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31

2022.03.18

생일 아닌 생일 주간을 보내는 Z세대

[김상하의 이게 뭐Z?] 주문 제작 케이크부터 나만의 프로필 사진까지

  • 김상하 채널A 경영전략실 X-스페이스팀장

    입력2022-03-22 10: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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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색창에 ‘요즘 유행’이라고 입력하면 연관 검색어로 ‘요즘 유행하는 패션’ ‘요즘 유행하는 머리’ ‘요즘 유행하는 말’이 주르륵 나온다. 과연 이 검색창에서 진짜 유행을 찾을 수 있을까. 범위는 넓고 단순히 공부한다고 정답을 알 수 있는 것도 아닌 Z세대의 ‘찐’ 트렌드를 1997년생이 알잘깔딱센(알아서 잘 딱 깔끔하고 센스 있게)하게 알려준다.

    생일 파티를 위해 주문 제작한 케이크들. [사진 제공 · 김상하]

    생일 파티를 위해 주문 제작한 케이크들. [사진 제공 · 김상하]

    돌잔치보다 준비할 부분이 많은 게 Z세대 생일 파티다. 주인공도 바쁘고 파티에 초대된 사람도 바빠지는데, 생일 주인공은 일단 친구에게 보낼 초대장과 파티 장소를 골라야 한다. 인생샷을 건지려면 장소와 드레스코드가 굉장히 중요하다. 장소를 골랐더라도 #◯◯호텔 #파티룸 등을 검색해 어느 스폿에서 사진이 잘 나오는지까지 확인해야 한다. 그럼 지금부터 장소를 예약했다 생각하고 Z세대식 파티 준비를 시작해보자.

    #주문제작케이크

    인스타그램에서 케이크만 검색해도 케이크 주문 제작 관련 게시 글이 35만 건 이상 나온다. 요즘 유행하는 건 동물 모양의 입체 케이크나 하프케이크. 소주, 햄버거, 치킨 등 좋아하는 음식을 표현한 케이크를 제작하기도 하고, 그 친구만의 별명이나 사진을 넣기도 한다. 특히 생일 주인공이 덕질을 하는 사람이라면 고화질의 연예인 사진을 넣어 선물하는 ‘포토 케이크’를 주문 제작하기도 한다. 케이크 모양이 예쁘면 맛이 별로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주문할 때 안에 들어가는 시트지까지 선택할 수 있기에 걱정할 필요 없다.

    예쁜 케이크를 주문해 친구에게 감동을 줄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진짜 ‘킹받게 하는’ 문구와 케이크를 선물할 수도 있다. 필자도 거의 한 달에 한 번 정도 케이크를 주문하는데, 디자이너 포트폴리오를 확인하는 것처럼 인스타그램에서 케이크 가게 사진들을 꼼꼼히 살펴 주문한다. 맞춤형 주문 제작 케이크는 잘하는 가게일수록 예약이 힘들기에 적어도 일주일 전에는 예약해야 한다. 만약 예약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면 노티드 도넛에서 판매하는 곰돌이 케이크나 누데이크 케이크를 구매하는 것도 방법이다.

    케이크에 꼭 필요한 초는 숫자 초 외에도 스마일 초, 맥주 초 등 케이크와 잘 어울리는 모양으로 나와 있다. 예쁜 사진을 위한 데커레이션 필수템이니 절대 빼먹어선 안 된다. 불을 켜는 순간 초가 확 펴지면서 노래가 나오는 것도 있고, 색깔이 알록달록하게 나오는 오로라 초도 있다. ‘인싸’가 되고 싶다면 케이크 초도 신중하게 골라야 한다.



    #다이소파티용품

    배우 한소희가 착용해 인기를 끈 다이소 보석 세트. [한소희 인스타그램]

    배우 한소희가 착용해 인기를 끈 다이소 보석 세트. [한소희 인스타그램]

    케이크를 정했다면 이제 파티 용품을 준비하기 위해 다이소를 털어야 하는데, 여기서는 파티 공간을 꾸미는 소품 외에도 다양한 선물을 살 수 있다. 일단 풍선은 필수. ‘HAPPY BIRTHDAY’ 문구 풍선을 사거나, 영어 글씨가 다 없다면 순발력을 발휘해 ‘LOVE’라도 구매하라고 권하고 싶다. 공간을 빌렸다면 벽에 직접 풍선을 붙이기 어렵거나 벽이 예쁘지 않을 상황에 대비해 다이소표 파티커튼도 꼭 구매해야 한다.

    포토존 꾸미기용 물건을 고른 다음 생일 당사자를 꾸밀 아이템도 골라보자. 식상한 고깔모자보다 머리 위에 초가 잔뜩 달린 생일 모자를 선택하거나 어린이 장난감으로 나온 티아라를 구매하는 것도 좋다. 최근 다이소에서 핫한 건 배우 한소희가 착용한 보석 세트였는데, 한소희의 착용샷이 올라온 이후 온 동네 다이소에서 완판돼 구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파티를 즐기다 보면 벽에 붙어 있는 풍선 글씨의 바람이 빠지거나 추락할 수도 있으니 일단 사진부터 찍고 본격적인 파티를 시작하자.

    #인스타업로드

    12시 땡 하는 순간 축하할 예정이라면 가장 중요한 것은 노래 선곡이다. 정각에 생일빵을 때리는 대신, 11시 58분쯤부터 노래를 세팅하고 어떤 노래를 부를지 골라야 한다. 필자가 추천하는 노래는 앤마리의 ‘Birthday’, 전소미의 ‘BIRTHDAY’, 조이의 ‘Happy Birthday To You’ 정도다. 12시 정각에 바로 틀어야 하기에 미리 꼭 세팅해야 한다는 것을 절대 잊지 말자.

    이제 이 순간을 찍어서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업로드한다. 인스타그램 필터를 활용하면 더 힙하게 업로드할 수 있다. 인스타그램 스토리 아래 카메라 촬영 버튼이 있는데 이 버튼을 오른쪽으로 쭉 넘겨 효과 둘러보기를 보고 다양한 효과를 적용할 수 있다. 반짝 하트, 스티커, 에어드롭 등 다양한 필터 중 마음에 드는 걸 활용해 사진을 찍자. 사진 실력이 조금 모자라도 필터를 활용하면 예쁜 파티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돌잔치만큼이나 생일잔치 준비에 진심인 Z세대. [GETTYIMAGES]

    돌잔치만큼이나 생일잔치 준비에 진심인 Z세대. [GETTYIMAGES]

    #나혼자생일파티

    친구들과 즐기는 생일 파티가 끝났다면 혼자만의 생일 파티도 즐길 차례. Z세대는 기록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렇기에 브이로그와 사진을 많이 찍어 간직한다. 나의 21세, 나의 22세 등 한 살씩 먹을 때마다 사진으로 자기 모습을 남기려고 프로필 사진을 찍기도 한다. 프로필 사진은 ‘시현하다’ ‘산호맨숀’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유명한 사진 스튜디오를 예약해 찍는다. 보통 한 달 전 예약은 기본이고, 예약하는 날이 따로 정해져 있어서 내게 주는 생일 선물로 기획하고 있다면 최소 한 달 전에는 일정을 짜야 한다.

    프로필 사진이 부담스럽다면 ‘포토매틱’ ‘포토이즘’ ‘인생네컷’ 등에서 혼자 사진을 찍어 간직하기도 한다. 길을 가다 보면 쉽게 찾을 수 있고 적은 돈으로 두 컷, 네 컷 등 원하는 대로 찍을 수도 있어 최상의 ‘가성비’가 장점이다. 프레임 색이나 방향, 컬러톤까지 고를 수 있으니 마음에 드는 사진을 얻는 게 어렵지 않다. 이렇게 나를 위한 추억까지 간직하는 단계를 마치면 돌잔치보다 준비할 게 많은 Z세대의 생일이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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