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간동아 로고

  • Magazine dongA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명품의 주인공

속이 보이지 않으니 더 들여다보게 만드네

불투명한 매력의 보석 터콰이즈…인류가 가장 먼저 사용했던 보석 중 하나

  • 민은미 주얼리칼럼니스트 mia.min1230@gmail.com

속이 보이지 않으니 더 들여다보게 만드네

[GettyImages]

[GettyImages]

WGSN이 선정한 2020년 올해의 색 ‘네오 민트’. [유튜브 캡처]

WGSN이 선정한 2020년 올해의 색 ‘네오 민트’. [유튜브 캡처]

‘클래식 블루(Classic Blue)’와 ‘네오 민트(Neo Mint)’. 2020년을 이끌 트렌드 컬러다. 매년 올해의 색을 선정하는 미국 색채연구소 팬톤은 2020년 유행 색상으로 클래식 블루를 선정했다. 네이비보다 가볍고 스카이 블루보다 어두운 클래식 블루는 안정감과 심플함이 특징이다. 세월이 흘러도 유행에 흔들리지 않는 색상이라는 것이 팬톤의 설명이다. 

또 다른 글로벌 트렌드 조사기관인 WGSN은 2020년 대표 컬러로 네오 민트를 선정했다. 2019년에는 땅과 나무, 풀 같은 자연을 상징하는 ‘얼씨(Earthy)’ 컬러가 유행이었다면 2020년에는 그린과 블루 계열의 민트 색상이 유행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WGSN은 미래 지향적인 느낌을 지닌 동시에 자연에서 발생하는 색이기 때문에 네오 민트를 2020년을 대표할 컬러로 선정했다고 전했다. 

WGSN에서 발표한 네오 민트는 ‘새롭다’라는 의미의 ‘Neo’와 ‘하늘색과 연두색의 중간 단계에 있는 컬러’라는 의미의 ‘Mint’가 합해진 말이다. WGSN은 “패션 런웨이는 이미 민트풍의 신선한 컬러가 점령하고 있다”며 “패션, 인테리어 등 다양한 디자인 분야에서 민트 컬러가 이용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이런 흐름에서일까. 얼마 전 방탄소년단의 뷔와 지민, 볼빨간사춘기의 안지영이 민트색 헤어를 선보이는 한편, AOA 설현은 파랑 머리로 변신한 적이 있다. 이런 블루와 민트 색상이 강렬한 이미지로 등장한 영화가 2006년 개봉된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이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네오 민트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벨트를 고르는 장면.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캡처]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벨트를 고르는 장면.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캡처]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는 2003년 출판된 로렌 와이스버거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최고 패션 매거진 ‘런웨이’의 편집장인 미란다(메릴 스트리프 분)와 그의 비서로 일하게 된 대학 졸업생 앤디 삭스(앤 해서웨이 분)가 주인공이다. 



패션에 관심도 없고 무지했던 앤디는 최고 패션 매거진 ‘런웨이’에 기적같이 입사했지만 치열하고 화려한 패션 세계가 낯설기만 하다. 원래의 꿈인 저널리스트가 되기 위해 딱 1년만 버티기로 결심했지만, 악마 같은 보스 미란다와 일하는 것은 정말 지옥 같다. 24시간 울려대는 휴대전화, 남자친구 생일도 챙기지 못할 정도로 계속되는 야근, 심지어 불가능해 보이는 미션까지 고군분투해야 했다. 

입사한 지 며칠 안 된 앤디가 무심코 내뱉은 말에 미란다가 칼날같이 질타하는 모습이 나온다. 콘셉트 회의를 하는 장면에서 드레스와 어울릴 만한 벨트를 고르는 장면에서였다.

미란다 “드레스와 어울릴 만한 벨트가 필요해.” 

직원 “결정하기가 어려워요. 두 색이 너무 달라서.” 

앤디 (웃음) 

미란다 “뭐가 우스워!” 

앤디 “아뇨. 전 그냥…. 두 개의 벨트가 제 눈에는 똑같아 보여서요. 저는 아직 이딴 것에 익숙지 않아요.” 

미란다 “이딴 거? 이게 너와는 상관없는 일이다? 너는 그 파란색 스웨터를 입고, 대단히 지적인 척하는데, 너는 네가 입은 색이 뭔지도 제대로 모르고 있어. 이 색은 그냥 블루나 ‘터콰이즈(Turquoise·튀르쿠아즈)’가 아니야. 정확히 ‘세룰리안블루(Cerulean Blue)’야. 당연히 모르겠지만 2002년에는 디자이너 오스카 데라렌타와 이브 생로랑이 모두 세룰리안블루를 선택했고, 수많은 디자이너가 세룰리안블루로 컬렉션을 출시해 큰 인기를 끌었어. 그 블루로 인해 수백만 불의 수익과 일자리를 창출했어!” 

앤디 “….” 

이 장면에 나오는 색. 세룰리안블루는 녹색을 띠는 파란색이다. 바로 2020년을 이끌어갈 대표 컬러인 네오 민트 계열의 색상이다. 12월 탄생석인 보석 터콰이즈(터키석)의 색이기도 하다. 대사에 등장하는 터콰이즈는 뭘까.


터콰이즈, 성공과 승리의 상징

터콰이즈는 하늘색부터 녹색으로 보이는 파란색까지 가진 보석으로, 인류가 가장 먼저 사용했던 보석 가운데 하나다. 기원전 5000~6000년 전 이집트 왕들의 흉패에 으레 터콰이즈가 자리하고 있었을 정도니 역사가 오래된 보석이라고 할 수 있다. 

터콰이즈는 터키석이라고도 부르는데, 정작 터키에서는 터키석이 나지 않는다. 러시아, 이란, 미국, 중국,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산출된다. 중국에서는 녹송석(錄松石)이라 부르는데 녹송석은 ‘소나무 잎과 같은 녹색을 띠는 광물’을 뜻한다. 터콰이즈라는 이름은 르네상스 시대가 끝나고 나서 붙여졌다. 터키군을 통해 유럽에 처음 들어와 터키석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터콰이즈는 ‘Pierre turquoise(터키의 보석)’이라는 뜻의 프랑스어다. 

터콰이즈는 여느 보석들과는 달리 겉으로 보면 불투명하다. 그래서 오히려 투명하고 반짝이는 보석들과 어울릴 때 대조적이면서도 이국적인 느낌을 준다. 주얼리나 시계에 세팅하면 시선을 사로잡는 포인트가 되는 보석이기도 하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터콰이즈 주얼리를 소개한다.


반클리프 아펠

1 반클리프 아펠이 제작한 약혼 주얼리를 착용한 그레이스 켈리 전 모나코 왕비(왼쪽)와 레니에 3세.  2 레니에 3세의 결혼을 축하하는 반클리프 아펠의 윈도 디스플레이.  
3 반클리프 아펠이 제작한 그레이스 켈리를 위한 약혼 주얼리. [반클리프 아펠 아카이브]

1 반클리프 아펠이 제작한 약혼 주얼리를 착용한 그레이스 켈리 전 모나코 왕비(왼쪽)와 레니에 3세. 2 레니에 3세의 결혼을 축하하는 반클리프 아펠의 윈도 디스플레이. 3 반클리프 아펠이 제작한 그레이스 켈리를 위한 약혼 주얼리. [반클리프 아펠 아카이브]

알프레드 반 클리프와 샤를 아펠, 줄리앙 아펠이 1906년 공동 설립한 프랑스의 보석 브랜드가 ‘반클리프 아펠’이다. 1895년 보석공의 아들이던 알프레드 반 클리프와 보석 딜러의 딸이던 에스텔 아펠이 결혼했는데, 두 가문의 성을 따 설립한 브랜드다. 

결혼으로 반클리프 아펠의 역사가 시작됐으니 사랑으로 시작된 회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06년 이래로 ‘사랑’이 주얼리를 만드는 영감의 원천이 됐다. 여기에 자연과 문화, 판타지를 결합해 다양한 보석과 시계, 향수를 선보이고 있다. 


알함브라 컬렉션. [반클리프 아펠 홈페이지]

알함브라 컬렉션. [반클리프 아펠 홈페이지]

브랜드를 대표하는 컬렉션이라 할 수 있는 것이 ‘알함브라 컬렉션’이다. ‘알함브라(알람브라)’는 1354년 스페인 남쪽 그라나다 지역의 무어 왕조가 세운 궁전과 요새, 모스크의 복합적인 건물군이다. 알람브라 궁전은 비잔틴 양식이 반영돼 전면이 네잎 클로버 문양으로 장식됐는데, 반클리프 아펠은 여기에서 영감을 받아 1968년 ‘알함브라 컬렉션’을 디자인했다. 

네 개의 동그란 꽃잎을 모티프로 하고 있으며 각각의 꽃잎은 건강, 부, 진실한 사랑, 행운을 상징한다. 알함브라 컬렉션은 출시되자마자 심플하고 모던한 디자인으로 브랜드의 베스트셀러 제품이 됐다. 초기의 알함브라 컬렉션은 옐로골드 펜던트가 이어진 긴 목걸이 형태로 선보였으나 출시 이듬해부터는 다양한 컬러의 보석을 사용했다. 터콰이즈도 그중 하나다. 현재까지 다양한 디자인의 알함브라 컬렉션을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다.


루도 브레이슬릿

루도 브레이슬릿 사샤 기트리, 1934년(왼쪽). 루도 헥사곤 브레이슬릿, 1939년. [반클리프 아펠 홈페이지]

루도 브레이슬릿 사샤 기트리, 1934년(왼쪽). 루도 헥사곤 브레이슬릿, 1939년. [반클리프 아펠 홈페이지]

‘루도 브레이슬릿’은 1930년대 반클리프 아펠의 아이콘이다. 여성의 손목 라인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1934년 제작된 ‘사샤 기트리’ 모델(‘루도 브레이슬릿’의 일종)은 반클리프 아펠 가문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브레이슬릿의 이름은 친구들이 ‘루도’라고 부르던 루이 아펠의 애칭에서 따온 것이다. 

대표작인 ‘루도 헥사곤(육각형) 브레이슬릿’이 반클리프 아펠 컬렉션에 첫선을 보인 것은 1935년이었다. 같은 해 디자인돼 나오자마자 성공을 거뒀다. 1950년 무렵까지 계속 제작했을 정도다. ‘루도 헥사곤’ 디자인은 주로 브레이슬릿과 시계에 적용됐다. 작은 육각형이 여러 개 모여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리본 모양을 이루고 있으며, 대개는 옐로골드가 사용되지만 플래티늄 소재로 제작한 경우도 있었다. 

루도 브레이슬릿의 옐로골드 소재에는 라피스 라줄리(청금석), 다이아몬드, 사파이어, 그리고 터콰이즈를 세팅했다. 루도 브레이슬릿은 고급 의상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으로, 벨트를 연상케 하는 형태에 그물망 같은 메시 디테일, 버클과 유사한 잠금장치를 갖추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모델은 수년에 걸쳐 오리지널 디자인을 계승했으며 터콰이즈의 아름다움이 극대화된 작품이다.


부통 도르 컬렉션과 뻬를리 컬렉션

부통 도르 컬렉션(왼쪽). 뻬를리 컬렉션. [반클리프 아펠 홈페이지]

부통 도르 컬렉션(왼쪽). 뻬를리 컬렉션. [반클리프 아펠 홈페이지]

부통 도르 컬렉션은 1936년 반클리프 아펠이 처음으로 목걸이와 클립에 선보인 ‘파이에트’(옷에 장식으로 쓰이는 금속 조각이나 유리 조각)의 그래픽한 곡선 라인에서 영감을 받았다. 오늘날 다양한 디자인과 볼륨감, 컬러의 조화를 바탕으로 입체적인 비주얼과 광채를 선보인다. 

뻬를리 컬렉션은 작은 골드 비즈(구슬)로 이뤄졌고, 골드 비즈들은 저마다 소원을 품고 있다. 특히 롱 네클리스는 펜던트 중앙의 링을 빼 터콰이즈와 코럴, 혹은 오닉스 비즈로 장식된 3개의 다른 링 가운데 하나로 교체할 수 있는 독특한 디자인으로 완성했다. 골드 소재와 함께 어우러진 터콰이즈는 투명한 광채를 뿜어내며 독특한 파란색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마음대로 믹스매치할 수 있는 화이트 골드와 핑크 골드 주얼리를 통해 기발하고 세련된 미를 발산하는 뻬를리 컬렉션은 가볍고 재미도 있다. 반클리프 아펠의 유산을 고스란히 반영한 이 대담한 컬러의 조합을 완성하는 데 터콰이즈는 없어서는 안 될 역할을 한다. 반클리프 아펠의 터콰이즈 주얼리는 반클리프 아펠 홈페이지와 전국 백화점, 면세점에 입점된 부티크에서 만날 수 있다. 

2020년을 대표하는 네오 민트 계열의 색을 지닌 보석 터콰이즈. 터콰이즈가 상징하는 의미는 더욱 빛난다. 터콰이즈는 성공과 승리를 의미하는 보석이다. 2020년 단 한 가지의 보석을 선택해야 한다면 그 답은 터콰이즈다.






주간동아 2020.01.03 1221호 (p54~57)

민은미 주얼리칼럼니스트 mia.min1230@gmail.com
1241

제 1241호

2020.05.29

정대협 박물관 개관 당시 5억 원 행방 묘연, 윤미향은 그 무렵 아파트 현찰 매입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