어져 위기를 맞기도 했다. 그러나 전통 보수층의 지지가 여전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 의원에 맞서는 허 위원장은 지난해 8월 현역의원을 꺾고 민주당 도당위원장에 선출되면서 저력을 과시했다. 허 위원장은 ‘강원 정치 1번지’ 탈환과 강원 정치 지형 새판 짜기라는 막중한 임무를 띤 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여당 차출설이 나오고 있는 춘천 출신의 홍남기(59)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출마 여부가 춘천 선거의 변수로 꼽힌다. 홍 부총리가 출사표를 던질 경우 민주당의 경선 열기가 달아오르고 본선에까지 그 영향이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주공산 된 홍천  ·  철원  ·  화천  ·  양구  · 인제 새 주인은?

    서울 면적의 10배에 이르는 ‘공룡 선거구’ 홍천·철원·화천·양구·인제도 관심 지역이다. 이곳이 지역구인 자유한국당 황영철 의원이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되면서 불출마를 선언해 무주공산이 된 데다 선거구가 재편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 체제가 유지된다면 여야 전 의원들의 대결 가능성이 점쳐진다. 자유한국당에서는 한기호(67) 전 의원, 민주당에서는 조일현(64) 전 의원의 출마가 유력하다. 또 정만호(61) 강원도 경제부지사도 민주당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 지역구는 5개 군(郡)으로 이뤄져 후보들의 출신 지역 간 대결 양상으로 전개될 수도 있다. 조 전 의원은 5개 군 가운데 인구가 가장 많은 홍천이 고향이고, 한 전 의원은 두 번째로 인구가 많은 철원 출신이다. 정 경제부지사는 양구 출신으로 2010년 보궐선거에서 한 전 의원에게 패한 경험이 있어 경선을 통해 본선에 진출한다면 10년 만에 리턴매치가 성사되는 셈이다.

    이인모 동아일보 기자 imlee@donga.com

    20년 장기집권이냐, 정권교체냐

    제주도 총선은 민주당의 ‘20년 장기집권’ 성사 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3개 지역구를 싹쓸이한 후 20대까지 단 한 곳도 내주지 않았다. 민주당은 5회 연속 석권에 자신감을 보이는 반면,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당은 장기집권에 따른 피로감 탓에 교체 분위기가 강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민주당은 ‘공천=당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보고 당내 경선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야권에서는 그동안 선거에서 패배한 후보보다 새로운 인물을 찾는 모습이다. 지역 이슈로는 서귀포시 성산읍에 건립될 예정인 ‘제주 제2공항’이 가장 뜨거운 쟁점이 될 전망이고 신항만 개발과 외자 유치의 명암, 대형 복합리조트 사업 등도 논란거리다. 


    제주갑 선거구는 민주당에서 강창일(67) 의원의 5선 도전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강기탁 변호사, 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 박원철 제주도의회 의원, 박희수 전 제주도의회 의장이 예비주자 목록에 오르내리고 있다.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구자헌 도당협운영위원장, 바른미래당은 장성철 도당위원장, 정의당은 고병수 탑동365일의원 원장이 각각 출마 의지를 다지고 있다. 고경실 전 제주시장과 김영진 제주도관광협회 회장도 야권 출마를 염두에 두고 ‘정중동’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제주을 선거구는 민주당에서 오영훈(51) 의원의 재선 도전이 유력한 가운데 김우남 전 의원이 총선과 도지사선거를 놓고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희현 제주도의회 의원도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오영희 제주도의회 의원, 부상일 변호사의 출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서귀포시 선거구는 민주당에서 위성곤(51) 의원의 재선 도전이 확실하다. 자유한국당은 후보가 난립하고 있는 가운데 김삼일 서귀포시 당협위원장과 김중식 전 남주고 총동창회장, 20대 총선 당시 예비후보로 뛰었던 강경필 변호사 등이 본선 진출을 노리고 있다. 바른미래당에서는 강상주 전 서귀포시장이 자천타천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허용진 변호사, 이경용 제주도의회 의원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임재영 동아일보 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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