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기 만보

배움의 발견 外

  • 입력2020-01-13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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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보에는 책 속에 ‘만 가지 보물(萬寶)’이 있다는 뜻과 ‘한가롭게 슬슬 걷는 것(漫步)’처럼 책을 읽는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배움의 발견
    타라 웨스트오버 지음/ 김희정 옮김/ 열린책들/ 520쪽/ 1만8000원 

    1993년 서른셋에 요절한 미국 배우 리버 피닉스가 떠올랐다. 그의 출세작 ‘허공에의 질주’는 반체제활동을 한 부모 때문에 정규수업을 받지 못한 천재소년에 대한 이야기다. 마지막 영화 ‘아이다호’는 미국의 촌구석 아이다호가 배경이다. 저자는 아이다호에서 신앙 이외의 지식을 적대시하는 모르몬교 집안에서 7남매 중 막내딸로 태어나 열여섯 살까지 정규교육을 못 받고 자랐다. 하지만 독학을 통해 열일곱에 모르몬교계 브리검영대에 들어가고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박사학위까지 받았다. 종교적 편견에 갇혀 살던 소녀가 오로지 배움의 열망을 등불 삼아 낯선 세상을 헤쳐나가며 자아를 찾아가는 이야기가 감동적으로 펼쳐진다. 교육을 입신출세의 수단으로만 여기는 한국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복음서다.

    독서의 즐거움
    수잔 와이즈 바우어 지음/ 이옥진 옮김/ 민음사/ 796쪽/ 3만 원 

    해야 할 일도, 만나야 할 사람도, 챙겨야 할 뉴스도 많은 현대인은 왜 고전을 읽어야 하는가. 미국 윌리엄앤드메리대 영문학 교수를 지낸 저자는 “소란스러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는 고전 읽기를 통해 상대가 진실을 말하고 있는지 알아볼 수 있는 훈련을 받는다”고 말한다. 세계가 직면한 화급한 문제들과 관련해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열쇠가 고전에 있다는 것. 꼭 읽어야 하는 장르별 고전 목록을 제시하는 것은 물론 ‘저녁보다 아침 독서’ ‘여백에 질문 적기’ 등 구체적인 지침도 제시한다. 10년 전 영미권에서 출간돼 고전 독서 길잡이로 널리 알려진 책이다.

    감정대화
    장차오 지음/ 하은지 옮김/ 토마토출판사/ 276쪽/ 1만5000원 

    말은 인류를 외로움에서 벗어나게 했지만, 오히려 인간을 외롭게 만들기도 한다. ‘스킬보다 감정이 먼저’ ‘부드러운 몇 마디 말로도 충분히 빛날 수 있다’는 저자의 짧은 일침이 눈길을 끄는 이유다. 혹시 자기 생각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데 서툰가. 그러한 태도는 불리하다고, 매우 솔직하고 열정적이며 책임감 넘치는 자신의 진짜 모습을 타인에게 내보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러면서도 ‘상대가 집중하는 대상에 집중하라’ ‘약함 속에서 강함을 드러내라’ ‘상대를 진심으로 생각해야만 감동시킬 수 있다’고 조언한다. 좀 더 깊은 커뮤니케이션 레슨에 목마른 이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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