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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아의 시네똑똑

영화 테크놀로지의 또 다른 진화를 만나다

이안 감독의 ‘제미니 맨’

영화 테크놀로지의 또 다른 진화를 만나다

[사진 제공 · 롯데엔터테인먼트]

[사진 제공 · 롯데엔터테인먼트]

50대인 윌 스미스가 20대 윌 스미스를 만난다? 그런 일이 현대 영화 테크놀로지로 가능하다. ‘알라딘’으로 다시 한 번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윌 스미스를 ‘맨 인 블랙’(1997) 시절 풋풋하고 명랑하던 모습으로 기억한다면 이 영화에 대한 기대가 남다를 것이다. 윌 스미스가 1인 2역을 맡고 젊은 날을 디지털 기술로 복원해 동일한 사람들을 동시에 대면케 한다. 

SF 영화에서는 정상적인 시간 궤도를 벗어나 다른 시간대에 갔다 현재로 돌아왔을 때 자기 자신을 대면하는 순간이 종종 등장하곤 했다. ‘백 투 더 퓨처’(1985)의 주인공도 단 몇 분의 시간 차 때문에 과거에서 현재로 돌아와 자신을 목격한다. 그러나 ‘제미니 맨’은 이러한 신비로운 일을 전면에 로그라인으로 내세우는 영화다. 

최강 사격수인 요원 헨리(윌 스미스 분)는 자신과 완벽하게 닮은 의문의 젊은 요원에게 맹렬한 추격을 당한다. 한편 헨리의 신참 동료 대니(메리 엘리자베스 윈스티드 분)와 오랜 동료 배런(베네딕트 웡 분)은 이상한 낌새를 느끼고 그 요원의 정체를 파헤치기 시작한다. 의문의 요원은 최강이던 헨리가 나이 들어가고, 일에 대한 회의로 마음이 흔들릴 것에 대비해 만들어진 복제인간이다. 헨리의 DNA를 추출해 탄생한 ‘제미니 프로젝트’의 결과물인 젊은 요원을 만나자 헨리는 그가 자신의 전성기와 완벽하게 닮았다는 점 때문에 충격에 빠진다. 


[사진 제공 · 롯데엔터테인먼트]

[사진 제공 · 롯데엔터테인먼트]

고예산 액션영화답게 주인공이 위기에 빠지고 능력을 총동원해 사건을 해결하는 단순한 플롯이다. 그러나 감독이 이안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와호장룡’과 ‘브로크백 마운틴’으로 할리우드에 안착한 이 대만 출신의 감독은 ‘색, 계’ 이후 3D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를 내놓으면서 새로운 영상 실험에 도전하고 있다. 테크놀로지가 인간에 대한 탐구를 얼마나 구체화할 수 있을까. ‘제미니 맨’은 그 실험의 연장선에 놓인 작품이다. 

무엇보다 4K 해상도 네이티브 3D 카메라로 촬영한 3D 플러스 영화다. ‘아바타’와 ‘혹성탈출’에서 훌륭한 시각효과를 선보였던 ‘웨타 디지털’이 완벽에 가까운 디지털 캐릭터 디자인을 선보인다. 다른 혹성에 사는 사람이나 유인원 캐릭터를 넘어 실존하는 인간의 젊은 날을 재현해내는 모험에 도전했다. 많은 관객이 그의 젊은 얼굴, 목소리, 특유의 몸짓에 익숙한 만큼 이를 바탕으로 한 과거 모습의 완벽한 재현이 이 영화의 승부수다. 다시 한 번 영화 테크놀로지의 진화에 감탄하게 하는 영화다. 



액션이 펼쳐지는 한복판에 관객을 데려다놓은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장면에서는 최고의 몰입감과 함께 꽉 죄는 긴장감으로 영화적 재미를 상승시킨다. 영화, 게임, 테마파크 놀이기구의 구분이 없어지는 순간이기도 하다. 주인공이 질주하는 오토바이 뒷좌석에 동승한 것 같은 느낌에 산산이 부서진 유리조각이 코앞에서 날아다니고, 폭발물이 바로 옆에서 터지며, 적의 총구가 내 눈앞에 있는 경험은 촉각으로 지각하는 새로운 시대의 영화 그 자체다. 

늙은 윌 스미스와 젊은 윌 스미스처럼, 동영상 스트리밍 영화로 위기감을 느낀 오래된 미디어 극장이 회춘을 위해 다시 한 번 승부수를 거는 상징적 영화로 다가온다.






주간동아 2019.10.11 1209호 (p75~75)

  • 영화평론가·성결대 교수 yedam9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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